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줬으니 비례대표 달라”?…이상한 ‘공생관계’

입력 2019.06.07 (08:20) 수정 2019.06.0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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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요즘, 국회가 멈춰서면서 각 지역에선 사실상 총선 분위기란 말까지 나오는데요.

비례대표 역시 마찬가집니다.

각종 직능단체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회원들의 표를 밑천 삼아 악어와 악어새처럼 정당과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최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듣는 민주당 현장 간담회.

회원수 40만 명인 외식업 중앙회를 찾았습니다.

회의가 시작하자 마자 중앙회장이 황당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제갈창균/외식업중앙회 회장 : "내년(총선) 비례대표는 당연히 우리 이해찬 충남 출신 대표님께서 한자리를 주셔야 합니다."]

지난 대선 때 당원 20만 명을 모아줬다고 말합니다.

[제갈창균/외식업중앙회 회장 :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서 우리는 지지 성명한 바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 당에서 결코 버림받을 수 없습니다."]

그 뒤 이해찬 대표가 선을 그었지만,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29일 : "매우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야당은 뒷거래라며 비판했습니다.

[조경태/자유한국당 최고위원/지난달 30일 : "지금 대한민국의 비례대표는 이런 식의 매관매직의 대상으로..."]

하지만 공방 당일 외식업중앙회 총회.

언제 그랬냐는 듯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정세균/전 국회의장 : "제갈창균 회장님도 상을 받아야 할 정도로 동분서주 열심히 뛰고 있다."]

[나경원/한국당 원내대표 : "외식업중앙회하고 굉장히 친하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한미용사회 경기지회,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 33개 지부에서 수십 명씩 한국당 당원 가입을 했습니다.

[미용사회 경기지회 회원/음성변조 : "비례대표 받는데 힘을 보태야 된다고 해서 한 거였고요. 위에서 (당원 가입을) 하라고 하니까 '해야하나 보다' 해 가지고 한 거죠."]

결국 지회장은 상위순번으로 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습니다.

[한OO/경기도의원/미용사회 경기지회 회장 : "비례를 나가는 사람으로서 그건 도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당원 한 명도 없이 어떻게 제가 비례를 넣겠어요."]

20대 국회 비례대표 중 직능단체 출신은 11명, 선거법 개정으로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직능단체 출신도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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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원 줬으니 비례대표 달라”?…이상한 ‘공생관계’
    • 입력 2019-06-07 08:23:06
    • 수정2019-06-07 08: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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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요즘, 국회가 멈춰서면서 각 지역에선 사실상 총선 분위기란 말까지 나오는데요.

비례대표 역시 마찬가집니다.

각종 직능단체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회원들의 표를 밑천 삼아 악어와 악어새처럼 정당과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최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듣는 민주당 현장 간담회.

회원수 40만 명인 외식업 중앙회를 찾았습니다.

회의가 시작하자 마자 중앙회장이 황당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제갈창균/외식업중앙회 회장 : "내년(총선) 비례대표는 당연히 우리 이해찬 충남 출신 대표님께서 한자리를 주셔야 합니다."]

지난 대선 때 당원 20만 명을 모아줬다고 말합니다.

[제갈창균/외식업중앙회 회장 :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서 우리는 지지 성명한 바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 당에서 결코 버림받을 수 없습니다."]

그 뒤 이해찬 대표가 선을 그었지만,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29일 : "매우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야당은 뒷거래라며 비판했습니다.

[조경태/자유한국당 최고위원/지난달 30일 : "지금 대한민국의 비례대표는 이런 식의 매관매직의 대상으로..."]

하지만 공방 당일 외식업중앙회 총회.

언제 그랬냐는 듯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정세균/전 국회의장 : "제갈창균 회장님도 상을 받아야 할 정도로 동분서주 열심히 뛰고 있다."]

[나경원/한국당 원내대표 : "외식업중앙회하고 굉장히 친하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한미용사회 경기지회,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 33개 지부에서 수십 명씩 한국당 당원 가입을 했습니다.

[미용사회 경기지회 회원/음성변조 : "비례대표 받는데 힘을 보태야 된다고 해서 한 거였고요. 위에서 (당원 가입을) 하라고 하니까 '해야하나 보다' 해 가지고 한 거죠."]

결국 지회장은 상위순번으로 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습니다.

[한OO/경기도의원/미용사회 경기지회 회장 : "비례를 나가는 사람으로서 그건 도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당원 한 명도 없이 어떻게 제가 비례를 넣겠어요."]

20대 국회 비례대표 중 직능단체 출신은 11명, 선거법 개정으로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직능단체 출신도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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