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30년 돌봐 주던 친누나까지…조현병 동생은 왜?
입력 2019.05.03 (08:31)
수정 2019.05.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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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경남 진주에서 안인득이 이웃들을 살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요.
부산에서 삼십년간 조현병을 앓아온 남성이 친누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바로 아래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왔던 걸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데요.
남매의 비극을 막을 길은 없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 모 씨를 만나러 갔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음성변조 : "예전에 갔을 때랑 반응이 다르셔서 좀 이상했던 게 있었고요. (누나는) 그냥 '집에 누워 있다'고 하셨어요."]
며칠 전, 누나의 요청으로 두 차례 상담차 방문했지만 입원을 거부해 예의주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지역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정신건강센터 직원하고 같이 가서 24일에 만났고 다음 날 한 번 더 갔어요. 입원을 시키고자. 25일에 갔더니 누나가 계신 거예요. 본인이 입원을 안 하시겠다고 하니까, 누나가 '하도 동생이 입원을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내가 며칠만 더 돌보고 그때 입원을 결정하겠습니다.' 라고 하신 거예요. 모니터링을 계속하기로 하고 29일에 일정을 잡은 거예요."]
동생을 돌보겠다던 누나가 사라진 걸 이상하게 느낀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런데, 경찰의 방문에도 서 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창문 틈을 통해 짧은 대화만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박정배/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 "열린 (창)문으로 피의자에게 누나는 어디 있느냐고 이야기하니 안에 자고 있다. 1층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하니 안방에 피해자가 사망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방에는 누나가 피를 흘리고 엎어져 쓰러져있고 이 사람은 속옷만 입고 발가벗은 채로 작은방에 웅크리고 있고…"]
당시 상황입니다.
경찰 여러 명이 서 씨의 양팔과 다리를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경찰은 서 씨가 누나와 지내다 지난달 27일 쯤 흉기를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흘간 방 안에 누나의 시신을 두고 함께 지낸 겁니다.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합니다. 자기가 죽였다는 소리는 안하고 용서해달라고 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 것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범행을) 했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20대 때부터 조현병을 앓아왔다는 서 씨.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30대 초중반에는 자기 형이 일하는 데서 일을 좀 했어요. 차 운전도 좀 하고. 약을 먹고 괜찮아져서 일을 또 시키고 했는데…"]
여러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3년 전, 고향인 목포를 떠나 부산에 정착한 뒤 혼자 살아왔습니다.
이웃들과는 어땠을까요?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환청이 있다 보니까 밤에 윗집에서 물만 떨어져도 잠을 못 자는 거예요. 혼자 방안에서 방바닥을 치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고함도 지르고 물건을 막 자기가 던져놓고 위에서 그랬다고 소음이 나서 못살겠다고 하고. 진짜 말도 못해요."]
2남 3녀 중 장녀였던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아픈 동생을 보살폈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청소해주고 반찬해주고. 내가 물으니까 피의자 서 씨가 병원에 입원하라고 해도 입원도 안하고 자기 애를 먹인다고 걱정을 하는 거야. 누나가."]
최근 서 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까지 불편해지면서, 누나는 며칠씩 머물며 동생을 돌봤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면 한 일주일 있다가 뒷바라지 좀 해주고 음식도 좀 해주고 그러다가 내려가고 그랬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도 사는 게 변변찮은가 보더라고. 그래도 먹을 거 다 해서 보내줘. 와서 반찬도 해줘. 누나는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야. 보면 누나도 말도 없고 힘도 없어요."]
하지만, 이같은 누나의 간호에도 서 씨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는데요.
지난 2월에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얼마 안가 스스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친척들이 자꾸 병원에서 치료하자고 이야기하고 상담사도 이야기하니까 자기가 스스로 자의로 (입원)해서 2월 28일까지 있다가 (퇴원 했어요)."]
퇴원 후에는 약도 먹지 않고 치료도 거부한 채 외부인과의 접촉도 꺼렸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에도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나오지를 않아요. 우리가 가서 두드려도 문을 안 열어줘요. 그 정도로 심해요."]
동생 걱정으로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던 누나.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 전, 누나는 동생이 보내준 반찬을 먹지 않고 밥만 먹고 있다는 얘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뿐이 안 와. 누나만 와서 반찬해주고 집도 좀 치워주고 그날도 장을 잔뜩 봐서 왔더라고. 보살펴 주러 와갖고 괜히. 세상에 얼마나 안됐어. 그때까지 보살펴주고 흉기에 맞아 죽는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이야."]
구속 영장이 발부된 서 씨는 구속에 앞서 한 달 간 치료와 검사를 받게 될 거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는 최근 뉴스를 통해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웃과 가족까지 안타까운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안인득이 이웃들을 살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요.
부산에서 삼십년간 조현병을 앓아온 남성이 친누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바로 아래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왔던 걸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데요.
남매의 비극을 막을 길은 없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 모 씨를 만나러 갔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음성변조 : "예전에 갔을 때랑 반응이 다르셔서 좀 이상했던 게 있었고요. (누나는) 그냥 '집에 누워 있다'고 하셨어요."]
며칠 전, 누나의 요청으로 두 차례 상담차 방문했지만 입원을 거부해 예의주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지역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정신건강센터 직원하고 같이 가서 24일에 만났고 다음 날 한 번 더 갔어요. 입원을 시키고자. 25일에 갔더니 누나가 계신 거예요. 본인이 입원을 안 하시겠다고 하니까, 누나가 '하도 동생이 입원을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내가 며칠만 더 돌보고 그때 입원을 결정하겠습니다.' 라고 하신 거예요. 모니터링을 계속하기로 하고 29일에 일정을 잡은 거예요."]
동생을 돌보겠다던 누나가 사라진 걸 이상하게 느낀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런데, 경찰의 방문에도 서 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창문 틈을 통해 짧은 대화만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박정배/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 "열린 (창)문으로 피의자에게 누나는 어디 있느냐고 이야기하니 안에 자고 있다. 1층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하니 안방에 피해자가 사망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방에는 누나가 피를 흘리고 엎어져 쓰러져있고 이 사람은 속옷만 입고 발가벗은 채로 작은방에 웅크리고 있고…"]
당시 상황입니다.
경찰 여러 명이 서 씨의 양팔과 다리를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경찰은 서 씨가 누나와 지내다 지난달 27일 쯤 흉기를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흘간 방 안에 누나의 시신을 두고 함께 지낸 겁니다.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합니다. 자기가 죽였다는 소리는 안하고 용서해달라고 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 것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범행을) 했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20대 때부터 조현병을 앓아왔다는 서 씨.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30대 초중반에는 자기 형이 일하는 데서 일을 좀 했어요. 차 운전도 좀 하고. 약을 먹고 괜찮아져서 일을 또 시키고 했는데…"]
여러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3년 전, 고향인 목포를 떠나 부산에 정착한 뒤 혼자 살아왔습니다.
이웃들과는 어땠을까요?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환청이 있다 보니까 밤에 윗집에서 물만 떨어져도 잠을 못 자는 거예요. 혼자 방안에서 방바닥을 치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고함도 지르고 물건을 막 자기가 던져놓고 위에서 그랬다고 소음이 나서 못살겠다고 하고. 진짜 말도 못해요."]
2남 3녀 중 장녀였던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아픈 동생을 보살폈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청소해주고 반찬해주고. 내가 물으니까 피의자 서 씨가 병원에 입원하라고 해도 입원도 안하고 자기 애를 먹인다고 걱정을 하는 거야. 누나가."]
최근 서 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까지 불편해지면서, 누나는 며칠씩 머물며 동생을 돌봤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면 한 일주일 있다가 뒷바라지 좀 해주고 음식도 좀 해주고 그러다가 내려가고 그랬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도 사는 게 변변찮은가 보더라고. 그래도 먹을 거 다 해서 보내줘. 와서 반찬도 해줘. 누나는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야. 보면 누나도 말도 없고 힘도 없어요."]
하지만, 이같은 누나의 간호에도 서 씨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는데요.
지난 2월에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얼마 안가 스스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친척들이 자꾸 병원에서 치료하자고 이야기하고 상담사도 이야기하니까 자기가 스스로 자의로 (입원)해서 2월 28일까지 있다가 (퇴원 했어요)."]
퇴원 후에는 약도 먹지 않고 치료도 거부한 채 외부인과의 접촉도 꺼렸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에도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나오지를 않아요. 우리가 가서 두드려도 문을 안 열어줘요. 그 정도로 심해요."]
동생 걱정으로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던 누나.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 전, 누나는 동생이 보내준 반찬을 먹지 않고 밥만 먹고 있다는 얘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뿐이 안 와. 누나만 와서 반찬해주고 집도 좀 치워주고 그날도 장을 잔뜩 봐서 왔더라고. 보살펴 주러 와갖고 괜히. 세상에 얼마나 안됐어. 그때까지 보살펴주고 흉기에 맞아 죽는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이야."]
구속 영장이 발부된 서 씨는 구속에 앞서 한 달 간 치료와 검사를 받게 될 거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는 최근 뉴스를 통해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웃과 가족까지 안타까운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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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9-05-03 09:03:20

[기자]
경남 진주에서 안인득이 이웃들을 살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요.
부산에서 삼십년간 조현병을 앓아온 남성이 친누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바로 아래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왔던 걸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데요.
남매의 비극을 막을 길은 없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 모 씨를 만나러 갔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음성변조 : "예전에 갔을 때랑 반응이 다르셔서 좀 이상했던 게 있었고요. (누나는) 그냥 '집에 누워 있다'고 하셨어요."]
며칠 전, 누나의 요청으로 두 차례 상담차 방문했지만 입원을 거부해 예의주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지역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정신건강센터 직원하고 같이 가서 24일에 만났고 다음 날 한 번 더 갔어요. 입원을 시키고자. 25일에 갔더니 누나가 계신 거예요. 본인이 입원을 안 하시겠다고 하니까, 누나가 '하도 동생이 입원을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내가 며칠만 더 돌보고 그때 입원을 결정하겠습니다.' 라고 하신 거예요. 모니터링을 계속하기로 하고 29일에 일정을 잡은 거예요."]
동생을 돌보겠다던 누나가 사라진 걸 이상하게 느낀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런데, 경찰의 방문에도 서 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창문 틈을 통해 짧은 대화만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박정배/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 "열린 (창)문으로 피의자에게 누나는 어디 있느냐고 이야기하니 안에 자고 있다. 1층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하니 안방에 피해자가 사망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방에는 누나가 피를 흘리고 엎어져 쓰러져있고 이 사람은 속옷만 입고 발가벗은 채로 작은방에 웅크리고 있고…"]
당시 상황입니다.
경찰 여러 명이 서 씨의 양팔과 다리를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경찰은 서 씨가 누나와 지내다 지난달 27일 쯤 흉기를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흘간 방 안에 누나의 시신을 두고 함께 지낸 겁니다.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합니다. 자기가 죽였다는 소리는 안하고 용서해달라고 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 것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범행을) 했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20대 때부터 조현병을 앓아왔다는 서 씨.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30대 초중반에는 자기 형이 일하는 데서 일을 좀 했어요. 차 운전도 좀 하고. 약을 먹고 괜찮아져서 일을 또 시키고 했는데…"]
여러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3년 전, 고향인 목포를 떠나 부산에 정착한 뒤 혼자 살아왔습니다.
이웃들과는 어땠을까요?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환청이 있다 보니까 밤에 윗집에서 물만 떨어져도 잠을 못 자는 거예요. 혼자 방안에서 방바닥을 치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고함도 지르고 물건을 막 자기가 던져놓고 위에서 그랬다고 소음이 나서 못살겠다고 하고. 진짜 말도 못해요."]
2남 3녀 중 장녀였던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아픈 동생을 보살폈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청소해주고 반찬해주고. 내가 물으니까 피의자 서 씨가 병원에 입원하라고 해도 입원도 안하고 자기 애를 먹인다고 걱정을 하는 거야. 누나가."]
최근 서 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까지 불편해지면서, 누나는 며칠씩 머물며 동생을 돌봤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면 한 일주일 있다가 뒷바라지 좀 해주고 음식도 좀 해주고 그러다가 내려가고 그랬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도 사는 게 변변찮은가 보더라고. 그래도 먹을 거 다 해서 보내줘. 와서 반찬도 해줘. 누나는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야. 보면 누나도 말도 없고 힘도 없어요."]
하지만, 이같은 누나의 간호에도 서 씨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는데요.
지난 2월에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얼마 안가 스스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친척들이 자꾸 병원에서 치료하자고 이야기하고 상담사도 이야기하니까 자기가 스스로 자의로 (입원)해서 2월 28일까지 있다가 (퇴원 했어요)."]
퇴원 후에는 약도 먹지 않고 치료도 거부한 채 외부인과의 접촉도 꺼렸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에도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나오지를 않아요. 우리가 가서 두드려도 문을 안 열어줘요. 그 정도로 심해요."]
동생 걱정으로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던 누나.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 전, 누나는 동생이 보내준 반찬을 먹지 않고 밥만 먹고 있다는 얘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뿐이 안 와. 누나만 와서 반찬해주고 집도 좀 치워주고 그날도 장을 잔뜩 봐서 왔더라고. 보살펴 주러 와갖고 괜히. 세상에 얼마나 안됐어. 그때까지 보살펴주고 흉기에 맞아 죽는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이야."]
구속 영장이 발부된 서 씨는 구속에 앞서 한 달 간 치료와 검사를 받게 될 거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는 최근 뉴스를 통해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웃과 가족까지 안타까운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안인득이 이웃들을 살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요.
부산에서 삼십년간 조현병을 앓아온 남성이 친누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바로 아래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왔던 걸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데요.
남매의 비극을 막을 길은 없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 모 씨를 만나러 갔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직원/음성변조 : "예전에 갔을 때랑 반응이 다르셔서 좀 이상했던 게 있었고요. (누나는) 그냥 '집에 누워 있다'고 하셨어요."]
며칠 전, 누나의 요청으로 두 차례 상담차 방문했지만 입원을 거부해 예의주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지역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정신건강센터 직원하고 같이 가서 24일에 만났고 다음 날 한 번 더 갔어요. 입원을 시키고자. 25일에 갔더니 누나가 계신 거예요. 본인이 입원을 안 하시겠다고 하니까, 누나가 '하도 동생이 입원을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내가 며칠만 더 돌보고 그때 입원을 결정하겠습니다.' 라고 하신 거예요. 모니터링을 계속하기로 하고 29일에 일정을 잡은 거예요."]
동생을 돌보겠다던 누나가 사라진 걸 이상하게 느낀 정신건강센터 직원은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런데, 경찰의 방문에도 서 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창문 틈을 통해 짧은 대화만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박정배/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 "열린 (창)문으로 피의자에게 누나는 어디 있느냐고 이야기하니 안에 자고 있다. 1층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하니 안방에 피해자가 사망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방에는 누나가 피를 흘리고 엎어져 쓰러져있고 이 사람은 속옷만 입고 발가벗은 채로 작은방에 웅크리고 있고…"]
당시 상황입니다.
경찰 여러 명이 서 씨의 양팔과 다리를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경찰은 서 씨가 누나와 지내다 지난달 27일 쯤 흉기를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흘간 방 안에 누나의 시신을 두고 함께 지낸 겁니다.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합니다. 자기가 죽였다는 소리는 안하고 용서해달라고 하고 눈물 흘리고 그런 것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범행을) 했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20대 때부터 조현병을 앓아왔다는 서 씨.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30대 초중반에는 자기 형이 일하는 데서 일을 좀 했어요. 차 운전도 좀 하고. 약을 먹고 괜찮아져서 일을 또 시키고 했는데…"]
여러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3년 전, 고향인 목포를 떠나 부산에 정착한 뒤 혼자 살아왔습니다.
이웃들과는 어땠을까요?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환청이 있다 보니까 밤에 윗집에서 물만 떨어져도 잠을 못 자는 거예요. 혼자 방안에서 방바닥을 치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고함도 지르고 물건을 막 자기가 던져놓고 위에서 그랬다고 소음이 나서 못살겠다고 하고. 진짜 말도 못해요."]
2남 3녀 중 장녀였던 피해자는 목포에서 부산을 오가며 세 살 터울의 아픈 동생을 보살폈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청소해주고 반찬해주고. 내가 물으니까 피의자 서 씨가 병원에 입원하라고 해도 입원도 안하고 자기 애를 먹인다고 걱정을 하는 거야. 누나가."]
최근 서 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까지 불편해지면서, 누나는 며칠씩 머물며 동생을 돌봤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면 한 일주일 있다가 뒷바라지 좀 해주고 음식도 좀 해주고 그러다가 내려가고 그랬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도 사는 게 변변찮은가 보더라고. 그래도 먹을 거 다 해서 보내줘. 와서 반찬도 해줘. 누나는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야. 보면 누나도 말도 없고 힘도 없어요."]
하지만, 이같은 누나의 간호에도 서 씨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는데요.
지난 2월에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얼마 안가 스스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친척들이 자꾸 병원에서 치료하자고 이야기하고 상담사도 이야기하니까 자기가 스스로 자의로 (입원)해서 2월 28일까지 있다가 (퇴원 했어요)."]
퇴원 후에는 약도 먹지 않고 치료도 거부한 채 외부인과의 접촉도 꺼렸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에도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나오지를 않아요. 우리가 가서 두드려도 문을 안 열어줘요. 그 정도로 심해요."]
동생 걱정으로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던 누나.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 전, 누나는 동생이 보내준 반찬을 먹지 않고 밥만 먹고 있다는 얘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누나뿐이 안 와. 누나만 와서 반찬해주고 집도 좀 치워주고 그날도 장을 잔뜩 봐서 왔더라고. 보살펴 주러 와갖고 괜히. 세상에 얼마나 안됐어. 그때까지 보살펴주고 흉기에 맞아 죽는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이야."]
구속 영장이 발부된 서 씨는 구속에 앞서 한 달 간 치료와 검사를 받게 될 거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는 최근 뉴스를 통해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웃과 가족까지 안타까운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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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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