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보잉 737맥스 운항 중단…세계 항공업계 타격

입력 2019.07.31 (18:07) 수정 2019.07.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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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 전해주시죠.

[답변]

오늘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보잉은 지금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그리고 3월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난 여객기 추락 사고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사고 기종이었던 '737 맥스 8' 운항 재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데, 이로 인한 여파가 항공업계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잉이 1916년 창립 이래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약 30억 달러, 3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습니다.

매출 또한 급감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한 157억 달러, 18조 5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항공기 인도 물량 분도 부진했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총 90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는데, 이는 54%나 떨어진 수준입니다.

특히, 737 맥스 기종은 단 24대에 그쳤습니다.

[앵커]

보잉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데요,

그동안 737 맥스 기종을 운영했던 항공사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737 맥스 운항 금지 조치가 4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항공사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그중 하납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뉴저지에 있는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모든 인력을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뉴저지와 다른 도시들을 오가던 여객기 34대 대부분이 737 맥스 기종이라, 더는 운영이 힘들어진 탓입니다.

[벤 무차버그/저널리스트 : "맥스 운항 중단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더 불확실해졌습니다. 항공사들은 앞다퉈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가 항공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을 오가는 플라이두바이는 3월 이후 전체 항공편의 17%가 취소됐고, 오만항공은 최근까지 8백 편이 넘는 비행을 취소했습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경우, 올 2분기 영업 이익이 21%나 줄었습니다.

[앵커]

보잉 그리고 각 항공사는 미연방항공청(FAA)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 언제쯤 운항이 재개될까요?

[답변]

미연방항공청은 737 맥스 기종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은 일단 11월 초까지는 운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잉은 올해 연말까지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737 맥스 생산 규모를 더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관련 부품 업체들의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겠죠.

보잉의 미국 내 협력 업체만 해도 만 3천여 곳.

수십만 개 일자리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랜디 코만/미 렌톤시의회 관계자 : "이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일자리가 바로 보잉 또는 보잉 관련 업체들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그 여파가 우려됩니다."]

737 맥스 엔진 공급사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2분기 기준 3천5백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란 전망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나온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부진한 모습인데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의 민간 항공기 수출은 지난해 대비 12% 감소했습니다.

[앵커]

만약 737 맥스 운항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죠.

보잉사가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답변]

보잉 측은 현재 문제가 된 비행 통제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하지만 정말 믿고 타도 되는 건지, 안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추락 사고 여파로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반사 이익은 경쟁 회사인 '에어버스'가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저가 항공사도 737 맥스 주문을 취소하고 에어버스의 A320 네오 기종 30대를 사기로 했습니다.

[크리스찬 쉬어러/에어버스 최고커머셜책임자/지난 6월 : "에어버스는 새로운 사업의 장을 열어줄 것입니다. 비용은 저렴하고 가방을 운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보잉은 줄곧 지켜온 '세계 1위 항공기 제조 업체'라는 자리마저도 에어버스에 넘겨줄 위깁니다.

보잉이 올해 상반기에 수주한 항공기는 모두 239대.

반면 에어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389대를 판매했습니다.

[앵커]

보잉은 사실 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터리 결함으로 787 드림라이너 운항이 중단됐었는데요.

[답변]

네. 보잉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그 중심에는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잉에서 30년 넘게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 남성은 사측으로부터 끊임없이 비용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사측이 생산 속도를 올리는 데 급급해, 안전을 등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담 딕슨/전 보잉 엔지니어 : "비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항공기 관련 비용 절감을 위해 일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기종인 737 맥스 8이 이름을 바꿔 제작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5일, 보잉 항공기를 추적하는 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한쪽 사진에는 '737 MAX'라고 쓰여 있지만, 다른 사진에는 '737-8200'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이언에어는 현재 737 맥스 기종 135대를 주문한 상탭니다.

보잉 측은 737-8200이 맥스 기종 대체재인지 아닌지는 입장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전직 직원의 폭로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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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보잉 737맥스 운항 중단…세계 항공업계 타격
    • 입력 2019-07-31 18:14:03
    • 수정2019-07-31 18:36:12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 전해주시죠.

[답변]

오늘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보잉은 지금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그리고 3월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난 여객기 추락 사고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죠.

사고 기종이었던 '737 맥스 8' 운항 재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데, 이로 인한 여파가 항공업계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잉이 1916년 창립 이래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약 30억 달러, 3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습니다.

매출 또한 급감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한 157억 달러, 18조 5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항공기 인도 물량 분도 부진했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총 90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는데, 이는 54%나 떨어진 수준입니다.

특히, 737 맥스 기종은 단 24대에 그쳤습니다.

[앵커]

보잉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데요,

그동안 737 맥스 기종을 운영했던 항공사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737 맥스 운항 금지 조치가 4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항공사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그중 하납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뉴저지에 있는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모든 인력을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뉴저지와 다른 도시들을 오가던 여객기 34대 대부분이 737 맥스 기종이라, 더는 운영이 힘들어진 탓입니다.

[벤 무차버그/저널리스트 : "맥스 운항 중단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더 불확실해졌습니다. 항공사들은 앞다퉈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가 항공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을 오가는 플라이두바이는 3월 이후 전체 항공편의 17%가 취소됐고, 오만항공은 최근까지 8백 편이 넘는 비행을 취소했습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경우, 올 2분기 영업 이익이 21%나 줄었습니다.

[앵커]

보잉 그리고 각 항공사는 미연방항공청(FAA)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 언제쯤 운항이 재개될까요?

[답변]

미연방항공청은 737 맥스 기종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은 일단 11월 초까지는 운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잉은 올해 연말까지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737 맥스 생산 규모를 더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관련 부품 업체들의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겠죠.

보잉의 미국 내 협력 업체만 해도 만 3천여 곳.

수십만 개 일자리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랜디 코만/미 렌톤시의회 관계자 : "이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일자리가 바로 보잉 또는 보잉 관련 업체들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그 여파가 우려됩니다."]

737 맥스 엔진 공급사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2분기 기준 3천5백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란 전망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나온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부진한 모습인데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의 민간 항공기 수출은 지난해 대비 12% 감소했습니다.

[앵커]

만약 737 맥스 운항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죠.

보잉사가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답변]

보잉 측은 현재 문제가 된 비행 통제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하지만 정말 믿고 타도 되는 건지, 안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추락 사고 여파로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반사 이익은 경쟁 회사인 '에어버스'가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저가 항공사도 737 맥스 주문을 취소하고 에어버스의 A320 네오 기종 30대를 사기로 했습니다.

[크리스찬 쉬어러/에어버스 최고커머셜책임자/지난 6월 : "에어버스는 새로운 사업의 장을 열어줄 것입니다. 비용은 저렴하고 가방을 운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보잉은 줄곧 지켜온 '세계 1위 항공기 제조 업체'라는 자리마저도 에어버스에 넘겨줄 위깁니다.

보잉이 올해 상반기에 수주한 항공기는 모두 239대.

반면 에어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389대를 판매했습니다.

[앵커]

보잉은 사실 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터리 결함으로 787 드림라이너 운항이 중단됐었는데요.

[답변]

네. 보잉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그 중심에는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잉에서 30년 넘게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 남성은 사측으로부터 끊임없이 비용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사측이 생산 속도를 올리는 데 급급해, 안전을 등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담 딕슨/전 보잉 엔지니어 : "비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항공기 관련 비용 절감을 위해 일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기종인 737 맥스 8이 이름을 바꿔 제작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5일, 보잉 항공기를 추적하는 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한쪽 사진에는 '737 MAX'라고 쓰여 있지만, 다른 사진에는 '737-8200'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이언에어는 현재 737 맥스 기종 135대를 주문한 상탭니다.

보잉 측은 737-8200이 맥스 기종 대체재인지 아닌지는 입장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전직 직원의 폭로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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