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시설물 안전 비상

입력 2003.03.0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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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이 풀리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전국적으로 시설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6만여 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안전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30m 높이의 암벽이 무너지면서 국도를 덮쳤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약해진 지반이 내려앉은 것입니다.
300톤이 넘는 토석에 낙석방지망도 힘없이 뜯겨나갔습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어떤 차든지 간에 토석에 맞으면 견뎌내질 못하죠.
엄청난 흙이 내려왔죠.
⊙기자: 이 국도의 절개면 역시 금방이라도 무너질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지난해 수해로 파손된 낙석방지망과 잘려나간 도로조차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성학(태백시 황연동): 지금 돌아오면서도 산에서 돌이 떨어지고 이러더라고요.
위험성이 많죠.
⊙기자: 야산부근의 주택들도 위험천만입니다.
산비탈에 조성된 마을 곳곳이 이처럼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 붕괴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지반이 침하돼 집이 기울고 콘크리트 바닥도 갈라졌습니다.
이런 위험지대에 사는 주민이 270가구를 넘습니다.
⊙맹남춘(동해시 묵호동): 방에 있으면 뒤에서 뭐가 자꾸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자꾸 나는 거죠.
⊙기자: 이 주택가에는 집 바로 뒤 바위가 점점 갈라지고 돌덩이가 계속 떨어져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이옥자(춘천시 소양로): 비 많이 올 때는 집에서 안 자고 나가서 자잖아요, 친구네 집 가서 자고 그러잖아요.
⊙기자: 서울의 재개발지역은 더욱 위험합니다.
주택을 받쳐주는 수직옹벽은 낡을대로 낡아 쉽게 부서지지만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만 됐을 뿐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조연희(서울 금호동): 접근만 하지 말라고 그러고 대책을 안 세워 준다고. 그러면 여기 사는 사람은 접근을 안 하면 어디로 날아다니나요?
⊙기자: 서울의 한 빌라촌.
속살을 드러낸 뒷산 절개지가 빗물이 스며들어 무너질 위험이 높지만 눈가림식 천막만 둘러쳐 놓았을 뿐입니다.
⊙나경준(한국진단보강 대표이사): 산림복원을 시킨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지반 복원공법을 써 가지고 이 표면세부를 방지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해빙기 산사태는 이미 시작됐지만 소홀한 안전대책으로 인해 전국 곳곳이 대형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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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빙기, 시설물 안전 비상
    • 입력 2003-03-0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날이 풀리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전국적으로 시설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6만여 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안전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30m 높이의 암벽이 무너지면서 국도를 덮쳤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약해진 지반이 내려앉은 것입니다. 300톤이 넘는 토석에 낙석방지망도 힘없이 뜯겨나갔습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어떤 차든지 간에 토석에 맞으면 견뎌내질 못하죠. 엄청난 흙이 내려왔죠. ⊙기자: 이 국도의 절개면 역시 금방이라도 무너질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지난해 수해로 파손된 낙석방지망과 잘려나간 도로조차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성학(태백시 황연동): 지금 돌아오면서도 산에서 돌이 떨어지고 이러더라고요. 위험성이 많죠. ⊙기자: 야산부근의 주택들도 위험천만입니다. 산비탈에 조성된 마을 곳곳이 이처럼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 붕괴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지반이 침하돼 집이 기울고 콘크리트 바닥도 갈라졌습니다. 이런 위험지대에 사는 주민이 270가구를 넘습니다. ⊙맹남춘(동해시 묵호동): 방에 있으면 뒤에서 뭐가 자꾸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자꾸 나는 거죠. ⊙기자: 이 주택가에는 집 바로 뒤 바위가 점점 갈라지고 돌덩이가 계속 떨어져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이옥자(춘천시 소양로): 비 많이 올 때는 집에서 안 자고 나가서 자잖아요, 친구네 집 가서 자고 그러잖아요. ⊙기자: 서울의 재개발지역은 더욱 위험합니다. 주택을 받쳐주는 수직옹벽은 낡을대로 낡아 쉽게 부서지지만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만 됐을 뿐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조연희(서울 금호동): 접근만 하지 말라고 그러고 대책을 안 세워 준다고. 그러면 여기 사는 사람은 접근을 안 하면 어디로 날아다니나요? ⊙기자: 서울의 한 빌라촌. 속살을 드러낸 뒷산 절개지가 빗물이 스며들어 무너질 위험이 높지만 눈가림식 천막만 둘러쳐 놓았을 뿐입니다. ⊙나경준(한국진단보강 대표이사): 산림복원을 시킨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지반 복원공법을 써 가지고 이 표면세부를 방지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해빙기 산사태는 이미 시작됐지만 소홀한 안전대책으로 인해 전국 곳곳이 대형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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