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4운동 100주년…시진핑, ‘항일’ 빼고 ‘애국’ 강조

입력 2019.05.01 (06:47) 수정 2019.05.01 (08: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의 3.1 운동에 영향을 받아 일어난 중국의 항일 운동이자,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를 내세운 5.4 운동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5.4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청년들에게 '항일' 메시지를 빼고 '애국'을 강조했습니다.

베이징 최영은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100년 전, 일제에 대한 항거로 시작된 중국의 5.4 운동.

베이징대 학생들이 처음 불을 붙인 5.4 운동은 상인과 노동자 등에게 확산되며 중국 공산당 출범의 기반이 됐습니다.

100주년을 맞는 기념식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5.4 운동을 촉발시킨 항일 메시지를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청년들에게 강조한 것은 '애국주의'였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위대한 5·4 정신의 핵심은 애국주의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을 치르며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내부 불만은 애국심을 고취해 잠재우려 하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됐단 분석이 나옵니다.

시 주석은 자신이 주창하는 '중국몽'을 5.4 운동과도 연결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5.4 운동을 본받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을 위하여 분투하고,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는 것을 추진하며 인류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관영매체들도 앞다퉈 특집 보도로 5.4 운동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민간단체의 행사 등에는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5.4 운동 100주년과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기념 시위'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올해 노동절 휴일을 나흘로 이례적으로 늘린 것도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5.4 운동 정신을 계승한다면서도 이를 시진핑 주석의 사상으로 해석하며 사회 통제와 체제 안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최영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中 5·4운동 100주년…시진핑, ‘항일’ 빼고 ‘애국’ 강조
    • 입력 2019-05-01 06:48:01
    • 수정2019-05-01 08:52:41
    뉴스광장 1부
[앵커]

우리의 3.1 운동에 영향을 받아 일어난 중국의 항일 운동이자,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를 내세운 5.4 운동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5.4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청년들에게 '항일' 메시지를 빼고 '애국'을 강조했습니다.

베이징 최영은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100년 전, 일제에 대한 항거로 시작된 중국의 5.4 운동.

베이징대 학생들이 처음 불을 붙인 5.4 운동은 상인과 노동자 등에게 확산되며 중국 공산당 출범의 기반이 됐습니다.

100주년을 맞는 기념식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5.4 운동을 촉발시킨 항일 메시지를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청년들에게 강조한 것은 '애국주의'였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위대한 5·4 정신의 핵심은 애국주의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을 치르며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내부 불만은 애국심을 고취해 잠재우려 하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됐단 분석이 나옵니다.

시 주석은 자신이 주창하는 '중국몽'을 5.4 운동과도 연결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5.4 운동을 본받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을 위하여 분투하고,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는 것을 추진하며 인류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관영매체들도 앞다퉈 특집 보도로 5.4 운동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민간단체의 행사 등에는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5.4 운동 100주년과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기념 시위'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올해 노동절 휴일을 나흘로 이례적으로 늘린 것도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5.4 운동 정신을 계승한다면서도 이를 시진핑 주석의 사상으로 해석하며 사회 통제와 체제 안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최영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