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견제받는 일대일로’

입력 2019.03.25 (20:39) 수정 2019.03.2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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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영상을 준비하셨네요?

[기자]

네,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인데요.

첫 방문국인 이탈리아 도착 당시 모습입니다.

기마병까지 시 주석 호위에 동원하는 등, 이탈리아 측은 최고의 의전으로 예우했는데요.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로 처음이자 주요 7개국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시 주석이 이제야 든든한 우군을 만난 걸까요?

아니면 직접 발로 뛰어 우군을 확보해야 할 만큼 다급해진 걸까요?

오늘 키워드는 '견제받는 일대일로' 입니다.

2013년 시 주석이 처음 구상을 밝혔죠.

이른바 '중국 몽'을 실현하기 위해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육상루트'와, 동남아와 아프리카,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루트'까지 아우르고 있는데요.

그 종착점인 유럽에 지금 시 주석이 가 있는 겁니다.

[앵커]

양해각서 체결 장면도 나왔는데, 양국이 뭘 주고 받았나요?

[기자]

네, 우선, 이탈리아는 동유럽을 잇는 요충지인 항구들의 투자, 개발권을 중국에 내주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그 대가로 이탈리아 기업들에게 3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고요.

[앵커]

하지만 지금 이탈리아에선 이런 중국과의 거래가 아주 위험하다고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특히, 연립정부의 실세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중국 기업의 '이탈리아 식민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냈는데요.

이탈리아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부터 줄곳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국가부채가 유럽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많다보니 중국의 손을 잡았습니다만, 유럽연합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이 이탈리아까지 발을 뻗치자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는데요.

[장 클로드 융커/유럽연합 집행위원장 : "중국과 유럽 간 무역에는 불균형이 있고 불균형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불균형 때문에 안정된 것을 건설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앵커]

유럽연합이 이렇게 중국을 경계하는 속내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유럽연합은 중국과 손을 잡으려는 이탈리아를 만류하기 위해 "이탈리아가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거"라고까지 했는데요.

중국과 일대일로를 함께 한 나라들이 어떻게 됐는지 봐왔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그어놓은 이 선이 간단치가 않은 게 이걸 통해 중국이 군사적인 확장까지 꾀하려 한다는 게 서방 국가들의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시각이 그렇고요, 그래서 해상루트의 경우 당장 남중국해 부터 미국이 항공모함은 물론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해 차단하고 있는데요.

바로 앞의 교두보인 동남아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참여하면서 엄청난 부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모두 중국에 진, 빚 때문인데요.

라오스의 경우 중국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비 등 국내 총생산의 절반 정도인 67억 달러를 중국에 빌렸는데 이걸 갚지 못할 거라는 게 국제통화기금 IMF의 판단입니다.

지금 보시는 항구는 스리랑카 정부가 중국에게 돈을 빌려서 만든 건데 이용률이 낮아 적자가 쌓이자 중국이 운영권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채무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지부티는 결국 자국에 중국의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했고요.

캄보디아와 아프가니스탄은 조만간 대외 채무의 절반 이상을 중국 자본이 차지하게 될 걸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도 같은 일환입니다만, 일대일로를 막기 위해 미국 정말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은 그동안 일대일로 참여국이나 참여 의사를 내비친 국가들을 향해서 "빚의 늪에 빠질 거"라고 경고해왔습니다.

중국의 지원을 받는 순간 계속 빚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함정에 말려들게 되고 중국만 배불리게 될 거라는 논리였습니다.

지난해엔 일대일로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해외투자기관을 설립하기로 했고요,

미국 상원에선 일대일로 참여국들에게 IMF 지원을 막아달라는 서한을 미 행정부에 보냈습니다.

무리한 일대일로 사업으로 부채난을 겪는 국가들의 돈줄을 끊어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포석인데요.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미국은 파트너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힘으로 굴복시키거나 독립을 훼손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공정하고 투명합니다."]

일대일로를 막기 위해 미국은 막강한 외교력도 적극 동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게 진 빚이 가장 많은 파키스탄을 움직이기 위해 적국 관계인 인도를 밀어주고 있고요,

일대일로의 허리인 중동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 문제와 관련해 확실히 이스라엘 편을 들어줌으로써 중국이 뒷배이기도 한 반 이스라엘 국가들과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만들어, 중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육상 루트 역시 중앙아시아 국가들 모두 일대일로 때문에 부채 위기에 빠진데다, 중국이 400억 달러 이상 쏟아부은 카자흐스탄은 최근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데 반해 미국과의 협력은 강화하고 있는터라 중국 입장에선 암초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미국과 중국, 지금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주 또 고위급 협상이 열리는데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위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왔죠,

지금 급한 쪽은 중국입니다.

무역전쟁의 후유증이 커지는데다,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들의 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거든요.

"일대일로가 중국의 부채 문제를 해외로 확산하는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조차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중국이)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돕니다.

패권국가 미국의 지금 세계 전략이 '기승전 - 중국 견제'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중국몽'의 지표이자 중국 무역 규모의 25%를 차지한다는 일대일로가 과연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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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견제받는 일대일로’
    • 입력 2019-03-25 20:41:05
    • 수정2019-03-25 20: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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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영상을 준비하셨네요?

[기자]

네,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인데요.

첫 방문국인 이탈리아 도착 당시 모습입니다.

기마병까지 시 주석 호위에 동원하는 등, 이탈리아 측은 최고의 의전으로 예우했는데요.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로 처음이자 주요 7개국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시 주석이 이제야 든든한 우군을 만난 걸까요?

아니면 직접 발로 뛰어 우군을 확보해야 할 만큼 다급해진 걸까요?

오늘 키워드는 '견제받는 일대일로' 입니다.

2013년 시 주석이 처음 구상을 밝혔죠.

이른바 '중국 몽'을 실현하기 위해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육상루트'와, 동남아와 아프리카,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루트'까지 아우르고 있는데요.

그 종착점인 유럽에 지금 시 주석이 가 있는 겁니다.

[앵커]

양해각서 체결 장면도 나왔는데, 양국이 뭘 주고 받았나요?

[기자]

네, 우선, 이탈리아는 동유럽을 잇는 요충지인 항구들의 투자, 개발권을 중국에 내주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그 대가로 이탈리아 기업들에게 3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고요.

[앵커]

하지만 지금 이탈리아에선 이런 중국과의 거래가 아주 위험하다고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특히, 연립정부의 실세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중국 기업의 '이탈리아 식민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냈는데요.

이탈리아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부터 줄곳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국가부채가 유럽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많다보니 중국의 손을 잡았습니다만, 유럽연합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이 이탈리아까지 발을 뻗치자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는데요.

[장 클로드 융커/유럽연합 집행위원장 : "중국과 유럽 간 무역에는 불균형이 있고 불균형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불균형 때문에 안정된 것을 건설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앵커]

유럽연합이 이렇게 중국을 경계하는 속내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유럽연합은 중국과 손을 잡으려는 이탈리아를 만류하기 위해 "이탈리아가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거"라고까지 했는데요.

중국과 일대일로를 함께 한 나라들이 어떻게 됐는지 봐왔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그어놓은 이 선이 간단치가 않은 게 이걸 통해 중국이 군사적인 확장까지 꾀하려 한다는 게 서방 국가들의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시각이 그렇고요, 그래서 해상루트의 경우 당장 남중국해 부터 미국이 항공모함은 물론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해 차단하고 있는데요.

바로 앞의 교두보인 동남아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참여하면서 엄청난 부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모두 중국에 진, 빚 때문인데요.

라오스의 경우 중국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비 등 국내 총생산의 절반 정도인 67억 달러를 중국에 빌렸는데 이걸 갚지 못할 거라는 게 국제통화기금 IMF의 판단입니다.

지금 보시는 항구는 스리랑카 정부가 중국에게 돈을 빌려서 만든 건데 이용률이 낮아 적자가 쌓이자 중국이 운영권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채무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지부티는 결국 자국에 중국의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했고요.

캄보디아와 아프가니스탄은 조만간 대외 채무의 절반 이상을 중국 자본이 차지하게 될 걸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도 같은 일환입니다만, 일대일로를 막기 위해 미국 정말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은 그동안 일대일로 참여국이나 참여 의사를 내비친 국가들을 향해서 "빚의 늪에 빠질 거"라고 경고해왔습니다.

중국의 지원을 받는 순간 계속 빚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함정에 말려들게 되고 중국만 배불리게 될 거라는 논리였습니다.

지난해엔 일대일로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해외투자기관을 설립하기로 했고요,

미국 상원에선 일대일로 참여국들에게 IMF 지원을 막아달라는 서한을 미 행정부에 보냈습니다.

무리한 일대일로 사업으로 부채난을 겪는 국가들의 돈줄을 끊어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포석인데요.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미국은 파트너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힘으로 굴복시키거나 독립을 훼손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공정하고 투명합니다."]

일대일로를 막기 위해 미국은 막강한 외교력도 적극 동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게 진 빚이 가장 많은 파키스탄을 움직이기 위해 적국 관계인 인도를 밀어주고 있고요,

일대일로의 허리인 중동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 문제와 관련해 확실히 이스라엘 편을 들어줌으로써 중국이 뒷배이기도 한 반 이스라엘 국가들과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만들어, 중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육상 루트 역시 중앙아시아 국가들 모두 일대일로 때문에 부채 위기에 빠진데다, 중국이 400억 달러 이상 쏟아부은 카자흐스탄은 최근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데 반해 미국과의 협력은 강화하고 있는터라 중국 입장에선 암초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미국과 중국, 지금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주 또 고위급 협상이 열리는데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위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왔죠,

지금 급한 쪽은 중국입니다.

무역전쟁의 후유증이 커지는데다,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들의 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거든요.

"일대일로가 중국의 부채 문제를 해외로 확산하는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조차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중국이)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돕니다.

패권국가 미국의 지금 세계 전략이 '기승전 - 중국 견제'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중국몽'의 지표이자 중국 무역 규모의 25%를 차지한다는 일대일로가 과연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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