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외교관 “실수로 말해…굴욕 외교 과대포장 상상 못 해”

입력 2019.05.28 (21:03) 수정 2019.05.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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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교 기밀 유출 당사자인 주미대사관 외교관이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밀을 알려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굴욕외교로 과대 포장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류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징계와 형사고발을 앞둔 외교관이 밝힌 외교기밀 유출 경위는 이렇습니다.

워싱턴 시각으로 8일 오전 11시 반쯤 강효상 의원이 전화해 한미 정상의 통화내용을 물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을 지지한다고 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 외교관은 한미 정상의 '통화 요록'을 읽어본 뒤 사실이라고 확인해줬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트럼프가 방한한다는데 가능성이 있겠느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에, "방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처음엔 에둘러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그 판단의 이유가 뭐냐, 참고만 하겠다"면서 근거를 계속 요구했고, 다음 일정에 쫓겨 실수로 기밀 내용을 그대로 말해버렸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도 또 '굴욕 외교'로 포장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줄은 예상도 못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홍석/'기밀 유출' 외교관 변호인 : "실무자로서 너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안타까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려다 보니까 실수를 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더욱이 다른 의도가 있거나 상습적으로 기밀을 유출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추가 유출을 의심받는 '정의용 실장과 미국 볼턴 보좌관 통화 내용'에 대해선 애초에 자신은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황이나 의도가 무엇이었든 결과적으로 기밀을 유출했고, 자신의 실수가 외교부와 동료 외교관들에게 큰 누가 된 만큼 징계는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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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 외교관 “실수로 말해…굴욕 외교 과대포장 상상 못 해”
    • 입력 2019-05-28 21:04:45
    • 수정2019-05-28 2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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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교 기밀 유출 당사자인 주미대사관 외교관이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밀을 알려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굴욕외교로 과대 포장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류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징계와 형사고발을 앞둔 외교관이 밝힌 외교기밀 유출 경위는 이렇습니다.

워싱턴 시각으로 8일 오전 11시 반쯤 강효상 의원이 전화해 한미 정상의 통화내용을 물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을 지지한다고 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 외교관은 한미 정상의 '통화 요록'을 읽어본 뒤 사실이라고 확인해줬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트럼프가 방한한다는데 가능성이 있겠느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에, "방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처음엔 에둘러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그 판단의 이유가 뭐냐, 참고만 하겠다"면서 근거를 계속 요구했고, 다음 일정에 쫓겨 실수로 기밀 내용을 그대로 말해버렸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도 또 '굴욕 외교'로 포장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줄은 예상도 못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홍석/'기밀 유출' 외교관 변호인 : "실무자로서 너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안타까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려다 보니까 실수를 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더욱이 다른 의도가 있거나 상습적으로 기밀을 유출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추가 유출을 의심받는 '정의용 실장과 미국 볼턴 보좌관 통화 내용'에 대해선 애초에 자신은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황이나 의도가 무엇이었든 결과적으로 기밀을 유출했고, 자신의 실수가 외교부와 동료 외교관들에게 큰 누가 된 만큼 징계는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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