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양돈 농가 상황은?
입력 2019.05.28 (18:06)
수정 2019.05.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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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행히 국내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청정구역이 혹시나 뚫릴까, 국경 검역이 강화됐고 양돈농가를 끊임 없이 관리감독하는 전담반도 활동 중입니다.
실제 농가 등 현장에서는 상황이 어떤지 경제부 박효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양돈농가들을 직접 다녀왔죠?
방역이 잘 되고 있던가요?
[기자]
네, 지난 주에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포천의 양돈농가를 다녀왔습니다.
농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었는데요.
언제든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농장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장 입구에 소독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소독약을 뿌리는데요.
사람 역시 농장에 들어가려면 살균장치에 들어가 소독하고 출입 기록도 남겨야 합니다.
이 농장에는 모두 2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농장주와 직원들은 돼지에게 이상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농가 입장에서는 이 돼지들이 가장 큰 재산이라 방역이 최선의 대책인데, 지금 하고 있는 방역이면 충분합니까?
[기자]
사실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차단 방역'입니다.
앞서 보신대로 농장 안팎을 살피면서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는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된 백신이 없습니다.
농장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박희순/양돈농가주 : "지금 이거는 백신도 개발된 게 없고. 만약에 질병이 발생했다고 하면 걷잡을 수 없는거죠. 구제역 1차 파동 버금간다고 보면 되죠."]
야생 멧돼지를 통해서 감염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주의하라고 하고 있지만, 농가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농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는 거라고요.
정부가 잔반을 먹이는 걸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죠?
[기자]
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염됐는데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차단에 나선 겁니다.
정부가 최근 폐기물관리법 규칙을 일부 개정해 입법 예고했는데요.
농가에서 직접 잔반을 가져다가 돼지에게 먹이는 걸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잔반을 먹으며 자라는 돼지는 11만 마리인데, 우리나라 전체 돼지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잔반을 사료로 만들어 돼지에게 먹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농가가 직접 음식 폐기물을 가져다 끓여먹이는 겁니다.
이걸 못하게 하겠다는 게 법 내용이고요.
다른 하나는 음식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해 소독한 뒤에 농가에서 공급받는 건데, 이건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데요,
잔반을 먹이는 농가도 취재하셨죠?
[기자]
사실 일반 양돈농가도 그렇지만 특히 잔반을 사용하는 농가는 외부 접촉을 많이 꺼리는 편입니다.
농장주를 어렵게 설득해서 현장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시겠습니다.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서울과 포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가져다 돼지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이 잔반은 돼지에게 그대로 주면 안 됩니다.
우선 비닐 같은 불순물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골라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과정이 바로 살균인데요,
80℃에서 30분 이상 반드시 가열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다수 양돈농가들로 구성된 한돈협회는 입장이 다르다면서요?
[기자]
한돈협회는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제조, 운송과정에서도 감염 우려가 있다며 음식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서 만든 것도 돼지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최성현/한돈협회 사무국장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 양돈농가가 6,700여 곳이고 돼지고기 시장이 7조 원에 이르는데 전염 가능성이 있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차단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주장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 가능성이라도 철저히 막자, 잔반을 아예 막다니 과도한 규제 아니냐, 갈등이 한동안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양돈 현장 얘기를 들어봤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궁금한 게 돼지고깃값이 혹시 오르는 거 아닌가, 이런 우려가 아닐까 싶어요.
돼지고기 값이 실제 많이 올랐나요?
[기자]
국내에 유통되는 돼지고깃값도 타격을 입을까 소비자들은 걱정인데요.
다행히 아직은 안심할 만한 수준입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금 올랐지만, 최근 5년 간 평균보다 여전히 낮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역시 냉동 삼겹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0여 원, 평년보다 60여 원 낮습니다.
2월과 3월에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큰 타격은 없는데요,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행히 국내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청정구역이 혹시나 뚫릴까, 국경 검역이 강화됐고 양돈농가를 끊임 없이 관리감독하는 전담반도 활동 중입니다.
실제 농가 등 현장에서는 상황이 어떤지 경제부 박효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양돈농가들을 직접 다녀왔죠?
방역이 잘 되고 있던가요?
[기자]
네, 지난 주에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포천의 양돈농가를 다녀왔습니다.
농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었는데요.
언제든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농장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장 입구에 소독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소독약을 뿌리는데요.
사람 역시 농장에 들어가려면 살균장치에 들어가 소독하고 출입 기록도 남겨야 합니다.
이 농장에는 모두 2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농장주와 직원들은 돼지에게 이상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농가 입장에서는 이 돼지들이 가장 큰 재산이라 방역이 최선의 대책인데, 지금 하고 있는 방역이면 충분합니까?
[기자]
사실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차단 방역'입니다.
앞서 보신대로 농장 안팎을 살피면서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는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된 백신이 없습니다.
농장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박희순/양돈농가주 : "지금 이거는 백신도 개발된 게 없고. 만약에 질병이 발생했다고 하면 걷잡을 수 없는거죠. 구제역 1차 파동 버금간다고 보면 되죠."]
야생 멧돼지를 통해서 감염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주의하라고 하고 있지만, 농가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농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는 거라고요.
정부가 잔반을 먹이는 걸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죠?
[기자]
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염됐는데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차단에 나선 겁니다.
정부가 최근 폐기물관리법 규칙을 일부 개정해 입법 예고했는데요.
농가에서 직접 잔반을 가져다가 돼지에게 먹이는 걸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잔반을 먹으며 자라는 돼지는 11만 마리인데, 우리나라 전체 돼지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잔반을 사료로 만들어 돼지에게 먹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농가가 직접 음식 폐기물을 가져다 끓여먹이는 겁니다.
이걸 못하게 하겠다는 게 법 내용이고요.
다른 하나는 음식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해 소독한 뒤에 농가에서 공급받는 건데, 이건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데요,
잔반을 먹이는 농가도 취재하셨죠?
[기자]
사실 일반 양돈농가도 그렇지만 특히 잔반을 사용하는 농가는 외부 접촉을 많이 꺼리는 편입니다.
농장주를 어렵게 설득해서 현장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시겠습니다.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서울과 포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가져다 돼지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이 잔반은 돼지에게 그대로 주면 안 됩니다.
우선 비닐 같은 불순물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골라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과정이 바로 살균인데요,
80℃에서 30분 이상 반드시 가열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다수 양돈농가들로 구성된 한돈협회는 입장이 다르다면서요?
[기자]
한돈협회는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제조, 운송과정에서도 감염 우려가 있다며 음식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서 만든 것도 돼지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최성현/한돈협회 사무국장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 양돈농가가 6,700여 곳이고 돼지고기 시장이 7조 원에 이르는데 전염 가능성이 있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차단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주장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 가능성이라도 철저히 막자, 잔반을 아예 막다니 과도한 규제 아니냐, 갈등이 한동안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양돈 현장 얘기를 들어봤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궁금한 게 돼지고깃값이 혹시 오르는 거 아닌가, 이런 우려가 아닐까 싶어요.
돼지고기 값이 실제 많이 올랐나요?
[기자]
국내에 유통되는 돼지고깃값도 타격을 입을까 소비자들은 걱정인데요.
다행히 아직은 안심할 만한 수준입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금 올랐지만, 최근 5년 간 평균보다 여전히 낮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역시 냉동 삼겹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0여 원, 평년보다 60여 원 낮습니다.
2월과 3월에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큰 타격은 없는데요,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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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경제]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양돈 농가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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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28 18:13:26
- 수정2019-05-28 1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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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행히 국내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청정구역이 혹시나 뚫릴까, 국경 검역이 강화됐고 양돈농가를 끊임 없이 관리감독하는 전담반도 활동 중입니다.
실제 농가 등 현장에서는 상황이 어떤지 경제부 박효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양돈농가들을 직접 다녀왔죠?
방역이 잘 되고 있던가요?
[기자]
네, 지난 주에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포천의 양돈농가를 다녀왔습니다.
농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었는데요.
언제든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농장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장 입구에 소독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소독약을 뿌리는데요.
사람 역시 농장에 들어가려면 살균장치에 들어가 소독하고 출입 기록도 남겨야 합니다.
이 농장에는 모두 2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농장주와 직원들은 돼지에게 이상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농가 입장에서는 이 돼지들이 가장 큰 재산이라 방역이 최선의 대책인데, 지금 하고 있는 방역이면 충분합니까?
[기자]
사실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차단 방역'입니다.
앞서 보신대로 농장 안팎을 살피면서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는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된 백신이 없습니다.
농장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박희순/양돈농가주 : "지금 이거는 백신도 개발된 게 없고. 만약에 질병이 발생했다고 하면 걷잡을 수 없는거죠. 구제역 1차 파동 버금간다고 보면 되죠."]
야생 멧돼지를 통해서 감염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주의하라고 하고 있지만, 농가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농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는 거라고요.
정부가 잔반을 먹이는 걸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죠?
[기자]
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염됐는데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차단에 나선 겁니다.
정부가 최근 폐기물관리법 규칙을 일부 개정해 입법 예고했는데요.
농가에서 직접 잔반을 가져다가 돼지에게 먹이는 걸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잔반을 먹으며 자라는 돼지는 11만 마리인데, 우리나라 전체 돼지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잔반을 사료로 만들어 돼지에게 먹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농가가 직접 음식 폐기물을 가져다 끓여먹이는 겁니다.
이걸 못하게 하겠다는 게 법 내용이고요.
다른 하나는 음식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해 소독한 뒤에 농가에서 공급받는 건데, 이건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데요,
잔반을 먹이는 농가도 취재하셨죠?
[기자]
사실 일반 양돈농가도 그렇지만 특히 잔반을 사용하는 농가는 외부 접촉을 많이 꺼리는 편입니다.
농장주를 어렵게 설득해서 현장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시겠습니다.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서울과 포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가져다 돼지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이 잔반은 돼지에게 그대로 주면 안 됩니다.
우선 비닐 같은 불순물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골라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과정이 바로 살균인데요,
80℃에서 30분 이상 반드시 가열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다수 양돈농가들로 구성된 한돈협회는 입장이 다르다면서요?
[기자]
한돈협회는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제조, 운송과정에서도 감염 우려가 있다며 음식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서 만든 것도 돼지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최성현/한돈협회 사무국장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 양돈농가가 6,700여 곳이고 돼지고기 시장이 7조 원에 이르는데 전염 가능성이 있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차단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주장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 가능성이라도 철저히 막자, 잔반을 아예 막다니 과도한 규제 아니냐, 갈등이 한동안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양돈 현장 얘기를 들어봤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궁금한 게 돼지고깃값이 혹시 오르는 거 아닌가, 이런 우려가 아닐까 싶어요.
돼지고기 값이 실제 많이 올랐나요?
[기자]
국내에 유통되는 돼지고깃값도 타격을 입을까 소비자들은 걱정인데요.
다행히 아직은 안심할 만한 수준입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금 올랐지만, 최근 5년 간 평균보다 여전히 낮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역시 냉동 삼겹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0여 원, 평년보다 60여 원 낮습니다.
2월과 3월에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큰 타격은 없는데요,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행히 국내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청정구역이 혹시나 뚫릴까, 국경 검역이 강화됐고 양돈농가를 끊임 없이 관리감독하는 전담반도 활동 중입니다.
실제 농가 등 현장에서는 상황이 어떤지 경제부 박효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양돈농가들을 직접 다녀왔죠?
방역이 잘 되고 있던가요?
[기자]
네, 지난 주에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포천의 양돈농가를 다녀왔습니다.
농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었는데요.
언제든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농장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장 입구에 소독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소독약을 뿌리는데요.
사람 역시 농장에 들어가려면 살균장치에 들어가 소독하고 출입 기록도 남겨야 합니다.
이 농장에는 모두 2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농장주와 직원들은 돼지에게 이상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농가 입장에서는 이 돼지들이 가장 큰 재산이라 방역이 최선의 대책인데, 지금 하고 있는 방역이면 충분합니까?
[기자]
사실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차단 방역'입니다.
앞서 보신대로 농장 안팎을 살피면서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는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된 백신이 없습니다.
농장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박희순/양돈농가주 : "지금 이거는 백신도 개발된 게 없고. 만약에 질병이 발생했다고 하면 걷잡을 수 없는거죠. 구제역 1차 파동 버금간다고 보면 되죠."]
야생 멧돼지를 통해서 감염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주의하라고 하고 있지만, 농가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농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는 거라고요.
정부가 잔반을 먹이는 걸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죠?
[기자]
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염됐는데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차단에 나선 겁니다.
정부가 최근 폐기물관리법 규칙을 일부 개정해 입법 예고했는데요.
농가에서 직접 잔반을 가져다가 돼지에게 먹이는 걸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잔반을 먹으며 자라는 돼지는 11만 마리인데, 우리나라 전체 돼지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잔반을 사료로 만들어 돼지에게 먹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농가가 직접 음식 폐기물을 가져다 끓여먹이는 겁니다.
이걸 못하게 하겠다는 게 법 내용이고요.
다른 하나는 음식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해 소독한 뒤에 농가에서 공급받는 건데, 이건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데요,
잔반을 먹이는 농가도 취재하셨죠?
[기자]
사실 일반 양돈농가도 그렇지만 특히 잔반을 사용하는 농가는 외부 접촉을 많이 꺼리는 편입니다.
농장주를 어렵게 설득해서 현장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시겠습니다.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서울과 포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가져다 돼지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이 잔반은 돼지에게 그대로 주면 안 됩니다.
우선 비닐 같은 불순물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골라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과정이 바로 살균인데요,
80℃에서 30분 이상 반드시 가열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다수 양돈농가들로 구성된 한돈협회는 입장이 다르다면서요?
[기자]
한돈협회는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제조, 운송과정에서도 감염 우려가 있다며 음식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서 만든 것도 돼지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얘기 들어보시죠.
[최성현/한돈협회 사무국장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 양돈농가가 6,700여 곳이고 돼지고기 시장이 7조 원에 이르는데 전염 가능성이 있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차단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주장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 가능성이라도 철저히 막자, 잔반을 아예 막다니 과도한 규제 아니냐, 갈등이 한동안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양돈 현장 얘기를 들어봤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궁금한 게 돼지고깃값이 혹시 오르는 거 아닌가, 이런 우려가 아닐까 싶어요.
돼지고기 값이 실제 많이 올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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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직은 안심할 만한 수준입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금 올랐지만, 최근 5년 간 평균보다 여전히 낮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역시 냉동 삼겹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0여 원, 평년보다 60여 원 낮습니다.
2월과 3월에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큰 타격은 없는데요,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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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인 기자 izza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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