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게임 중독은 질병”…WHO 결정 ‘후폭풍’

입력 2019.05.29 (18:07) 수정 2019.05.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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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세계보건기구, WHO가 최근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공식 분류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WHO는 마약이나 도박처럼 게임도 중독되면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게임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WHO 결정을 둘러싼 논쟁, <글로벌 경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주말이었죠.

WHO가 게임 중독을 새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게임 중독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 하위 항목에 포함했습니다.

바뀐 기준은 2022년 1월부터 194개 회원국에 적용되는데요.

각국 보건당국은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안을 마련하게 됩니다.

[앵커]

WHO가 판단한 게임 중독 기준,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건가요?

[답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그만두기 어렵다, 게임이 일상생활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하는 경웁니다.

WHO는 이처럼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에 초점을 뒀는데요.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포즈냑/WHO 정신건강·약물남용 책임자 : "게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다른 일상적인 활동에 방해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앵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했다는 건, 결국 그만큼 게임 중독이 심각하다는 얘길 텐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도 게임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브라질의 한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컸는데요,

경찰이 당시 확보한 총격범들의 노트에는 인터넷 게임의 무기와 전술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실제, 이들은 범행 전 피시방에서 자주 만나 인터넷 게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게임 중독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게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죠.

[답변]

맞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지만,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개인 의지만으로는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포레스트 반즈/인터넷 게임중독자 : "2배속으로 빠르게 해서 봤더니 일주일에 190시간 길이의 유튜브 영상을 봤더라고요."]

미국에서는 현재 이 남성처럼 게임 중독 치료를 위해 상담 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18%가 2, 30대 젊은 성인입니다.

[트레시 마클/디지털미디어치료교육센터 설립자 :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나중에는 직업을 잃고 자기 관리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청소년은 더 심각합니다.

호주에 사는 이 소년은 벌써 2년째 학교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집에서 게임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데, 많게는 14시간이 넘습니다.

[로건/14세 : "(학교는) 재미없어요. (왜요?)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으면 지루하거든요. 그냥 집에 가고 싶었어요. (게임하려고요?) 네."]

청소년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나 대인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게임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질 스웨트만/교육 전문가 : "세포가 죽는다는 건 뇌 활동이 멈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죽은 뇌세포는 다시 자라나거나 재생산할 수 없습니다."]

[앵커]

하지만 게임업계는 이번 WHO의 결정과 배경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죠?

[답변]

네. 게임업계는 이용자의 1~3% 정도만이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인데요.

또한,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할 만한 과학적 근거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임업계는 현재 16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임 또는 게이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WHO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포즈냑/WHO 정신건강·약물남용 책임자 : "게임 활동과 관련된 사람들은 아주 일부죠. 중요한 건, 게임 장애라는 것이 게임 활동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WHO의 이번 결정에, 일각에선 오히려 게임 중독의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각국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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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게임 중독은 질병”…WHO 결정 ‘후폭풍’
    • 입력 2019-05-29 18:15:29
    • 수정2019-05-29 18: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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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세계보건기구, WHO가 최근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공식 분류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WHO는 마약이나 도박처럼 게임도 중독되면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게임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WHO 결정을 둘러싼 논쟁, <글로벌 경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주말이었죠.

WHO가 게임 중독을 새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게임 중독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 하위 항목에 포함했습니다.

바뀐 기준은 2022년 1월부터 194개 회원국에 적용되는데요.

각국 보건당국은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안을 마련하게 됩니다.

[앵커]

WHO가 판단한 게임 중독 기준,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건가요?

[답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그만두기 어렵다, 게임이 일상생활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하는 경웁니다.

WHO는 이처럼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에 초점을 뒀는데요.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포즈냑/WHO 정신건강·약물남용 책임자 : "게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다른 일상적인 활동에 방해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앵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했다는 건, 결국 그만큼 게임 중독이 심각하다는 얘길 텐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도 게임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브라질의 한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컸는데요,

경찰이 당시 확보한 총격범들의 노트에는 인터넷 게임의 무기와 전술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실제, 이들은 범행 전 피시방에서 자주 만나 인터넷 게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게임 중독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게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죠.

[답변]

맞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지만,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개인 의지만으로는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포레스트 반즈/인터넷 게임중독자 : "2배속으로 빠르게 해서 봤더니 일주일에 190시간 길이의 유튜브 영상을 봤더라고요."]

미국에서는 현재 이 남성처럼 게임 중독 치료를 위해 상담 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18%가 2, 30대 젊은 성인입니다.

[트레시 마클/디지털미디어치료교육센터 설립자 :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나중에는 직업을 잃고 자기 관리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청소년은 더 심각합니다.

호주에 사는 이 소년은 벌써 2년째 학교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집에서 게임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데, 많게는 14시간이 넘습니다.

[로건/14세 : "(학교는) 재미없어요. (왜요?)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으면 지루하거든요. 그냥 집에 가고 싶었어요. (게임하려고요?) 네."]

청소년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나 대인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게임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질 스웨트만/교육 전문가 : "세포가 죽는다는 건 뇌 활동이 멈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죽은 뇌세포는 다시 자라나거나 재생산할 수 없습니다."]

[앵커]

하지만 게임업계는 이번 WHO의 결정과 배경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죠?

[답변]

네. 게임업계는 이용자의 1~3% 정도만이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인데요.

또한,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할 만한 과학적 근거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임업계는 현재 16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임 또는 게이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WHO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포즈냑/WHO 정신건강·약물남용 책임자 : "게임 활동과 관련된 사람들은 아주 일부죠. 중요한 건, 게임 장애라는 것이 게임 활동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WHO의 이번 결정에, 일각에선 오히려 게임 중독의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각국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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