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문 닫는 매장 속출…‘소매업 종말’ 오나?

입력 2019.03.13 (18:06) 수정 2019.03.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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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제가 준비한 오늘의 키워드는 바로 '소매업의 종말'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백화점, 의류, 자동차 등 업종을 불문하고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놓은 한 줄 평가입니다.

그런데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국 등 유럽에서도 문을 닫는 상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데이비드 보위, 엘튼 존 등 유명 가수들이 앨범을 내면 꼭 찾았던 영국의 한 대형 음반 매장입니다.

1921년에 설립돼 백 년 가까이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난해 연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더는 DVD나 CD를 찾지 않아서입니다.

[영국 시민 : "저는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를 이용해요."]

[영국 시민 : "안 사요. 전부 내려받아요."]

런던에서는 이처럼 폐업 안내문을 붙였거나 텅 빈 매장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 문을 닫은 매장 수가 얼마나 되는 건가요?

[답변]

BBC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런던 최대 쇼핑 거리에서 2천7백 개가 넘는 상점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요,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한 도시는 최근 5년 동안 폐업률이 23.4%입니다.

기존 상점 4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휴양지인 이스트본과 블랙풀도 5분의 1 넘게 매장 수가 줄었습니다.

가장 타격을 입은 부문은 역시 외식업체입니다.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점은 천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지점 12곳을 폐쇄했고, 영국에서만 4백 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한 피자 체인점은 도산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총부채가 1조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맞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를 보면 지난해에만 8만 5천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앵커]

소매업 부문에서만이요?

[답변]

그렇습니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도 올 초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육류와 생선, 조제 식품 판매대를 없앨 계획인데 최대 만 5천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트 앤커틸/소매 분석가 : "이건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중대 사안입니다. 최대 고용주이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소매업계는 앞으로 10년 안에 9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앞서 미국에서도 매장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는 얘기를 잠깐 했는데, 영국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지난해 미국에서 폐업한 소매업체가 약 5천4백여 개인데요,

최근 두 달 동안 폐업했거나, 혹은 폐업하겠다고 밝힌 매장이 4천800곳에 이릅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150여 개 매장을 이미 폐점한 데 이어, 최근 70여 개의 매장도 추가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 유명 신발 유통업체는 2천 5백여 개, 한 아동복 업체는 올해 8백 개 점포의 폐쇄 계획을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예상됐던 일입니다."]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미국 상권 중심인 뉴욕 맨해튼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상가 공실률이 2년 새 두 배 이상 치솟은 20%를 넘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소매업 관련 일자리도 크게 줄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 고용 지표를 보면, 지난달에만 일자리 5천백여 개가 감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 한 해 동안 4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무디스의 평가대로 '소매업의 종말'이 왔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전 세계 각국에서 이처럼 소매업 붕괴가 가속하는 원인,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마존을 필두로 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진 데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터넷 거래가 영국 소매 지출의 2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재스퍼 라울러/시장 분석가 : "소매업 부문의 매출 실적은 계속 떨어질 거고,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임대료와 원재료비, 그리고 인건비 상승도 원인 중 하나고요.

일각에서는 소매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영국 시민 : "바뀌고 있어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가게들도 너무 많고 카페도 너무 많아요."]

[앵커]

소매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온라인 유통 흐름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뭔가 남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답변]

영국 런던에서는 불황을 극복하려는 매장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포도밭이 없는 런던 도심 한복판에서 질 좋은 포도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요?

["드라이한 맛이 나고 포도와 자두 계열의 과일 향이 느껴져요."]

이곳에선 유럽 각지에서 포도를 수입해 직접 포도주를 만드는데요,

런던 내 미슐랭 식당 70여 곳에 납품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틸리아 로버슨/포도주 업체 이사 :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포도주를 소량으로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매년 한정 소량생산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물량이 모두 소진됩니다."]

영국 정부는 소매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고 1조 3천억 원가량의 투자 지원도 약속했죠.

하지만 '노 딜'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 소매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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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문 닫는 매장 속출…‘소매업 종말’ 오나?
    • 입력 2019-03-13 18:13:02
    • 수정2019-03-13 18:17:52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제가 준비한 오늘의 키워드는 바로 '소매업의 종말'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백화점, 의류, 자동차 등 업종을 불문하고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놓은 한 줄 평가입니다.

그런데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국 등 유럽에서도 문을 닫는 상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데이비드 보위, 엘튼 존 등 유명 가수들이 앨범을 내면 꼭 찾았던 영국의 한 대형 음반 매장입니다.

1921년에 설립돼 백 년 가까이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난해 연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더는 DVD나 CD를 찾지 않아서입니다.

[영국 시민 : "저는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를 이용해요."]

[영국 시민 : "안 사요. 전부 내려받아요."]

런던에서는 이처럼 폐업 안내문을 붙였거나 텅 빈 매장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 문을 닫은 매장 수가 얼마나 되는 건가요?

[답변]

BBC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런던 최대 쇼핑 거리에서 2천7백 개가 넘는 상점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요,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한 도시는 최근 5년 동안 폐업률이 23.4%입니다.

기존 상점 4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휴양지인 이스트본과 블랙풀도 5분의 1 넘게 매장 수가 줄었습니다.

가장 타격을 입은 부문은 역시 외식업체입니다.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점은 천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지점 12곳을 폐쇄했고, 영국에서만 4백 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한 피자 체인점은 도산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총부채가 1조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맞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를 보면 지난해에만 8만 5천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앵커]

소매업 부문에서만이요?

[답변]

그렇습니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도 올 초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육류와 생선, 조제 식품 판매대를 없앨 계획인데 최대 만 5천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트 앤커틸/소매 분석가 : "이건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중대 사안입니다. 최대 고용주이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소매업계는 앞으로 10년 안에 9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앞서 미국에서도 매장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는 얘기를 잠깐 했는데, 영국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지난해 미국에서 폐업한 소매업체가 약 5천4백여 개인데요,

최근 두 달 동안 폐업했거나, 혹은 폐업하겠다고 밝힌 매장이 4천800곳에 이릅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150여 개 매장을 이미 폐점한 데 이어, 최근 70여 개의 매장도 추가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 유명 신발 유통업체는 2천 5백여 개, 한 아동복 업체는 올해 8백 개 점포의 폐쇄 계획을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예상됐던 일입니다."]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미국 상권 중심인 뉴욕 맨해튼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상가 공실률이 2년 새 두 배 이상 치솟은 20%를 넘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소매업 관련 일자리도 크게 줄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 고용 지표를 보면, 지난달에만 일자리 5천백여 개가 감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 한 해 동안 4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무디스의 평가대로 '소매업의 종말'이 왔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전 세계 각국에서 이처럼 소매업 붕괴가 가속하는 원인,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마존을 필두로 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진 데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터넷 거래가 영국 소매 지출의 2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재스퍼 라울러/시장 분석가 : "소매업 부문의 매출 실적은 계속 떨어질 거고,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임대료와 원재료비, 그리고 인건비 상승도 원인 중 하나고요.

일각에서는 소매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영국 시민 : "바뀌고 있어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가게들도 너무 많고 카페도 너무 많아요."]

[앵커]

소매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온라인 유통 흐름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뭔가 남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답변]

영국 런던에서는 불황을 극복하려는 매장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포도밭이 없는 런던 도심 한복판에서 질 좋은 포도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요?

["드라이한 맛이 나고 포도와 자두 계열의 과일 향이 느껴져요."]

이곳에선 유럽 각지에서 포도를 수입해 직접 포도주를 만드는데요,

런던 내 미슐랭 식당 70여 곳에 납품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틸리아 로버슨/포도주 업체 이사 :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포도주를 소량으로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매년 한정 소량생산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물량이 모두 소진됩니다."]

영국 정부는 소매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고 1조 3천억 원가량의 투자 지원도 약속했죠.

하지만 '노 딜'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 소매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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