[글로벌24 현장] 영국, 북아일랜드 낙태금지는 악법…반대 시위

입력 2019.03.04 (20:33) 수정 2019.03.0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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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영국 런던 도심에서 벌어졌습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인공적인 임신중절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영국으로 원정 수술까지 받으러 간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런던에서 북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가 주도한 이 시위엔 배우와 정치인 등도 참가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여행용 가방을 이끌고 행렬을 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은 28명인데요.

모두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은 임신 중절을 위해 원정 수술을 받으러 가는 것,

또 28명 역시 이 원정 수술을 받으러 북아일랜드에서 영국을 찾는 여성의 하루 평균 숫자에 해당됩니다.

[시오반 멕지니/배우 : "인구의 65% 이상이 이 법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구시대적인 법입니다."]

시위대는 영국령에서 유일하게 북아일랜드만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영국 정부가 나서서 법 개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탄원서도 냈습니다.

[앵커]

한 달이면 무려 8백 명이 넘는 여성들이 북아일랜드를 벗어나 임신중절을 한다는 건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이 문제는 아일랜드 상황과 맥락이 닿아 있는데요,

지난해 아일랜드에서는 임신 중절이 국민투표를 통해 허용됐습니다.

아일랜드는 2015년도엔 동성 결혼이 국민투표에서 합법화됐고요.

지난해 5월에는 임신중절 금지를 규정한 헌법 조항을 폐지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서 임신 중절도 허용됐습니다.

하지만 같은 섬 북쪽에 위치한 북아일랜드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국가에서도 성폭행이나 기형아 출산 가능성 등이 있을 경우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데, 북아일랜드에선 허용하지 않고 있고요,

임산부의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법을 어길 경우 최고 종신형에 처해집니다.

[카렌 브래들리/북아일랜드 장관/2018. 5. 26 당시 국민투표 후 : "영국 전역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다시 활기를 띠게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우리는 신중한 검토 없이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영국이나 아일랜드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기자]

보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정치 상황과도 연관이 돼 있습니다.

현재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과 영국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이 민주연합당은 강경한 개신교파로 구성돼서 임신중절이나 동성결혼 등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이미 50여년 전부터 낙태를 합법화했지만, 메이 총리의 입장에선 연정때문에 북아일랜드 국민투표에는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브렉시트를 놓고도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어서 임신 중절 낙태 문제가 쉽사리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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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영국, 북아일랜드 낙태금지는 악법…반대 시위
    • 입력 2019-03-04 20:38:44
    • 수정2019-03-04 20:43:18
    글로벌24
[앵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영국 런던 도심에서 벌어졌습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인공적인 임신중절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영국으로 원정 수술까지 받으러 간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런던에서 북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가 주도한 이 시위엔 배우와 정치인 등도 참가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여행용 가방을 이끌고 행렬을 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은 28명인데요.

모두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은 임신 중절을 위해 원정 수술을 받으러 가는 것,

또 28명 역시 이 원정 수술을 받으러 북아일랜드에서 영국을 찾는 여성의 하루 평균 숫자에 해당됩니다.

[시오반 멕지니/배우 : "인구의 65% 이상이 이 법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구시대적인 법입니다."]

시위대는 영국령에서 유일하게 북아일랜드만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영국 정부가 나서서 법 개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탄원서도 냈습니다.

[앵커]

한 달이면 무려 8백 명이 넘는 여성들이 북아일랜드를 벗어나 임신중절을 한다는 건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이 문제는 아일랜드 상황과 맥락이 닿아 있는데요,

지난해 아일랜드에서는 임신 중절이 국민투표를 통해 허용됐습니다.

아일랜드는 2015년도엔 동성 결혼이 국민투표에서 합법화됐고요.

지난해 5월에는 임신중절 금지를 규정한 헌법 조항을 폐지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서 임신 중절도 허용됐습니다.

하지만 같은 섬 북쪽에 위치한 북아일랜드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국가에서도 성폭행이나 기형아 출산 가능성 등이 있을 경우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데, 북아일랜드에선 허용하지 않고 있고요,

임산부의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법을 어길 경우 최고 종신형에 처해집니다.

[카렌 브래들리/북아일랜드 장관/2018. 5. 26 당시 국민투표 후 : "영국 전역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다시 활기를 띠게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우리는 신중한 검토 없이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영국이나 아일랜드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기자]

보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정치 상황과도 연관이 돼 있습니다.

현재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과 영국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이 민주연합당은 강경한 개신교파로 구성돼서 임신중절이나 동성결혼 등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이미 50여년 전부터 낙태를 합법화했지만, 메이 총리의 입장에선 연정때문에 북아일랜드 국민투표에는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브렉시트를 놓고도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어서 임신 중절 낙태 문제가 쉽사리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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