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속내는?…기로에 선 비핵화 협상

입력 2019.05.06 (08:07) 수정 2019.05.0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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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 시점에서 발사체를 쏜 것인지, 북한의 속내와 함께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을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언론을 통해 서로 의사는 일정부분 전달해오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갑자기 왜 발사체를 쐈을까요?

[기자]

협상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압박 전술로 보입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미 협상은 멈췄고, 그동안 언론 통해 공방만 주고 받다가, 이번엔 뭔가 좀 제대로 보여줘야겠다 일종의 도발 의지가 발동한 것 같습니다.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빨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조급증도 있었을테고요,

그래서일까요?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을 하며 타격 순서와 방법도 정해줬다고 했죠,

좀처럼 공개하지 않던 무기 사진을 10여 장이나 공개했고요

자신들의 도발을 제대로 봐 달라는 적극적 형태의 도발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신형 무기를 보여주며 협상력은 높이되, 중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발사체를 선택해 미국과의 약속은 깨지 않았습니다.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버겁고 뭔가 경고는 하고 싶은 상황에서 북한으로선 나름 최적의 도발 카드를 찾은 걸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측 입장이 나왔습니까?

누구보다 트럼프 대통령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발사 13시간 뒤쯤 나왔습니다.

일단 즉각적인 맞대응은 자제한 것이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는 모든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설적 비난보다는 비교적 점잖게 달랜 흔적이 역력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번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한 모든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직후에는 상황이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보고를 받은 직후 내가 김정은에게 당했다며 크게 화를 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트럼프 입장에선 감정을 추스린 뒤 반응을 내놓은 것이고요.

이걸 달리 해석하면, 미국 역시 대화의 틀은 일단, 깨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온 우리 정부는 상당히 난감하게 됐어요?

[기자]

지난 4월 27일은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이었고, 청와대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왔던 만큼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긴급 NSC,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는데요.

이번엔 NSC 대신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과 국방 장관만 모여 긴급회의를 했습니다.

요란을 떨 만큼 비상 상황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건데, 속내는 복잡합니다.

단거리든 중장거리든 미사일이든 아니든 일단 북한이 도발을 한 상황이라 중재자로서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곧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이죠.

지난 1년간 공을 들인 대북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상황 관리를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우리와 미국은 그렇다치고 북한조차도 이번 발사체를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있어요,

다들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미겠죠,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전해드린대로 북한도 미사일이라고는 안 하고 전술유도무기라고 했습니다.

전력을 감추기 위해 언급을 피한 걸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쐈다고 말하는 순간 유엔의 추가 제재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꽉 막힌 비핵화 협상 국면이 더 꼬일 수 있는 거죠,

우리 정부와 미국도 생각은 비슷합니다.

양국 모두 북한이 1년 반 가까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걸 성과로 내세워 왔는데, 미사일로 규정해버리는 순간 지금까지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격이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그 누구도 판을 깨고 싶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먼저, 살짝 판을 흔들어본건데요.

문제는 북한의 다음 행봅니다.

이번이 남한을 겨냥한 단거리 발사체였다면 다음은 주일미군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그 다음은 하와이와 미 본토를 노릴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카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대화 시한은 올해 말까지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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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속내는?…기로에 선 비핵화 협상
    • 입력 2019-05-06 08:13:21
    • 수정2019-05-06 08: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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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 시점에서 발사체를 쏜 것인지, 북한의 속내와 함께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을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언론을 통해 서로 의사는 일정부분 전달해오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갑자기 왜 발사체를 쐈을까요?

[기자]

협상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압박 전술로 보입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미 협상은 멈췄고, 그동안 언론 통해 공방만 주고 받다가, 이번엔 뭔가 좀 제대로 보여줘야겠다 일종의 도발 의지가 발동한 것 같습니다.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빨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조급증도 있었을테고요,

그래서일까요?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을 하며 타격 순서와 방법도 정해줬다고 했죠,

좀처럼 공개하지 않던 무기 사진을 10여 장이나 공개했고요

자신들의 도발을 제대로 봐 달라는 적극적 형태의 도발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신형 무기를 보여주며 협상력은 높이되, 중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발사체를 선택해 미국과의 약속은 깨지 않았습니다.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버겁고 뭔가 경고는 하고 싶은 상황에서 북한으로선 나름 최적의 도발 카드를 찾은 걸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측 입장이 나왔습니까?

누구보다 트럼프 대통령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발사 13시간 뒤쯤 나왔습니다.

일단 즉각적인 맞대응은 자제한 것이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는 모든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설적 비난보다는 비교적 점잖게 달랜 흔적이 역력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번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한 모든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직후에는 상황이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보고를 받은 직후 내가 김정은에게 당했다며 크게 화를 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트럼프 입장에선 감정을 추스린 뒤 반응을 내놓은 것이고요.

이걸 달리 해석하면, 미국 역시 대화의 틀은 일단, 깨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온 우리 정부는 상당히 난감하게 됐어요?

[기자]

지난 4월 27일은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이었고, 청와대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왔던 만큼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긴급 NSC,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는데요.

이번엔 NSC 대신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과 국방 장관만 모여 긴급회의를 했습니다.

요란을 떨 만큼 비상 상황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건데, 속내는 복잡합니다.

단거리든 중장거리든 미사일이든 아니든 일단 북한이 도발을 한 상황이라 중재자로서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곧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이죠.

지난 1년간 공을 들인 대북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상황 관리를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우리와 미국은 그렇다치고 북한조차도 이번 발사체를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있어요,

다들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미겠죠,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전해드린대로 북한도 미사일이라고는 안 하고 전술유도무기라고 했습니다.

전력을 감추기 위해 언급을 피한 걸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쐈다고 말하는 순간 유엔의 추가 제재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꽉 막힌 비핵화 협상 국면이 더 꼬일 수 있는 거죠,

우리 정부와 미국도 생각은 비슷합니다.

양국 모두 북한이 1년 반 가까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걸 성과로 내세워 왔는데, 미사일로 규정해버리는 순간 지금까지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격이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그 누구도 판을 깨고 싶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먼저, 살짝 판을 흔들어본건데요.

문제는 북한의 다음 행봅니다.

이번이 남한을 겨냥한 단거리 발사체였다면 다음은 주일미군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그 다음은 하와이와 미 본토를 노릴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카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대화 시한은 올해 말까지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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