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일본 고령자 운전 사고…해법은?

입력 2019.06.10 (20:35) 수정 2019.06.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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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 대국 일본에서 고령자 운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형사고가 속출하면서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지만 운전자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본 사회의 고민이 깊은데요.

이승철 특파원! 고령자 운전사고 소식이 계속 들립니다.

최근에도 큰 사고가 있었죠?

[기자]

네, 지난 4일 후쿠오카 시의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역주행하다가 차량 5대와 충돌했습니다.

운전자는 81세 남성이었는데요.

같이 탔던 아내를 포함해 2명이 숨지고 보행자 등 7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 목격자 :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달려와서 급하게 핸들을 꺾었죠. 사이드 미러가 부딪쳤는데도 속도를 안 줄이고 그대로 돌진했어요."]

전날인 3일에도 오사카 시에서 80세 남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운전자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사고를 낸 87세 운전자는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거동조차 힘든 모습으로 경찰에 출석해 일본 사회를 경악하게 했는데요.

사고 당시 시속 100km로 달리다 건널목을 덮쳐 모녀 2명이 숨졌습니다.

[희생자 유족 :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하지 않는 선택을 해 주세요. 주변 분들도 (고령 운전자에게) 그렇게 권해 주세요."]

[앵커]

이렇게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일본 정부는 2017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는 인지 검사를 해서 치매라고 판단되면 면허를 취소합니다.

65세 이상 운전자에게 스스로 면허를 내놓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강제로 운전을 제한할 방법은 없습니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 42만 명이 면허를 반납했습니다만, 80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1명은 여전히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교도통신 설문 결과, 8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58.7%가 '거의 매일 운전한다'고 답했습니다.

면허 반납을 망설이는 이유는 비상시 이동수단이 없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70세 운전자 : "아직 괜찮지 않을까. 교외라든지 고속도로는 괜찮지.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일본 경찰청 발표로는 지난해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사고는 460건.

전체 교통사고의 14.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운전면허 자진반납만 유도할 게 아니라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한데요?

[기자]

네, 고령 운전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우선은 고령자들의 이동수단을 보장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돗토리 현에서는 지난해부터 면허를 반납한 70세 이상 고령자는 버스요금을 대폭 할인받습니다.

6개월 정기권이 우리 돈으로 약 28만 원인데 11,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선을 거두고 이들을 보호할 안전운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비해 오발진 방지 시스템, 충돌 우려 시 경보장치 등 실제 안전장치 구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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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0 20:38:53
    • 수정2019-06-10 21:00:58
    글로벌24
[앵커]

노인 대국 일본에서 고령자 운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형사고가 속출하면서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지만 운전자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본 사회의 고민이 깊은데요.

이승철 특파원! 고령자 운전사고 소식이 계속 들립니다.

최근에도 큰 사고가 있었죠?

[기자]

네, 지난 4일 후쿠오카 시의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역주행하다가 차량 5대와 충돌했습니다.

운전자는 81세 남성이었는데요.

같이 탔던 아내를 포함해 2명이 숨지고 보행자 등 7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 목격자 :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달려와서 급하게 핸들을 꺾었죠. 사이드 미러가 부딪쳤는데도 속도를 안 줄이고 그대로 돌진했어요."]

전날인 3일에도 오사카 시에서 80세 남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운전자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사고를 낸 87세 운전자는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거동조차 힘든 모습으로 경찰에 출석해 일본 사회를 경악하게 했는데요.

사고 당시 시속 100km로 달리다 건널목을 덮쳐 모녀 2명이 숨졌습니다.

[희생자 유족 :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하지 않는 선택을 해 주세요. 주변 분들도 (고령 운전자에게) 그렇게 권해 주세요."]

[앵커]

이렇게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일본 정부는 2017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는 인지 검사를 해서 치매라고 판단되면 면허를 취소합니다.

65세 이상 운전자에게 스스로 면허를 내놓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강제로 운전을 제한할 방법은 없습니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 42만 명이 면허를 반납했습니다만, 80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1명은 여전히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교도통신 설문 결과, 8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58.7%가 '거의 매일 운전한다'고 답했습니다.

면허 반납을 망설이는 이유는 비상시 이동수단이 없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70세 운전자 : "아직 괜찮지 않을까. 교외라든지 고속도로는 괜찮지.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일본 경찰청 발표로는 지난해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사고는 460건.

전체 교통사고의 14.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운전면허 자진반납만 유도할 게 아니라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한데요?

[기자]

네, 고령 운전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우선은 고령자들의 이동수단을 보장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돗토리 현에서는 지난해부터 면허를 반납한 70세 이상 고령자는 버스요금을 대폭 할인받습니다.

6개월 정기권이 우리 돈으로 약 28만 원인데 11,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선을 거두고 이들을 보호할 안전운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비해 오발진 방지 시스템, 충돌 우려 시 경보장치 등 실제 안전장치 구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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