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인공 강우, 미세먼지 해법될까?

입력 2019.03.18 (18:07) 수정 2019.03.18 (18: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기자]

요즘 우리나라에서 맑은 하늘 보기 참 어렵죠.

내일 날씨가 어떨지보단 미세먼지가 있을지, 혹은 얼마나 심할지 더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지금 전 세계가 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랩니다.

연신 도로에 물을 뿌리고 청소해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인도 시민 : "숨쉬기가 정말 힘들어서 마스크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어요."]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을 보면요.

지난해 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나라는 방글라데시였습니다.

파키스탄과 인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국가의 대기 질은 모두 건강에 해로운 단계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초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다 알고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기자]

최근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을 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 등으로 일찍 사망하는 사람들이 무려 8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연간 6백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280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앵커]

정말 소리 없는 살인자나 다름없는데, 이 미세먼지 해법으로 주목받는 게 인공 강우 기술이죠?

[기자]

맞습니다.

말 그대로 비를 인위적으로 내리게 하는 기술인데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비는 구름 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아래로 떨어지죠.

인공 강우의 핵심은 바로 이 수분을 뭉치게 도와주는 겁니다.

쉽게 말해 화학 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건데, 보통 요오드화 은이나 염화칼슘 등이 쓰입니다.

[토미 시어러/미 텍사스 인공강우협회 : "구름을 하나의 공장이라고 본다면, 많은 원자재(화학 물질)가 공장에 유입되었을 때 공장의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인공 강우 기술이 개발된 지가 오래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초의 인공 강우 실험은 1946년 미국에서 진행됐는데요.

이후 실효성과 경제성 논란으로 주춤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 분야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1961년에 설립된 한 미국 업체의 경우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이나 강수량 예측 등 각종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닐 브래킨/미 인공강우 업체 대표 : "인간의 활동은 항상 날씨에 영향을 줍니다. 저희는 환경친화적으로 강수량을 늘리고 자연 현상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 기술은 가뭄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오는 2025년에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죠.

[앵커]

그럼 인공 강우 기술이 가뭄을 해갈하는 데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8년부터 와이오밍 주의 산악 지역에서 대규모 인공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강설량이 최대 1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도 인공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이곳은 수력발전소 댐이 있는데요,

이번 실험으로 강설량이 8~15%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택 6만 가구에 추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백억 원이 넘는 가칩니다.

["아이다호 전력과 같은 회사가 큰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도시 전체가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물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것입니다."]

중국도 이미 가뭄 퇴치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인공적으로 눈을 뿌리고 있고요,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에서도 식수원 확보를 위해 인공 강우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트 사와크드/독일 인공 강우 기업 부회장 : "(요르단에서 2016년부터) 1년 반 동안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 최소 50회의 강수량을 도왔습니다. 늘린 강수량은 지난 30년간의 평균 강수량보다 25% 많습니다."]

인공 강우, 강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30여 개국으로,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인데요.

특히 중국이 이 분야에만 매년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세먼지 해결에도 과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공 강우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과학적으로 증명한 실험이나 연구 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상 조건입니다.

구름이 없고 대기가 건조하면 인공 강우 기술은 무용지물입니다.

오히려 적은 양의 비에 먼지가 달라붙어 대기 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1월, 태국에서도 항공기를 이용해 인공 강우를 시행했는데,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라 부아쿰스리/그린피스 관계자 : "과장된 얘기입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요오드화 은의 경우 중금속의 일종이죠.

장기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는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기술임에는 분명한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화석 연료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인공 강우, 미세먼지 해법될까?
    • 입력 2019-03-18 18:12:19
    • 수정2019-03-18 18:22:38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기자]

요즘 우리나라에서 맑은 하늘 보기 참 어렵죠.

내일 날씨가 어떨지보단 미세먼지가 있을지, 혹은 얼마나 심할지 더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지금 전 세계가 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랩니다.

연신 도로에 물을 뿌리고 청소해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인도 시민 : "숨쉬기가 정말 힘들어서 마스크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어요."]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을 보면요.

지난해 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나라는 방글라데시였습니다.

파키스탄과 인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국가의 대기 질은 모두 건강에 해로운 단계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초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다 알고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기자]

최근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을 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 등으로 일찍 사망하는 사람들이 무려 8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연간 6백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280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앵커]

정말 소리 없는 살인자나 다름없는데, 이 미세먼지 해법으로 주목받는 게 인공 강우 기술이죠?

[기자]

맞습니다.

말 그대로 비를 인위적으로 내리게 하는 기술인데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비는 구름 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아래로 떨어지죠.

인공 강우의 핵심은 바로 이 수분을 뭉치게 도와주는 겁니다.

쉽게 말해 화학 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건데, 보통 요오드화 은이나 염화칼슘 등이 쓰입니다.

[토미 시어러/미 텍사스 인공강우협회 : "구름을 하나의 공장이라고 본다면, 많은 원자재(화학 물질)가 공장에 유입되었을 때 공장의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인공 강우 기술이 개발된 지가 오래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초의 인공 강우 실험은 1946년 미국에서 진행됐는데요.

이후 실효성과 경제성 논란으로 주춤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 분야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1961년에 설립된 한 미국 업체의 경우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이나 강수량 예측 등 각종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닐 브래킨/미 인공강우 업체 대표 : "인간의 활동은 항상 날씨에 영향을 줍니다. 저희는 환경친화적으로 강수량을 늘리고 자연 현상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 기술은 가뭄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오는 2025년에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죠.

[앵커]

그럼 인공 강우 기술이 가뭄을 해갈하는 데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8년부터 와이오밍 주의 산악 지역에서 대규모 인공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강설량이 최대 1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도 인공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이곳은 수력발전소 댐이 있는데요,

이번 실험으로 강설량이 8~15%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택 6만 가구에 추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백억 원이 넘는 가칩니다.

["아이다호 전력과 같은 회사가 큰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도시 전체가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물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것입니다."]

중국도 이미 가뭄 퇴치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인공적으로 눈을 뿌리고 있고요,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에서도 식수원 확보를 위해 인공 강우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트 사와크드/독일 인공 강우 기업 부회장 : "(요르단에서 2016년부터) 1년 반 동안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 최소 50회의 강수량을 도왔습니다. 늘린 강수량은 지난 30년간의 평균 강수량보다 25% 많습니다."]

인공 강우, 강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30여 개국으로,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인데요.

특히 중국이 이 분야에만 매년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세먼지 해결에도 과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공 강우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과학적으로 증명한 실험이나 연구 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상 조건입니다.

구름이 없고 대기가 건조하면 인공 강우 기술은 무용지물입니다.

오히려 적은 양의 비에 먼지가 달라붙어 대기 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1월, 태국에서도 항공기를 이용해 인공 강우를 시행했는데,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라 부아쿰스리/그린피스 관계자 : "과장된 얘기입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요오드화 은의 경우 중금속의 일종이죠.

장기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 강우는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기술임에는 분명한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화석 연료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