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우산 혁명’ 그 후

입력 2019.06.10 (20:39) 수정 2019.06.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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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이하경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오늘은 지난 주말에 홍콩에서 있었던 대규모 시위 관련된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볼까요?

오늘의 키워드는 <'우산 혁명' 그 후>입니다.

지난 일요일에 홍콩 도심에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경찰 추산 24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홍콩 인구가 7백만 명 조금 넘으니까, 주최 측 추산대로라면, 홍콩 사람들 7명 중 한 명은 이 시위에 참여 했다는 겁니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는 시위대로 보시는 것처럼, 홍콩 도심이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젊은 층, 특히 어린아이들 손잡고 나온 가족들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낮부터 시작된 시위는 오늘 새벽까지도 이어졌는데요.

밤에는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를 벌이면서,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휴일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 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때문입니다.

지금 홍콩은 중국이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중국'으로 넘기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습니다.

타이완, 마카오랑도 안 돼 있는데 지난해에 한 홍콩인이 타이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홍콩으로 도피했는데, 이 조약이 체결 안 돼 있어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거든요.

홍콩 정부는 이참에 중국까지 묶어서 '범죄인 인도 법안' 입법을 추진하겠단 겁니다.

여기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제 거리를 가득 메운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홍콩이 범죄 저지른 사람들 도피처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 반대하는 건 이유가 있어서겠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정말 걱정하는 건, 이 법이 중국 정부에 악용될 수 있단 겁니다.

중국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홍콩 독립 관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단 거죠.

그러니까, 홍콩의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드는 법안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브루스 루이/시위 참가자 :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이른바 '독재'를 하고, 중국이 적대시하는 사람들을 잡아가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홍콩 내에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반감이 시위대를 움직였단 얘긴가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위 보시면서, 2014년에 홍콩에서 있었던 '우산 혁명' 당시 모습, 떠올린 분들도 계실 겁니다.

홍콩 행정장관을 중국 공산당 정부가 추천한 인사들 중에서 뽑도록 한 데 시민들이 반발 하면서, 무려 석 달 가까이 시위가 이어졌는데요.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여파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산 혁명 이끌었던 지도부에겐 지난 4월에 결국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공공소란죄'명목이었고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책 팔던 서점 운영자가 어느날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중국에 강제 연행되서 한참을 구금 됐다가 풀려난 일도 있었습니다.

또, 중국 국가 노랫말을 풍자하거나, 비꼬아서 부르면 실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도 추진됐습니다.

홍콩 사람들 입장에선 중국 공산당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자꾸 엄습해오는 느낌, 지울 수 없겠죠?

또, 반환 이후에 중국인, 중국 자본이 홍콩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일자리도 뺏기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크거든요.

홍콩의 '반중국 정서'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거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어떤 반응 보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기자]

네, 일단 중국은 관영 매체들 동원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관영 매체 '차이나 데일리' 사설을 보면요.

"외국 세력이 홍콩에 혼란을 일으켜 중국을 해치려 한다", "자신들의 전략을 밀어붙일 기회를 포착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썼습니다.

반면에 미국, 영국, 캐나다는 이번 사태에대해서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특히, 미국은 '범죄인 인도' 허용하는 법안에 우려를 표시하는 국무부 명의의 성명까지 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홍콩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라는 특별한 지위를 위협하는 것"이란 겁니다.

자, 이번 시위는 홍콩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 고민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예정대로, 이번 주 수요일에 법안을 의회 심의에 붙이겠다는 겁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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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우산 혁명’ 그 후
    • 입력 2019-06-10 20:42:29
    • 수정2019-06-10 21: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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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이하경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오늘은 지난 주말에 홍콩에서 있었던 대규모 시위 관련된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볼까요?

오늘의 키워드는 <'우산 혁명' 그 후>입니다.

지난 일요일에 홍콩 도심에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경찰 추산 24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홍콩 인구가 7백만 명 조금 넘으니까, 주최 측 추산대로라면, 홍콩 사람들 7명 중 한 명은 이 시위에 참여 했다는 겁니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는 시위대로 보시는 것처럼, 홍콩 도심이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젊은 층, 특히 어린아이들 손잡고 나온 가족들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낮부터 시작된 시위는 오늘 새벽까지도 이어졌는데요.

밤에는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를 벌이면서,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휴일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 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때문입니다.

지금 홍콩은 중국이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중국'으로 넘기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습니다.

타이완, 마카오랑도 안 돼 있는데 지난해에 한 홍콩인이 타이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홍콩으로 도피했는데, 이 조약이 체결 안 돼 있어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거든요.

홍콩 정부는 이참에 중국까지 묶어서 '범죄인 인도 법안' 입법을 추진하겠단 겁니다.

여기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제 거리를 가득 메운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홍콩이 범죄 저지른 사람들 도피처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 반대하는 건 이유가 있어서겠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정말 걱정하는 건, 이 법이 중국 정부에 악용될 수 있단 겁니다.

중국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홍콩 독립 관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단 거죠.

그러니까, 홍콩의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드는 법안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브루스 루이/시위 참가자 :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이른바 '독재'를 하고, 중국이 적대시하는 사람들을 잡아가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홍콩 내에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반감이 시위대를 움직였단 얘긴가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위 보시면서, 2014년에 홍콩에서 있었던 '우산 혁명' 당시 모습, 떠올린 분들도 계실 겁니다.

홍콩 행정장관을 중국 공산당 정부가 추천한 인사들 중에서 뽑도록 한 데 시민들이 반발 하면서, 무려 석 달 가까이 시위가 이어졌는데요.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여파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산 혁명 이끌었던 지도부에겐 지난 4월에 결국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공공소란죄'명목이었고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책 팔던 서점 운영자가 어느날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중국에 강제 연행되서 한참을 구금 됐다가 풀려난 일도 있었습니다.

또, 중국 국가 노랫말을 풍자하거나, 비꼬아서 부르면 실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도 추진됐습니다.

홍콩 사람들 입장에선 중국 공산당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자꾸 엄습해오는 느낌, 지울 수 없겠죠?

또, 반환 이후에 중국인, 중국 자본이 홍콩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일자리도 뺏기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크거든요.

홍콩의 '반중국 정서'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거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어떤 반응 보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기자]

네, 일단 중국은 관영 매체들 동원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관영 매체 '차이나 데일리' 사설을 보면요.

"외국 세력이 홍콩에 혼란을 일으켜 중국을 해치려 한다", "자신들의 전략을 밀어붙일 기회를 포착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썼습니다.

반면에 미국, 영국, 캐나다는 이번 사태에대해서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특히, 미국은 '범죄인 인도' 허용하는 법안에 우려를 표시하는 국무부 명의의 성명까지 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홍콩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라는 특별한 지위를 위협하는 것"이란 겁니다.

자, 이번 시위는 홍콩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 고민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예정대로, 이번 주 수요일에 법안을 의회 심의에 붙이겠다는 겁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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