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의 죽음…‘쉬쉬’하는 사고비용 떠넘기기
입력 2019.03.14 (12:39)
수정 2019.03.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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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2월, 20대 버스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비용 일부를 자비로 해결하다가 심한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게 바로 버스업계에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던 사고 비용 떠넘기기입니다.
보도에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의 버스기사 장모 씨는 지난해 12월, 버스 운행 중 두 번의 사고를 냈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첫번째) 사고 피해자하고 합의도 아직 덜 끝난 상태에서 또 사고가 나서 본사에 불려가야 할 판이었었거든요."]
두 번째 사고를 낸 다음날, 장 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다른) 친구한테 그렇게 문자로 보냈더라고요.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장 씨가 숨진 지 두 달 뒤인 지난 11일 유족들은 버스회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적으로 처리를 하도록 회사 측에서 강요했다 이런 점이에요. 압박이 좀 있었다는 그런 취지로 고소장이 접수됐고."]
고용노동청도 근로 감독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 : "(사고 처리 합의금) 부담이 나이가 어린데 부담이 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사고 처리 비용 일부를 장 씨에게 떠넘겼고, 장 씨는 그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장 씨 아버지/음성변조 : "아들은 그렇게 됐지만 너무 억울함이 많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이렇게 했다는 자체가요. 그래서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피해는 회사 측이 보험으로 처리했지만, 장 씨가 몰고 있던 버스 안 승객들에 대한 합의금은 장 씨의 사비로 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추가 부담에 대한 것은 (장 씨)가 지급했습니다. 실제로 (장 씨) 계좌를 보니까 300만 원 이상을 피해자한테 지급한 내용이 나오더래요."]
335만 원의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270만 원 남짓 월급을 받던 장 씨는 대출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제가 확인해보니까 햇살론이나 은행 대출형으로 알아봤더라고요."]
첫번째 사고 합의금 마련에 정신이 없던 차에 또 사고가 나 힘들어했다는 것이 동료들의 얘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연속 두 번 나기도 했고 사고 처리를 하면서 (장 씨)가 신경을 좀 많이 썼던 것 같아요. 힘들어 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회사 측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사고 처리는 모두 회사에서 보험처리했고 개인적으로 합의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다 보험처리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이야기 하시던데?) 모르죠. 그건. 쉽게 이야기해서 버스는 사고가 나잖아요. 그럼 올라와서 자기가 보고서 쓰면 (회사는) 보고서 쓴 것밖에 몰라요."]
하지만, 해당 버스회사 기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사 개인 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장 씨 친구입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사고가 나면) 처음에 가자마자 고통분담금 얘기하면서 사고 어떻게 처리할 거냐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저도 제 월급에서 가불 받아서 합의하라고 그렇게 했었거든요."]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100이면 80~90%는 다 돈을 지불했고 명세서에 가불로 해서 그것도 법적으로 빠져나가려고 가불로 해서 자기들이 그 돈을 우리 월급에서 떼어 버려요."]
심지어 다른 차가 접촉사고를 일으켜 다쳐도 치료조차 못 받게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회사에서 치료하지 말라고 그래요. 기사들보고. 내가 잘못 아니고 피해자예요.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그러면 가서 물리치료라도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데 못 하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제 저녁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한 마을 버스 기사의 얘깁니다.
승용차 운전자에게 합의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제가 그냥 사비로 성의껏 해드리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회사에도 사실을 숨겨야한다는데요, 왜 일까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보험 적용이 되면 보험 시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 적용을 하면 기사를 그만둬야 해요. 여기 해고되면 정말 저는 밥 굶어야 해요."]
버스 회사 측에서는 보험료율이 올라갈까봐 기사 개인이 자비 처리를 강요하는 관행들이 있다는 것.
[노영희/변호사 : "(보험) 요율이 올라가게 되면서 버스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요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피해를 좀 축소할 수밖에 없고 피해를 축소시키다 보니까 나머지는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 그러면 운전기사들이 직접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고가 많은 기사들은 다른 버스 회사로 이직도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비 처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데 취직도 못해요. 누구나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버스 기사/음성변조 : "다른데 가도 사고 나면 안 받아 주잖아요. 다른데서 안 받아 주니까 여기서 해결을 돈 주고 하려 하지."]
오래전부터 계속 지적돼왔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업계 관행이 됐다고 합니다.
[버스 기사/음성변조 : "2년 전인가 1년 전에도 사고 났을 때 그때도 말이 크게 퍼져 나가고 한동안은 (보험금 부담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 몇 개월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것 같고…."]
[노영희/변호사 : "회사와 운전기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너무 불리하게 체결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구상권 행사라던가 개인에게 처리하라고 하는 조건 같은 것들도 좀 엄격하게 만들어 놓아서 함부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미루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시운행을 위해 차선을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버스기사들.
어찌보면 접촉사고는 예고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버스 기사들에게 사고 비용을 떠넘기는 버스업계의 행태, 기사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대 버스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비용 일부를 자비로 해결하다가 심한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게 바로 버스업계에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던 사고 비용 떠넘기기입니다.
보도에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의 버스기사 장모 씨는 지난해 12월, 버스 운행 중 두 번의 사고를 냈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첫번째) 사고 피해자하고 합의도 아직 덜 끝난 상태에서 또 사고가 나서 본사에 불려가야 할 판이었었거든요."]
두 번째 사고를 낸 다음날, 장 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다른) 친구한테 그렇게 문자로 보냈더라고요.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장 씨가 숨진 지 두 달 뒤인 지난 11일 유족들은 버스회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적으로 처리를 하도록 회사 측에서 강요했다 이런 점이에요. 압박이 좀 있었다는 그런 취지로 고소장이 접수됐고."]
고용노동청도 근로 감독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 : "(사고 처리 합의금) 부담이 나이가 어린데 부담이 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사고 처리 비용 일부를 장 씨에게 떠넘겼고, 장 씨는 그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장 씨 아버지/음성변조 : "아들은 그렇게 됐지만 너무 억울함이 많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이렇게 했다는 자체가요. 그래서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피해는 회사 측이 보험으로 처리했지만, 장 씨가 몰고 있던 버스 안 승객들에 대한 합의금은 장 씨의 사비로 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추가 부담에 대한 것은 (장 씨)가 지급했습니다. 실제로 (장 씨) 계좌를 보니까 300만 원 이상을 피해자한테 지급한 내용이 나오더래요."]
335만 원의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270만 원 남짓 월급을 받던 장 씨는 대출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제가 확인해보니까 햇살론이나 은행 대출형으로 알아봤더라고요."]
첫번째 사고 합의금 마련에 정신이 없던 차에 또 사고가 나 힘들어했다는 것이 동료들의 얘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연속 두 번 나기도 했고 사고 처리를 하면서 (장 씨)가 신경을 좀 많이 썼던 것 같아요. 힘들어 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회사 측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사고 처리는 모두 회사에서 보험처리했고 개인적으로 합의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다 보험처리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이야기 하시던데?) 모르죠. 그건. 쉽게 이야기해서 버스는 사고가 나잖아요. 그럼 올라와서 자기가 보고서 쓰면 (회사는) 보고서 쓴 것밖에 몰라요."]
하지만, 해당 버스회사 기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사 개인 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장 씨 친구입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사고가 나면) 처음에 가자마자 고통분담금 얘기하면서 사고 어떻게 처리할 거냐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저도 제 월급에서 가불 받아서 합의하라고 그렇게 했었거든요."]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100이면 80~90%는 다 돈을 지불했고 명세서에 가불로 해서 그것도 법적으로 빠져나가려고 가불로 해서 자기들이 그 돈을 우리 월급에서 떼어 버려요."]
심지어 다른 차가 접촉사고를 일으켜 다쳐도 치료조차 못 받게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회사에서 치료하지 말라고 그래요. 기사들보고. 내가 잘못 아니고 피해자예요.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그러면 가서 물리치료라도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데 못 하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제 저녁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한 마을 버스 기사의 얘깁니다.
승용차 운전자에게 합의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제가 그냥 사비로 성의껏 해드리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회사에도 사실을 숨겨야한다는데요, 왜 일까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보험 적용이 되면 보험 시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 적용을 하면 기사를 그만둬야 해요. 여기 해고되면 정말 저는 밥 굶어야 해요."]
버스 회사 측에서는 보험료율이 올라갈까봐 기사 개인이 자비 처리를 강요하는 관행들이 있다는 것.
[노영희/변호사 : "(보험) 요율이 올라가게 되면서 버스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요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피해를 좀 축소할 수밖에 없고 피해를 축소시키다 보니까 나머지는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 그러면 운전기사들이 직접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고가 많은 기사들은 다른 버스 회사로 이직도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비 처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데 취직도 못해요. 누구나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버스 기사/음성변조 : "다른데 가도 사고 나면 안 받아 주잖아요. 다른데서 안 받아 주니까 여기서 해결을 돈 주고 하려 하지."]
오래전부터 계속 지적돼왔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업계 관행이 됐다고 합니다.
[버스 기사/음성변조 : "2년 전인가 1년 전에도 사고 났을 때 그때도 말이 크게 퍼져 나가고 한동안은 (보험금 부담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 몇 개월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것 같고…."]
[노영희/변호사 : "회사와 운전기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너무 불리하게 체결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구상권 행사라던가 개인에게 처리하라고 하는 조건 같은 것들도 좀 엄격하게 만들어 놓아서 함부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미루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시운행을 위해 차선을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버스기사들.
어찌보면 접촉사고는 예고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버스 기사들에게 사고 비용을 떠넘기는 버스업계의 행태, 기사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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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2월, 20대 버스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비용 일부를 자비로 해결하다가 심한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게 바로 버스업계에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던 사고 비용 떠넘기기입니다.
보도에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의 버스기사 장모 씨는 지난해 12월, 버스 운행 중 두 번의 사고를 냈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첫번째) 사고 피해자하고 합의도 아직 덜 끝난 상태에서 또 사고가 나서 본사에 불려가야 할 판이었었거든요."]
두 번째 사고를 낸 다음날, 장 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다른) 친구한테 그렇게 문자로 보냈더라고요.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장 씨가 숨진 지 두 달 뒤인 지난 11일 유족들은 버스회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적으로 처리를 하도록 회사 측에서 강요했다 이런 점이에요. 압박이 좀 있었다는 그런 취지로 고소장이 접수됐고."]
고용노동청도 근로 감독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 : "(사고 처리 합의금) 부담이 나이가 어린데 부담이 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사고 처리 비용 일부를 장 씨에게 떠넘겼고, 장 씨는 그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장 씨 아버지/음성변조 : "아들은 그렇게 됐지만 너무 억울함이 많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이렇게 했다는 자체가요. 그래서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피해는 회사 측이 보험으로 처리했지만, 장 씨가 몰고 있던 버스 안 승객들에 대한 합의금은 장 씨의 사비로 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추가 부담에 대한 것은 (장 씨)가 지급했습니다. 실제로 (장 씨) 계좌를 보니까 300만 원 이상을 피해자한테 지급한 내용이 나오더래요."]
335만 원의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270만 원 남짓 월급을 받던 장 씨는 대출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제가 확인해보니까 햇살론이나 은행 대출형으로 알아봤더라고요."]
첫번째 사고 합의금 마련에 정신이 없던 차에 또 사고가 나 힘들어했다는 것이 동료들의 얘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연속 두 번 나기도 했고 사고 처리를 하면서 (장 씨)가 신경을 좀 많이 썼던 것 같아요. 힘들어 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회사 측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사고 처리는 모두 회사에서 보험처리했고 개인적으로 합의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다 보험처리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이야기 하시던데?) 모르죠. 그건. 쉽게 이야기해서 버스는 사고가 나잖아요. 그럼 올라와서 자기가 보고서 쓰면 (회사는) 보고서 쓴 것밖에 몰라요."]
하지만, 해당 버스회사 기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사 개인 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장 씨 친구입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사고가 나면) 처음에 가자마자 고통분담금 얘기하면서 사고 어떻게 처리할 거냐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저도 제 월급에서 가불 받아서 합의하라고 그렇게 했었거든요."]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100이면 80~90%는 다 돈을 지불했고 명세서에 가불로 해서 그것도 법적으로 빠져나가려고 가불로 해서 자기들이 그 돈을 우리 월급에서 떼어 버려요."]
심지어 다른 차가 접촉사고를 일으켜 다쳐도 치료조차 못 받게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회사에서 치료하지 말라고 그래요. 기사들보고. 내가 잘못 아니고 피해자예요.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그러면 가서 물리치료라도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데 못 하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제 저녁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한 마을 버스 기사의 얘깁니다.
승용차 운전자에게 합의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제가 그냥 사비로 성의껏 해드리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회사에도 사실을 숨겨야한다는데요, 왜 일까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보험 적용이 되면 보험 시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 적용을 하면 기사를 그만둬야 해요. 여기 해고되면 정말 저는 밥 굶어야 해요."]
버스 회사 측에서는 보험료율이 올라갈까봐 기사 개인이 자비 처리를 강요하는 관행들이 있다는 것.
[노영희/변호사 : "(보험) 요율이 올라가게 되면서 버스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요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피해를 좀 축소할 수밖에 없고 피해를 축소시키다 보니까 나머지는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 그러면 운전기사들이 직접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고가 많은 기사들은 다른 버스 회사로 이직도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비 처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데 취직도 못해요. 누구나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버스 기사/음성변조 : "다른데 가도 사고 나면 안 받아 주잖아요. 다른데서 안 받아 주니까 여기서 해결을 돈 주고 하려 하지."]
오래전부터 계속 지적돼왔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업계 관행이 됐다고 합니다.
[버스 기사/음성변조 : "2년 전인가 1년 전에도 사고 났을 때 그때도 말이 크게 퍼져 나가고 한동안은 (보험금 부담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 몇 개월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것 같고…."]
[노영희/변호사 : "회사와 운전기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너무 불리하게 체결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구상권 행사라던가 개인에게 처리하라고 하는 조건 같은 것들도 좀 엄격하게 만들어 놓아서 함부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미루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시운행을 위해 차선을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버스기사들.
어찌보면 접촉사고는 예고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버스 기사들에게 사고 비용을 떠넘기는 버스업계의 행태, 기사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대 버스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비용 일부를 자비로 해결하다가 심한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게 바로 버스업계에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던 사고 비용 떠넘기기입니다.
보도에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의 버스기사 장모 씨는 지난해 12월, 버스 운행 중 두 번의 사고를 냈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첫번째) 사고 피해자하고 합의도 아직 덜 끝난 상태에서 또 사고가 나서 본사에 불려가야 할 판이었었거든요."]
두 번째 사고를 낸 다음날, 장 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다른) 친구한테 그렇게 문자로 보냈더라고요.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장 씨가 숨진 지 두 달 뒤인 지난 11일 유족들은 버스회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적으로 처리를 하도록 회사 측에서 강요했다 이런 점이에요. 압박이 좀 있었다는 그런 취지로 고소장이 접수됐고."]
고용노동청도 근로 감독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 : "(사고 처리 합의금) 부담이 나이가 어린데 부담이 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사고 처리 비용 일부를 장 씨에게 떠넘겼고, 장 씨는 그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장 씨 아버지/음성변조 : "아들은 그렇게 됐지만 너무 억울함이 많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이렇게 했다는 자체가요. 그래서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피해는 회사 측이 보험으로 처리했지만, 장 씨가 몰고 있던 버스 안 승객들에 대한 합의금은 장 씨의 사비로 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추가 부담에 대한 것은 (장 씨)가 지급했습니다. 실제로 (장 씨) 계좌를 보니까 300만 원 이상을 피해자한테 지급한 내용이 나오더래요."]
335만 원의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270만 원 남짓 월급을 받던 장 씨는 대출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제가 확인해보니까 햇살론이나 은행 대출형으로 알아봤더라고요."]
첫번째 사고 합의금 마련에 정신이 없던 차에 또 사고가 나 힘들어했다는 것이 동료들의 얘깁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연속 두 번 나기도 했고 사고 처리를 하면서 (장 씨)가 신경을 좀 많이 썼던 것 같아요. 힘들어 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회사 측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사고 처리는 모두 회사에서 보험처리했고 개인적으로 합의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다 보험처리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이야기 하시던데?) 모르죠. 그건. 쉽게 이야기해서 버스는 사고가 나잖아요. 그럼 올라와서 자기가 보고서 쓰면 (회사는) 보고서 쓴 것밖에 몰라요."]
하지만, 해당 버스회사 기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사 개인 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장 씨 친구입니다.
[배수완/장 씨 친구 : "(사고가 나면) 처음에 가자마자 고통분담금 얘기하면서 사고 어떻게 처리할 거냐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저도 제 월급에서 가불 받아서 합의하라고 그렇게 했었거든요."]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100이면 80~90%는 다 돈을 지불했고 명세서에 가불로 해서 그것도 법적으로 빠져나가려고 가불로 해서 자기들이 그 돈을 우리 월급에서 떼어 버려요."]
심지어 다른 차가 접촉사고를 일으켜 다쳐도 치료조차 못 받게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동료 버스 기사/음성변조 : "회사에서 치료하지 말라고 그래요. 기사들보고. 내가 잘못 아니고 피해자예요.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그러면 가서 물리치료라도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데 못 하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제 저녁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한 마을 버스 기사의 얘깁니다.
승용차 운전자에게 합의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제가 그냥 사비로 성의껏 해드리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회사에도 사실을 숨겨야한다는데요, 왜 일까요?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보험 적용이 되면 보험 시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 적용을 하면 기사를 그만둬야 해요. 여기 해고되면 정말 저는 밥 굶어야 해요."]
버스 회사 측에서는 보험료율이 올라갈까봐 기사 개인이 자비 처리를 강요하는 관행들이 있다는 것.
[노영희/변호사 : "(보험) 요율이 올라가게 되면서 버스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요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피해를 좀 축소할 수밖에 없고 피해를 축소시키다 보니까 나머지는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 그러면 운전기사들이 직접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고가 많은 기사들은 다른 버스 회사로 이직도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비 처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을 버스 기사/음성변조 :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데 취직도 못해요. 누구나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버스 기사/음성변조 : "다른데 가도 사고 나면 안 받아 주잖아요. 다른데서 안 받아 주니까 여기서 해결을 돈 주고 하려 하지."]
오래전부터 계속 지적돼왔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업계 관행이 됐다고 합니다.
[버스 기사/음성변조 : "2년 전인가 1년 전에도 사고 났을 때 그때도 말이 크게 퍼져 나가고 한동안은 (보험금 부담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 몇 개월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것 같고…."]
[노영희/변호사 : "회사와 운전기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너무 불리하게 체결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구상권 행사라던가 개인에게 처리하라고 하는 조건 같은 것들도 좀 엄격하게 만들어 놓아서 함부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미루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시운행을 위해 차선을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버스기사들.
어찌보면 접촉사고는 예고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버스 기사들에게 사고 비용을 떠넘기는 버스업계의 행태, 기사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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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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