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KBS 경찰력 투입은 정연주 해임 편의 위한 것”

입력 2019.04.09 (21:41) 수정 2019.04.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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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8년 KBS 이사회가 당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는 과정에 경찰 기동대가 KBS 내부로 진입해 직원들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당시 KBS에 대한 경찰 공권력 투입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그렇다면 당시 과잉 대응을 하면서까지 공영 방송사에 경찰력이 투입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윤지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8년 8월 8일.

KBS 이사회가 당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직원들이 본관 3층 회의장 주변으로 몰리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사복 차림의 남자들이 떼를 지어 KBS 안으로 진입합니다.

'제2의 백골단'이라는 비판 속에 그해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 소속 대원들로 무려 7개 중대 600명 가량.

경찰들은 직원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 온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당시 유재천 KBS 이사장이 신변보호를 요청해 경찰력이 투입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경찰력 투입 자체가 불법이라고 볼순 없지만 과도한 대응이라고 결론냈습니다.

조사위는 특히 경찰력 투입 목적이 이사들 신변 보호 차원이 아니라 '정 사장을 해임 제청하려는 이사회가 원활히 개최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박진/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 : "(결론적으로는) 안전 의무라기보다는 이사회 자체가 진행되도록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판단에 이르렀거든요."]

이사장의 투입 요청 전부터 이미 KBS 안에 많은 경찰들이 진입해 있던 점, 기동대원들이 사복을 입고 투입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사건 조사를 요청한 노동조합은 결과가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이경호/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 : ""강하게 진압해도 상관없어"라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지휘가 어떻게 내려왔는지, 윗선 지휘자는 누구였는지 이 것에 대한 조사결과는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이런부분에 대해서 참 아쉽게 생각합니다."]

진상조사위는 향후 언론기관에 대한 경찰력 투입이 자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 지침과 절차를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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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 KBS 경찰력 투입은 정연주 해임 편의 위한 것”
    • 입력 2019-04-09 21:44:07
    • 수정2019-04-09 22:06:54
    뉴스 9
[앵커]

지난 2008년 KBS 이사회가 당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는 과정에 경찰 기동대가 KBS 내부로 진입해 직원들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당시 KBS에 대한 경찰 공권력 투입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그렇다면 당시 과잉 대응을 하면서까지 공영 방송사에 경찰력이 투입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윤지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8년 8월 8일.

KBS 이사회가 당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직원들이 본관 3층 회의장 주변으로 몰리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사복 차림의 남자들이 떼를 지어 KBS 안으로 진입합니다.

'제2의 백골단'이라는 비판 속에 그해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 소속 대원들로 무려 7개 중대 600명 가량.

경찰들은 직원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 온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당시 유재천 KBS 이사장이 신변보호를 요청해 경찰력이 투입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경찰력 투입 자체가 불법이라고 볼순 없지만 과도한 대응이라고 결론냈습니다.

조사위는 특히 경찰력 투입 목적이 이사들 신변 보호 차원이 아니라 '정 사장을 해임 제청하려는 이사회가 원활히 개최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박진/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 : "(결론적으로는) 안전 의무라기보다는 이사회 자체가 진행되도록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판단에 이르렀거든요."]

이사장의 투입 요청 전부터 이미 KBS 안에 많은 경찰들이 진입해 있던 점, 기동대원들이 사복을 입고 투입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사건 조사를 요청한 노동조합은 결과가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이경호/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 : ""강하게 진압해도 상관없어"라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지휘가 어떻게 내려왔는지, 윗선 지휘자는 누구였는지 이 것에 대한 조사결과는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이런부분에 대해서 참 아쉽게 생각합니다."]

진상조사위는 향후 언론기관에 대한 경찰력 투입이 자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 지침과 절차를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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