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강제 공연 시달린 아기 코끼리의 죽음

입력 2019.05.23 (20:34) 수정 2019.05.23 (22: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태국의 한 동물원에서 아기 코끼리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관광객들 앞에서 묘기를 부리고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강제 공연에 시달리다 다리가 부러지고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현장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유석조 특파원, 자세한 내용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20일 태국의 푸켓 동물원에서 '덤보'라는 이름의 3살 된 코끼리가 숨졌습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에 무리하게 동원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무빙 애니멀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덤보'는 하루에 3차례 공연을 하면서 혹사당했습니다.

춤을 추고 재롱을 피우지만 관광객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을 때는 눈을 감고 기운 없이 서 있었고요.

몸은 척추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습니다.

동물단체는 덤보를 보호구역으로 옮겨 달라며 청원을 시작했고 3주 만에 20만 명이 동참했습니다.

태국 축산국은 덤보가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공연에 세우지 말라고 명령했고, 지난달 17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흘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입원 당시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는데요.

소화기관이 감염돼 계속 설사를 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코끼리 공연을 즉시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공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태국·캄보디아에서는 코끼리 관광산업이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야 하는데 이 과정을 ‘파잔’이라고 합니다.

어린 코끼리에게 일종의 고문을 가하는 파잔의 잔인함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어린 코끼리를 사나흘 동안 좁은 우리에 가두고 꼬챙이로 온몸을 찌르는데요.

코끼리가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 공연에 필요한 동작을 훈련하는 겁니다.

실제 공연 중에 조련사들이 날카로운 도구로 코끼리 등을 긁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는데요.

잘못하면 혼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주는 거라고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 서커스가 사라져야 가혹행위도 없어질 거라고 주장합니다.

[앵커]

야생동물과 사람이 공생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해법은 없을까요?

[기자]

네, 치앙마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끼리 구조 활동가였던 한 여성이 2003년 ‘코끼리 자연공원’을 설립했는데요.

이곳에서는 벌목 노동과 서커스로 건강을 잃은 아시아 코끼리 80여 마리를 인수해서 돌보고 있습니다.

[렉/'코끼리 자연공원’ 대표 : "코끼리들이 고통받는 걸 보고, 그들을 대변하기로 했죠. 여기 오는 코끼리 가운데 85%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어요."]

이곳은 코끼리한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만 접근이 가능한데요.

동물은 보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소통하는 대상이라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캐서린/자원봉사자 : "저도 서커스나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를 보고 좋아하며 자랐죠. 지금 돌이켜보면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관광을 했던 거 같아요."]

윤리관광에 대한 여행자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하면서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강제 공연 시달린 아기 코끼리의 죽음
    • 입력 2019-05-23 20:36:20
    • 수정2019-05-23 22:39:43
    글로벌24
[앵커]

최근 태국의 한 동물원에서 아기 코끼리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관광객들 앞에서 묘기를 부리고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강제 공연에 시달리다 다리가 부러지고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현장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유석조 특파원, 자세한 내용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20일 태국의 푸켓 동물원에서 '덤보'라는 이름의 3살 된 코끼리가 숨졌습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에 무리하게 동원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무빙 애니멀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덤보'는 하루에 3차례 공연을 하면서 혹사당했습니다.

춤을 추고 재롱을 피우지만 관광객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을 때는 눈을 감고 기운 없이 서 있었고요.

몸은 척추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습니다.

동물단체는 덤보를 보호구역으로 옮겨 달라며 청원을 시작했고 3주 만에 20만 명이 동참했습니다.

태국 축산국은 덤보가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공연에 세우지 말라고 명령했고, 지난달 17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흘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입원 당시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는데요.

소화기관이 감염돼 계속 설사를 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코끼리 공연을 즉시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공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태국·캄보디아에서는 코끼리 관광산업이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야 하는데 이 과정을 ‘파잔’이라고 합니다.

어린 코끼리에게 일종의 고문을 가하는 파잔의 잔인함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어린 코끼리를 사나흘 동안 좁은 우리에 가두고 꼬챙이로 온몸을 찌르는데요.

코끼리가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 공연에 필요한 동작을 훈련하는 겁니다.

실제 공연 중에 조련사들이 날카로운 도구로 코끼리 등을 긁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는데요.

잘못하면 혼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주는 거라고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 서커스가 사라져야 가혹행위도 없어질 거라고 주장합니다.

[앵커]

야생동물과 사람이 공생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해법은 없을까요?

[기자]

네, 치앙마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끼리 구조 활동가였던 한 여성이 2003년 ‘코끼리 자연공원’을 설립했는데요.

이곳에서는 벌목 노동과 서커스로 건강을 잃은 아시아 코끼리 80여 마리를 인수해서 돌보고 있습니다.

[렉/'코끼리 자연공원’ 대표 : "코끼리들이 고통받는 걸 보고, 그들을 대변하기로 했죠. 여기 오는 코끼리 가운데 85%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어요."]

이곳은 코끼리한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만 접근이 가능한데요.

동물은 보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소통하는 대상이라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캐서린/자원봉사자 : "저도 서커스나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를 보고 좋아하며 자랐죠. 지금 돌이켜보면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관광을 했던 거 같아요."]

윤리관광에 대한 여행자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하면서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