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예멘 반군 식량 절도…지원 중단 위기

입력 2019.05.28 (20:34) 수정 2019.05.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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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년째 내전을 치르면서 예멘은 지금 중동의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식량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유엔이 구호지원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반군이 중간에서 구호물자를 가로챈다는 의혹 때문인데요.

김형덕 특파원, 이런 의혹이 사실입니까?

[기자]

지난 20일 CNN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세계식량계획(WFP)은 예멘에서 구호품을 받았다고 서명한 사람들 가운데 60%가 아무것도 받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자/지역주민 : "(반군에서) 예전엔 곡식과 밀가루를 주기도 했는데, 이후에는 누구한테도 주지 않았어요. 우리한테 아무것도 안 줘요."]

구호단체의 내부 문서를 조사했더니 33개 지역에서 구호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그중 20곳은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한 달에 최대 약 1,500만 달러, 우리 돈 180억 원어치 물자를 반군이 가로채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UN이 제대로 감시할 수 없어 배급을 중단한 지역도 있습니다.

[모하메드/세계보건기구 지역 요원 : "아이가 있는 부모들한테는 매달 곡식, 기름 등을 주기도 했는데, 두 달 전에 중단됐어요. 왜 그런지 우린 모르죠. 윗사람들만 알겠죠."]

주민들에게 구호품은 현재 유일한 생존수단인데요.

반군이 중간에서 가로챈다는 의혹에 UN은 지원 자체를 보류하는 상황입니다.

식량과 약품이 없어 주민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유엔이 구호지원을 중단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니 걱정스러운데요.

[기자]

네, 유엔은 인도적 책임 때문에 최대한 지원하는 쪽을 고수했지만, 반군의 절도 행위가 계속된다면 후티 지도부와 협력을 중단하고 원조를 끊겠다고 경고한 겁니다.

세계식량계획이 구호물자를 주민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현재는 후티 반군이 지명한 단체가 물품을 받아서 지역민들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UN 직원이 직접 확인해야 하지만 내전이 계속되고 있어 원칙대로 이행할 수 없습니다.

UN은 공식적으로 예멘에 대한 지원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총'이 아니라 '반군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비즐리/세계식량계획 집행국장 : "우리는 접근권이 없습니다. 장비가 허락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후티 반군이 특정 지역에서 식량 구호품을 다른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올해 목표는 예멘 주민 1,200만 명한테 식량을 지급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커지면서 목표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구호물자의 전용 문제, 바로 잡을 해법이 없겠습니까?

[기자]

네, 생체인식 등록 시스템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UN은 직원들이 예멘 지역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후티 반군은 철저히 막고 있습니다.

[하디/지역주민 : "구호 물품이 가난한 사람, 필요한 사람들한테 전달되지 않아요. 구호지원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좋겠어요."]

끝을 알 수 없는 내전에 전체 인구의 절반이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

하지만 해법은 요원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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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예멘 반군 식량 절도…지원 중단 위기
    • 입력 2019-05-28 20:38:34
    • 수정2019-05-29 19:48:47
    글로벌24
[앵커]

5년째 내전을 치르면서 예멘은 지금 중동의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식량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유엔이 구호지원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반군이 중간에서 구호물자를 가로챈다는 의혹 때문인데요.

김형덕 특파원, 이런 의혹이 사실입니까?

[기자]

지난 20일 CNN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세계식량계획(WFP)은 예멘에서 구호품을 받았다고 서명한 사람들 가운데 60%가 아무것도 받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자/지역주민 : "(반군에서) 예전엔 곡식과 밀가루를 주기도 했는데, 이후에는 누구한테도 주지 않았어요. 우리한테 아무것도 안 줘요."]

구호단체의 내부 문서를 조사했더니 33개 지역에서 구호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그중 20곳은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한 달에 최대 약 1,500만 달러, 우리 돈 180억 원어치 물자를 반군이 가로채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UN이 제대로 감시할 수 없어 배급을 중단한 지역도 있습니다.

[모하메드/세계보건기구 지역 요원 : "아이가 있는 부모들한테는 매달 곡식, 기름 등을 주기도 했는데, 두 달 전에 중단됐어요. 왜 그런지 우린 모르죠. 윗사람들만 알겠죠."]

주민들에게 구호품은 현재 유일한 생존수단인데요.

반군이 중간에서 가로챈다는 의혹에 UN은 지원 자체를 보류하는 상황입니다.

식량과 약품이 없어 주민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유엔이 구호지원을 중단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니 걱정스러운데요.

[기자]

네, 유엔은 인도적 책임 때문에 최대한 지원하는 쪽을 고수했지만, 반군의 절도 행위가 계속된다면 후티 지도부와 협력을 중단하고 원조를 끊겠다고 경고한 겁니다.

세계식량계획이 구호물자를 주민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현재는 후티 반군이 지명한 단체가 물품을 받아서 지역민들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UN 직원이 직접 확인해야 하지만 내전이 계속되고 있어 원칙대로 이행할 수 없습니다.

UN은 공식적으로 예멘에 대한 지원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총'이 아니라 '반군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비즐리/세계식량계획 집행국장 : "우리는 접근권이 없습니다. 장비가 허락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후티 반군이 특정 지역에서 식량 구호품을 다른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올해 목표는 예멘 주민 1,200만 명한테 식량을 지급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커지면서 목표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구호물자의 전용 문제, 바로 잡을 해법이 없겠습니까?

[기자]

네, 생체인식 등록 시스템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UN은 직원들이 예멘 지역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후티 반군은 철저히 막고 있습니다.

[하디/지역주민 : "구호 물품이 가난한 사람, 필요한 사람들한테 전달되지 않아요. 구호지원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좋겠어요."]

끝을 알 수 없는 내전에 전체 인구의 절반이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

하지만 해법은 요원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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