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까지 주목한 ‘쓰레기 산’…화재와의 전쟁 중
입력 2019.03.07 (12:39)
수정 2019.03.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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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뜩이나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답답한데, 마을 인근 쓰레기 산에서 폐플라스틱 조각과 가루까지 더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곳이 있습니다.
미국 CNN을 통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모습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성주의 한 야산.
나무들 사이로 흰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까맣게 그을린 묘지도 보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 1일, 어제까지 6일째입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쪽으로 연기가 막 길게 퍼지면서 많이 나. 그래서 산에 불이 자꾸 번지는구나. 이런 생각 했지."]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하늘이 거무스레하고 엄청 시커먼 연기가 막 올라가더라고 불꽃도 올라오고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오더라고."]
겨울 건조한 날씨 탓에 발생한 산불이거니 했는데,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곳은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입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저희가 출동했을 때는 폐기물 전체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뒤편 야산으로 화재가 확대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야산으로 번진 불길은 잡았지만 문제는 폐기물 사이사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들, 남은 잔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는 겁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물이 폐기물 내로 침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굴착기를 동원해서 일일이 뒤집어 파헤치면서 방수를 해서 지금 진압을 하고 있으니까 진압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엿새째 타고 있지만, 불길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비닐이나 폐기물 그런 게 타면서 냄새가 지독하게 많이 나니까 밥 먹다가 아줌마들이 숟가락 놔두고 그냥 가버리고…."]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불 덜 꺼져서 소방차가 다니고 하니까 겁나지. 불나면 겁 안 나나. 안 좋지. 냄새가 나고…."]
불도 불이지만, 주민들이 더 당황한 건 쓰레기산 자체입니다.
산비탈을 타고 쓰레기가 마치 산의 일부처럼 쌓여있는데,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한 일 년 전에 내가 올라가 봤었는데 그때는 저런 게 없었다니까. 폐기물이 하여튼 양이 어마어마해 낮에 불났을 때 올라가 보니까 완전히 진짜 산 하나 무더기만 하게 크더라고…."]
폐기물처리 업체가 불법으로 적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쓰레기는 6천 톤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12월 행정조치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김호철/성북 성주군청 환경과 : "조치 명령은 4월 17일까지 내렸는데 그때까지 안 치우면 그거에 따라 또다시 처벌이 나가죠."]
뉴스에서나 봤던 쓰레기산이 우리 마을에...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공기가 아무래도 나쁘겠지. 그런 걱정이지 뭐. 치우면 좋지만 나이 든 사람들 데리고 해봐야 그게 되겠나."]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농사짓는 사람은 아무래도 피해가 있지요. 산에 그 불 끈다고 소방서가 갖다 뿌린 그 물이 아무래도 도랑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겠어요."]
현재, 군청 측은 둑을 쌓아 소방용수가 강으로 유입되는걸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의성군 쓰레기 산.
지난해 12월 발생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건 지난달 3일.
하지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환/경북 의성소방서장 : "폐기물 종류가 이제 합성수지하고 타이어, 폐유 등이 있는데 여기에 주위에 공기도 있고 그게 열이 발생하는데 열이 축적되다 보면 자연발화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며 불길에 대비하는 상황,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라 그러는데 우리는 냄새 때문에 사람이 죽겠어. 냄새 때문에. 병원 가니까 사진 찍은 거 보니까 목 안에 후두염이 목 전체가 벌겋게 나왔더라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몸에 병 다 들었지 싶어."]
[박귀분/마을 주민 : "빨래도 밖에 널어놓지도 못하고 밖에 널어두면 털어서 옷을 입으려고 하면 몸이 간지러워서 못 살고…."]
이곳의 폐기물 양은 17만톤 정도로 국내 최대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 : "플라스틱과 건축 폐기물들이 타는 냄새가 아주 불쾌합니다."]
최근에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한눈에 받았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CNN에서는 미국까지도 (뉴스가) 다 났다고……. 남사스럽지. 안 그래요? 남사스럽잖아. 한국이 이렇게 추잡하고 더럽다고 하는 거를 이런 난데없는 쓰레기 매립장 때문에…."]
군청 측은 올해 2만 톤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처리할 계획인데요,
이같은 불법 폐기물은 전국 230여 곳에 120만 톤 정도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 최근에 필리핀으로 갔다 되돌아와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불안정한 폐기물 처리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하니까 폐기물 처리 단가가 급등하고 그러다 보니까 폐기물을 빨리 싸게 처리하겠다는 불법 수출업체나 불법 처리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배출자들이 그쪽으로 이제 폐기물을 맡기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생산량도 많아, 국내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1년에 132kg,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등 각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이후 우리나라의 불법 폐기물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버릴 곳이 없다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뜩이나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답답한데, 마을 인근 쓰레기 산에서 폐플라스틱 조각과 가루까지 더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곳이 있습니다.
미국 CNN을 통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모습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성주의 한 야산.
나무들 사이로 흰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까맣게 그을린 묘지도 보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 1일, 어제까지 6일째입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쪽으로 연기가 막 길게 퍼지면서 많이 나. 그래서 산에 불이 자꾸 번지는구나. 이런 생각 했지."]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하늘이 거무스레하고 엄청 시커먼 연기가 막 올라가더라고 불꽃도 올라오고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오더라고."]
겨울 건조한 날씨 탓에 발생한 산불이거니 했는데,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곳은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입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저희가 출동했을 때는 폐기물 전체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뒤편 야산으로 화재가 확대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야산으로 번진 불길은 잡았지만 문제는 폐기물 사이사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들, 남은 잔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는 겁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물이 폐기물 내로 침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굴착기를 동원해서 일일이 뒤집어 파헤치면서 방수를 해서 지금 진압을 하고 있으니까 진압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엿새째 타고 있지만, 불길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비닐이나 폐기물 그런 게 타면서 냄새가 지독하게 많이 나니까 밥 먹다가 아줌마들이 숟가락 놔두고 그냥 가버리고…."]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불 덜 꺼져서 소방차가 다니고 하니까 겁나지. 불나면 겁 안 나나. 안 좋지. 냄새가 나고…."]
불도 불이지만, 주민들이 더 당황한 건 쓰레기산 자체입니다.
산비탈을 타고 쓰레기가 마치 산의 일부처럼 쌓여있는데,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한 일 년 전에 내가 올라가 봤었는데 그때는 저런 게 없었다니까. 폐기물이 하여튼 양이 어마어마해 낮에 불났을 때 올라가 보니까 완전히 진짜 산 하나 무더기만 하게 크더라고…."]
폐기물처리 업체가 불법으로 적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쓰레기는 6천 톤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12월 행정조치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김호철/성북 성주군청 환경과 : "조치 명령은 4월 17일까지 내렸는데 그때까지 안 치우면 그거에 따라 또다시 처벌이 나가죠."]
뉴스에서나 봤던 쓰레기산이 우리 마을에...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공기가 아무래도 나쁘겠지. 그런 걱정이지 뭐. 치우면 좋지만 나이 든 사람들 데리고 해봐야 그게 되겠나."]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농사짓는 사람은 아무래도 피해가 있지요. 산에 그 불 끈다고 소방서가 갖다 뿌린 그 물이 아무래도 도랑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겠어요."]
현재, 군청 측은 둑을 쌓아 소방용수가 강으로 유입되는걸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의성군 쓰레기 산.
지난해 12월 발생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건 지난달 3일.
하지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환/경북 의성소방서장 : "폐기물 종류가 이제 합성수지하고 타이어, 폐유 등이 있는데 여기에 주위에 공기도 있고 그게 열이 발생하는데 열이 축적되다 보면 자연발화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며 불길에 대비하는 상황,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라 그러는데 우리는 냄새 때문에 사람이 죽겠어. 냄새 때문에. 병원 가니까 사진 찍은 거 보니까 목 안에 후두염이 목 전체가 벌겋게 나왔더라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몸에 병 다 들었지 싶어."]
[박귀분/마을 주민 : "빨래도 밖에 널어놓지도 못하고 밖에 널어두면 털어서 옷을 입으려고 하면 몸이 간지러워서 못 살고…."]
이곳의 폐기물 양은 17만톤 정도로 국내 최대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 : "플라스틱과 건축 폐기물들이 타는 냄새가 아주 불쾌합니다."]
최근에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한눈에 받았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CNN에서는 미국까지도 (뉴스가) 다 났다고……. 남사스럽지. 안 그래요? 남사스럽잖아. 한국이 이렇게 추잡하고 더럽다고 하는 거를 이런 난데없는 쓰레기 매립장 때문에…."]
군청 측은 올해 2만 톤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처리할 계획인데요,
이같은 불법 폐기물은 전국 230여 곳에 120만 톤 정도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 최근에 필리핀으로 갔다 되돌아와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불안정한 폐기물 처리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하니까 폐기물 처리 단가가 급등하고 그러다 보니까 폐기물을 빨리 싸게 처리하겠다는 불법 수출업체나 불법 처리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배출자들이 그쪽으로 이제 폐기물을 맡기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생산량도 많아, 국내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1년에 132kg,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등 각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이후 우리나라의 불법 폐기물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버릴 곳이 없다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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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07 12:45:49
- 수정2019-03-07 13:08:37
[앵커]
가뜩이나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답답한데, 마을 인근 쓰레기 산에서 폐플라스틱 조각과 가루까지 더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곳이 있습니다.
미국 CNN을 통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모습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성주의 한 야산.
나무들 사이로 흰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까맣게 그을린 묘지도 보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 1일, 어제까지 6일째입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쪽으로 연기가 막 길게 퍼지면서 많이 나. 그래서 산에 불이 자꾸 번지는구나. 이런 생각 했지."]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하늘이 거무스레하고 엄청 시커먼 연기가 막 올라가더라고 불꽃도 올라오고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오더라고."]
겨울 건조한 날씨 탓에 발생한 산불이거니 했는데,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곳은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입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저희가 출동했을 때는 폐기물 전체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뒤편 야산으로 화재가 확대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야산으로 번진 불길은 잡았지만 문제는 폐기물 사이사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들, 남은 잔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는 겁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물이 폐기물 내로 침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굴착기를 동원해서 일일이 뒤집어 파헤치면서 방수를 해서 지금 진압을 하고 있으니까 진압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엿새째 타고 있지만, 불길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비닐이나 폐기물 그런 게 타면서 냄새가 지독하게 많이 나니까 밥 먹다가 아줌마들이 숟가락 놔두고 그냥 가버리고…."]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불 덜 꺼져서 소방차가 다니고 하니까 겁나지. 불나면 겁 안 나나. 안 좋지. 냄새가 나고…."]
불도 불이지만, 주민들이 더 당황한 건 쓰레기산 자체입니다.
산비탈을 타고 쓰레기가 마치 산의 일부처럼 쌓여있는데,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한 일 년 전에 내가 올라가 봤었는데 그때는 저런 게 없었다니까. 폐기물이 하여튼 양이 어마어마해 낮에 불났을 때 올라가 보니까 완전히 진짜 산 하나 무더기만 하게 크더라고…."]
폐기물처리 업체가 불법으로 적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쓰레기는 6천 톤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12월 행정조치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김호철/성북 성주군청 환경과 : "조치 명령은 4월 17일까지 내렸는데 그때까지 안 치우면 그거에 따라 또다시 처벌이 나가죠."]
뉴스에서나 봤던 쓰레기산이 우리 마을에...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공기가 아무래도 나쁘겠지. 그런 걱정이지 뭐. 치우면 좋지만 나이 든 사람들 데리고 해봐야 그게 되겠나."]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농사짓는 사람은 아무래도 피해가 있지요. 산에 그 불 끈다고 소방서가 갖다 뿌린 그 물이 아무래도 도랑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겠어요."]
현재, 군청 측은 둑을 쌓아 소방용수가 강으로 유입되는걸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의성군 쓰레기 산.
지난해 12월 발생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건 지난달 3일.
하지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환/경북 의성소방서장 : "폐기물 종류가 이제 합성수지하고 타이어, 폐유 등이 있는데 여기에 주위에 공기도 있고 그게 열이 발생하는데 열이 축적되다 보면 자연발화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며 불길에 대비하는 상황,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라 그러는데 우리는 냄새 때문에 사람이 죽겠어. 냄새 때문에. 병원 가니까 사진 찍은 거 보니까 목 안에 후두염이 목 전체가 벌겋게 나왔더라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몸에 병 다 들었지 싶어."]
[박귀분/마을 주민 : "빨래도 밖에 널어놓지도 못하고 밖에 널어두면 털어서 옷을 입으려고 하면 몸이 간지러워서 못 살고…."]
이곳의 폐기물 양은 17만톤 정도로 국내 최대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 : "플라스틱과 건축 폐기물들이 타는 냄새가 아주 불쾌합니다."]
최근에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한눈에 받았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CNN에서는 미국까지도 (뉴스가) 다 났다고……. 남사스럽지. 안 그래요? 남사스럽잖아. 한국이 이렇게 추잡하고 더럽다고 하는 거를 이런 난데없는 쓰레기 매립장 때문에…."]
군청 측은 올해 2만 톤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처리할 계획인데요,
이같은 불법 폐기물은 전국 230여 곳에 120만 톤 정도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 최근에 필리핀으로 갔다 되돌아와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불안정한 폐기물 처리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하니까 폐기물 처리 단가가 급등하고 그러다 보니까 폐기물을 빨리 싸게 처리하겠다는 불법 수출업체나 불법 처리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배출자들이 그쪽으로 이제 폐기물을 맡기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생산량도 많아, 국내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1년에 132kg,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등 각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이후 우리나라의 불법 폐기물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버릴 곳이 없다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뜩이나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답답한데, 마을 인근 쓰레기 산에서 폐플라스틱 조각과 가루까지 더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곳이 있습니다.
미국 CNN을 통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모습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성주의 한 야산.
나무들 사이로 흰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까맣게 그을린 묘지도 보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 1일, 어제까지 6일째입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쪽으로 연기가 막 길게 퍼지면서 많이 나. 그래서 산에 불이 자꾸 번지는구나. 이런 생각 했지."]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하늘이 거무스레하고 엄청 시커먼 연기가 막 올라가더라고 불꽃도 올라오고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오더라고."]
겨울 건조한 날씨 탓에 발생한 산불이거니 했는데,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곳은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입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저희가 출동했을 때는 폐기물 전체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뒤편 야산으로 화재가 확대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야산으로 번진 불길은 잡았지만 문제는 폐기물 사이사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들, 남은 잔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는 겁니다.
[정석만/경북 성주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물이 폐기물 내로 침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굴착기를 동원해서 일일이 뒤집어 파헤치면서 방수를 해서 지금 진압을 하고 있으니까 진압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엿새째 타고 있지만, 불길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비닐이나 폐기물 그런 게 타면서 냄새가 지독하게 많이 나니까 밥 먹다가 아줌마들이 숟가락 놔두고 그냥 가버리고…."]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불 덜 꺼져서 소방차가 다니고 하니까 겁나지. 불나면 겁 안 나나. 안 좋지. 냄새가 나고…."]
불도 불이지만, 주민들이 더 당황한 건 쓰레기산 자체입니다.
산비탈을 타고 쓰레기가 마치 산의 일부처럼 쌓여있는데,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한 일 년 전에 내가 올라가 봤었는데 그때는 저런 게 없었다니까. 폐기물이 하여튼 양이 어마어마해 낮에 불났을 때 올라가 보니까 완전히 진짜 산 하나 무더기만 하게 크더라고…."]
폐기물처리 업체가 불법으로 적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쓰레기는 6천 톤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12월 행정조치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김호철/성북 성주군청 환경과 : "조치 명령은 4월 17일까지 내렸는데 그때까지 안 치우면 그거에 따라 또다시 처벌이 나가죠."]
뉴스에서나 봤던 쓰레기산이 우리 마을에...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공기가 아무래도 나쁘겠지. 그런 걱정이지 뭐. 치우면 좋지만 나이 든 사람들 데리고 해봐야 그게 되겠나."]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농사짓는 사람은 아무래도 피해가 있지요. 산에 그 불 끈다고 소방서가 갖다 뿌린 그 물이 아무래도 도랑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겠어요."]
현재, 군청 측은 둑을 쌓아 소방용수가 강으로 유입되는걸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의성군 쓰레기 산.
지난해 12월 발생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건 지난달 3일.
하지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환/경북 의성소방서장 : "폐기물 종류가 이제 합성수지하고 타이어, 폐유 등이 있는데 여기에 주위에 공기도 있고 그게 열이 발생하는데 열이 축적되다 보면 자연발화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며 불길에 대비하는 상황,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라 그러는데 우리는 냄새 때문에 사람이 죽겠어. 냄새 때문에. 병원 가니까 사진 찍은 거 보니까 목 안에 후두염이 목 전체가 벌겋게 나왔더라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몸에 병 다 들었지 싶어."]
[박귀분/마을 주민 : "빨래도 밖에 널어놓지도 못하고 밖에 널어두면 털어서 옷을 입으려고 하면 몸이 간지러워서 못 살고…."]
이곳의 폐기물 양은 17만톤 정도로 국내 최대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폴라 핸콕스/CNN 특파원 : "플라스틱과 건축 폐기물들이 타는 냄새가 아주 불쾌합니다."]
최근에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한눈에 받았습니다.
[황이순/마을 주민 : "CNN에서는 미국까지도 (뉴스가) 다 났다고……. 남사스럽지. 안 그래요? 남사스럽잖아. 한국이 이렇게 추잡하고 더럽다고 하는 거를 이런 난데없는 쓰레기 매립장 때문에…."]
군청 측은 올해 2만 톤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처리할 계획인데요,
이같은 불법 폐기물은 전국 230여 곳에 120만 톤 정도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 최근에 필리핀으로 갔다 되돌아와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불안정한 폐기물 처리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하니까 폐기물 처리 단가가 급등하고 그러다 보니까 폐기물을 빨리 싸게 처리하겠다는 불법 수출업체나 불법 처리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배출자들이 그쪽으로 이제 폐기물을 맡기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생산량도 많아, 국내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1년에 132kg,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등 각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이후 우리나라의 불법 폐기물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버릴 곳이 없다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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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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