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다시 뜬 ‘아기 트럼프’

입력 2019.06.05 (20:37) 수정 2019.06.0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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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하경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리포트]

오늘 준비한 내용은 이 사진이랑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누구랑 좀 닮아 보이시나요?

기저귀를 차고, 휴대 전화를 든 채 화가 난 듯한 모습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말썽장이 아기'로 풍자한 풍선입니다.

자 그럼 오늘의 키워드 보겠습니다.

<다시 뜬 '아기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에 국빈 방문을 했습니다.

작년에도 영국에 '실무 방문'형식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런던 시내엔 이런 아기 트럼프 풍선이 등장했었거든요.

이번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런던 의사당 근처 의회 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오는걸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 시위대가 준비한 풍선입니다.

수천 명이 모인 걸로 추산되는데요.

트위터를 사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또 다른 조형물도 눈에 띄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서 영국에서는 수도 런던뿐 아니라 버밍엄, 옥스퍼드, 에든버러 등등 곳곳에서 이렇게 '반 트럼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반 트럼프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영국 왕실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접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에 도착한 지난 3일 저녁에 버킹엄 궁전에선 여왕 주최 국빈 만찬이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고 하는데요.

영국 왕실에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이 총출동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만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두 나라의 동맹을 강조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위대한 여성" 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모든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의 영원한 우정, 우리의 생명력, 오랜 기간 소중하고 정말로 대단한 여왕 폐하의 통치에 축배를 드립니다."]

[앵커]

영국 왕실의 매력에 트럼프 대통령이 흠뻑 빠진 것 같다, 이런 평가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이번 방문 앞두고 출발 전부터 막말로 시끄러웠잖아요?

[기자]

네, 아까 본 버킹엄 궁에서 열린 만찬에 영국 왕실이 총출동했지만, 정작 미국 출신인 메건 마클 왕자비는 참석을 안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막말이랑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마클 왕자비가 지난 미국 대선 때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 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매체 '더 선'이랑 인터뷰하면서, 마클 왕자비를 두고 "형편없다"고 말한 걸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 이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사디크 칸 런던 시장한테도 출발 전에 막말 트윗을 날렸는데요.

"매우 형편없다, 완전한 실패자" 라고 했습니다.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칸 시장이 한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선 안 된다고 기고문을 썼는데 여기에 발끈 한 겁니다.

막말뿐 아니라, 내정간섭 논란도 있었는데요.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한테는 '훌륭한 총리감'이라고 방문 전에도, 또 메이 총리랑 회동 후에 한 공동 기자회견 때도 말했습니다.

"총리가 되면 매우 잘할 거다" 이렇게 치켜세운 거죠. 막말에,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까지... 영국 내 '반 트럼프'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격입니다.

[앵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메이 총리가 곧 있으면 사퇴할 예정이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왜 굳이 이 시점에 영국에 간 거죠?

[기자]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지금 영국 정치권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우선, 현지 시간으로 7일 메이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방문 행사만 치르고 바로 그만두는 겁니다.

후임 총리 경선으로 어수선한 상황이고, 브렉시트는 어떻게 될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그래서 메이 총리랑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도 딱히 손에 잡히는 성과 없이 끝났는데요.

그럼 왜 만났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끝나고 한 기자회견에 힌트가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 :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날 준비를 함에 따라, 미국은 영국과 놀랄만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데 전념하겠습니다."]

트럼프는 영국 국빈 방문 전부터 '노 딜' 브렉시트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었거든요.

영국이 아무런 준비 없이 EU를 떠나게 되면, 그 공백을 미국이 채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브렉시트 강경파, 존슨 전 장관을 차기 총리로 낙점하는 듯한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영국 입장에서도 EU에 등을 돌리는 마당에 미국과 관계를 다져 둬야 할 필요가 맞아떨어진 만남이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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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다시 뜬 ‘아기 트럼프’
    • 입력 2019-06-05 20:32:57
    • 수정2019-06-05 20:59:22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하경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리포트]

오늘 준비한 내용은 이 사진이랑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누구랑 좀 닮아 보이시나요?

기저귀를 차고, 휴대 전화를 든 채 화가 난 듯한 모습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말썽장이 아기'로 풍자한 풍선입니다.

자 그럼 오늘의 키워드 보겠습니다.

<다시 뜬 '아기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에 국빈 방문을 했습니다.

작년에도 영국에 '실무 방문'형식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런던 시내엔 이런 아기 트럼프 풍선이 등장했었거든요.

이번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런던 의사당 근처 의회 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오는걸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 시위대가 준비한 풍선입니다.

수천 명이 모인 걸로 추산되는데요.

트위터를 사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또 다른 조형물도 눈에 띄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서 영국에서는 수도 런던뿐 아니라 버밍엄, 옥스퍼드, 에든버러 등등 곳곳에서 이렇게 '반 트럼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반 트럼프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영국 왕실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접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에 도착한 지난 3일 저녁에 버킹엄 궁전에선 여왕 주최 국빈 만찬이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고 하는데요.

영국 왕실에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이 총출동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만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두 나라의 동맹을 강조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위대한 여성" 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모든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의 영원한 우정, 우리의 생명력, 오랜 기간 소중하고 정말로 대단한 여왕 폐하의 통치에 축배를 드립니다."]

[앵커]

영국 왕실의 매력에 트럼프 대통령이 흠뻑 빠진 것 같다, 이런 평가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이번 방문 앞두고 출발 전부터 막말로 시끄러웠잖아요?

[기자]

네, 아까 본 버킹엄 궁에서 열린 만찬에 영국 왕실이 총출동했지만, 정작 미국 출신인 메건 마클 왕자비는 참석을 안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막말이랑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마클 왕자비가 지난 미국 대선 때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 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매체 '더 선'이랑 인터뷰하면서, 마클 왕자비를 두고 "형편없다"고 말한 걸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 이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사디크 칸 런던 시장한테도 출발 전에 막말 트윗을 날렸는데요.

"매우 형편없다, 완전한 실패자" 라고 했습니다.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칸 시장이 한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선 안 된다고 기고문을 썼는데 여기에 발끈 한 겁니다.

막말뿐 아니라, 내정간섭 논란도 있었는데요.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한테는 '훌륭한 총리감'이라고 방문 전에도, 또 메이 총리랑 회동 후에 한 공동 기자회견 때도 말했습니다.

"총리가 되면 매우 잘할 거다" 이렇게 치켜세운 거죠. 막말에,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까지... 영국 내 '반 트럼프'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격입니다.

[앵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메이 총리가 곧 있으면 사퇴할 예정이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왜 굳이 이 시점에 영국에 간 거죠?

[기자]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지금 영국 정치권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우선, 현지 시간으로 7일 메이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방문 행사만 치르고 바로 그만두는 겁니다.

후임 총리 경선으로 어수선한 상황이고, 브렉시트는 어떻게 될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그래서 메이 총리랑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도 딱히 손에 잡히는 성과 없이 끝났는데요.

그럼 왜 만났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끝나고 한 기자회견에 힌트가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 :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날 준비를 함에 따라, 미국은 영국과 놀랄만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데 전념하겠습니다."]

트럼프는 영국 국빈 방문 전부터 '노 딜' 브렉시트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었거든요.

영국이 아무런 준비 없이 EU를 떠나게 되면, 그 공백을 미국이 채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브렉시트 강경파, 존슨 전 장관을 차기 총리로 낙점하는 듯한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영국 입장에서도 EU에 등을 돌리는 마당에 미국과 관계를 다져 둬야 할 필요가 맞아떨어진 만남이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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