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다단계 사기…‘AI 수사관’에 덜미

[앵커]

몇십만 원의 가입비만 내면 10년간 시중 최저가로 물건을 살 수 있다며 불법 다단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 온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피해 금액만 200억 원이 넘는데, 인공지능, AI 수사관이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단계 업체 직원들이 컴퓨터 본체 두 개를 차 트렁크에 넣습니다.

경찰 수사를 피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는 겁니다.

이 업체는 가입비 33만 원만 내면 건강 검진이나 상조 서비스, 시계부터 라면까지 국내 최저가로 살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특히 다른 회원을 가입시키면 6만 원의 추천 수당과, 자체 개발한 암호 화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회원들을 모았습니다.

[업체 홍보 영상/음성변조 : "로그인해서 수당 관리를 할 수 있고 출금을 할 수 있고..."]

이런 다단계 방식으로 지난해 5월부터 6개월간 모은 회원만 5만 6천여 명입니다.

[불법 다단계 피해자 :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주더라고요. 2억 원 상당의 포르쉐인데 코인만 많이 사가지고 하면 대박을 칠 수 있다..."]

하지만 업체 측은 212억 원의 가입비를 챙긴 뒤, 갑자기 쇼핑몰을 폐쇄하고, 올해 1월 잠적했습니다.

이런 불법 다단계 업체를 적발한 건 바로 AI 수사관이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도입한 뒤 실제로 입건까지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이아몬드, 부업, 수당 등 다단계 업체들이 많이 쓰는 단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뒤 관련 단어가 포함된 게시물을 골라내는 방식입니다.

[김한수/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방문판매수사팀장 : "다단계 업체는 사람들을 비밀스럽게 모집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노출이 안 되고..."]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불법 다단계 업체를 운영한 10명을 검거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