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열발전 평가위원 명단 입수…‘지진전문가’ 없었다

입력 2019.04.03 (12:23) 수정 2019.04.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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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

KBS는 지난주, 사업자 선정 당시 평가표를 단독 입수해 문제점을 보도했었죠.

특히 평가표엔 지진 위험과 안전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평가위원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했는데, 여기엔 지진 위험을 짚어줄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평가위원들은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한 사례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합니다.

손서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0년 경쟁자를 따돌리고 포항 지열발전 사업을 따낸 넥스지오.

"목적 달성 능력이 있다, 지열발전에 필요한 연구"라며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470억 원대 국책사업에 단 넉 줄짜리 평가표도 있었습니다.

당시 평가위원 명단을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4명은 연구기관, 3명은 학계에서 선정됐습니다.

연구 분야는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과 에너지 인프라 개발 등 기술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진 관련 전문가는 없습니다.

[평가위원 A/음성변조 : "에너지기술평가원 인력풀 중에 연락받고 가는 경우죠. 풀 중에 그냥 연락이 오면 가는 거니까."]

2010년 평가 당시엔 스위스 바젤 등에서 지열발전이 지진피해를 유발한 사례가 보고됐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평가 책임 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진전문가 없이 기술과 사업성 검토만을 위한 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린 겁니다.

[평가위원 B/음성변조 : "지진 연구 경험이 있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고요. (지열발전의 지진 위험성이나 관련 연구가 있다는 게 평가위원들한테 공유가 안 된 거네요?) 그렇죠. 그때는 전혀 몰랐죠."]

배점도 기술성 70점, 경제성 30점, 평가는 제출된 연구 실적 위주였습니다.

[평가위원 C/음성변조 : "선행 연구들이 많이 돼 있던 것 같고. 지질자원연구원에서도 그런 걸 많이 파봤다고 하니까."]

지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선정 때부터 안전 관리 검증은 배제됐던 겁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하에 물을 집어넣으면 지진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문제점이 뭔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 억지로라도 (지진전문가를) 찾아서 의견을 들었어야 했던 상황이었죠."]

평가 내용부터 위원 선정까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책임 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은 KBS 질의에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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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지열발전 평가위원 명단 입수…‘지진전문가’ 없었다
    • 입력 2019-04-03 12:26:23
    • 수정2019-04-03 13:07:16
    뉴스 12
[앵커]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

KBS는 지난주, 사업자 선정 당시 평가표를 단독 입수해 문제점을 보도했었죠.

특히 평가표엔 지진 위험과 안전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평가위원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했는데, 여기엔 지진 위험을 짚어줄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평가위원들은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한 사례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합니다.

손서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0년 경쟁자를 따돌리고 포항 지열발전 사업을 따낸 넥스지오.

"목적 달성 능력이 있다, 지열발전에 필요한 연구"라며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470억 원대 국책사업에 단 넉 줄짜리 평가표도 있었습니다.

당시 평가위원 명단을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4명은 연구기관, 3명은 학계에서 선정됐습니다.

연구 분야는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과 에너지 인프라 개발 등 기술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진 관련 전문가는 없습니다.

[평가위원 A/음성변조 : "에너지기술평가원 인력풀 중에 연락받고 가는 경우죠. 풀 중에 그냥 연락이 오면 가는 거니까."]

2010년 평가 당시엔 스위스 바젤 등에서 지열발전이 지진피해를 유발한 사례가 보고됐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평가 책임 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진전문가 없이 기술과 사업성 검토만을 위한 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린 겁니다.

[평가위원 B/음성변조 : "지진 연구 경험이 있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고요. (지열발전의 지진 위험성이나 관련 연구가 있다는 게 평가위원들한테 공유가 안 된 거네요?) 그렇죠. 그때는 전혀 몰랐죠."]

배점도 기술성 70점, 경제성 30점, 평가는 제출된 연구 실적 위주였습니다.

[평가위원 C/음성변조 : "선행 연구들이 많이 돼 있던 것 같고. 지질자원연구원에서도 그런 걸 많이 파봤다고 하니까."]

지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선정 때부터 안전 관리 검증은 배제됐던 겁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하에 물을 집어넣으면 지진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문제점이 뭔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 억지로라도 (지진전문가를) 찾아서 의견을 들었어야 했던 상황이었죠."]

평가 내용부터 위원 선정까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책임 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은 KBS 질의에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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