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잇단 기차역 ‘묻지마 범죄’…독일 사회 긴장

입력 2019.08.01 (20:37) 수정 2019.08.0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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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 기차역에서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에 이어 29일에도 기차역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떠밀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유광석 특파원! 먼저, 지난달 29일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자세한 내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7월 29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갑자기 한 남성이 8살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를 철로 쪽으로 밀었습니다.

어머니는 겨우 목숨을 구했지만 소년은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지금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는 꽃과 인형, 촛불이 가득 놓여 있습니다.

역을 오가는 수많은 시민들이 8살 소년의 안타까운 희생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요하킴/독일 시민 : "너무 놀랐어요. 저는 아이가 없지만 이런 소식을 듣는다는 건..."]

[마가렛/독일 시민 : "저도 자식이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 어머니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요."]

사건 목격자들 말로는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 의도적으로 모자를 밀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여성도 떠밀렸지만 이 여성은 겨우 방어했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는데요.

피해자인 소년과 그의 어머니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앵커]

이른바 ‘묻지 마’ 범죄인데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독일 경찰은 이 남성을 체포해서 조사 중인데요.

마흔 살의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국적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술이나 약물에 취한 건 아니어서 정신 질환 여부도 검사 중입니다.

[나드야 니젠/프랑크푸르트 검사 : "현재로선 용의자가 술이나 마약의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 남성은 2006년 스위스에 불법 입국했고 난민 신분으로 살았는데 최근 살해 협박, 폭력 혐의로 경찰 수배 중이었습니다.

독일 검찰은 이번‘묻지 마'식 테러에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예정인데요.

문제는, 지난달 20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겁니다.

서부 푀어데 지역 기차역에서 한 남성이 30대 여성을 밀어 숨지게 했는데요.

용의자는 28살 코소보 출신이었고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열흘 사이 두 차례나 특별한 이유 없는 기차역 범죄가 발생하면서 독일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앵커]

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민자 혐오 정서가 퍼질까 봐 염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두 사건 모두 용의자가 외국인이어서 난민 혐오로 번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독일 사회에서는 기차역 안전을 강화하라는 요청과 함께 난민 유입을 통제해 달라는 요청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극우파 정치인들은 가해자가 외국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난민 이슈를 부각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이렇게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티나/독일 시민 : "이번 사건이 외국인 혐오증을 일으키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독일 정부는 안전대책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제호퍼 내무장관은 여름휴가를 중단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제호퍼/독일 내무장관 :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인적, 기술적 증진방안을 전문가와 논의해야 합니다."]

당국은 역내에 CCTV와 경찰을 더 배치하고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묻지 마’ 테러 같은 의도적 범행은 예방조치에 한계가 있고, 독일의 역과 정류장도 5천 6백 개나 돼서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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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잇단 기차역 ‘묻지마 범죄’…독일 사회 긴장
    • 입력 2019-08-01 20:44:42
    • 수정2019-08-01 21: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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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 기차역에서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에 이어 29일에도 기차역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떠밀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유광석 특파원! 먼저, 지난달 29일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자세한 내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7월 29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갑자기 한 남성이 8살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를 철로 쪽으로 밀었습니다.

어머니는 겨우 목숨을 구했지만 소년은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지금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는 꽃과 인형, 촛불이 가득 놓여 있습니다.

역을 오가는 수많은 시민들이 8살 소년의 안타까운 희생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요하킴/독일 시민 : "너무 놀랐어요. 저는 아이가 없지만 이런 소식을 듣는다는 건..."]

[마가렛/독일 시민 : "저도 자식이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 어머니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요."]

사건 목격자들 말로는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 의도적으로 모자를 밀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여성도 떠밀렸지만 이 여성은 겨우 방어했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는데요.

피해자인 소년과 그의 어머니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앵커]

이른바 ‘묻지 마’ 범죄인데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독일 경찰은 이 남성을 체포해서 조사 중인데요.

마흔 살의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국적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술이나 약물에 취한 건 아니어서 정신 질환 여부도 검사 중입니다.

[나드야 니젠/프랑크푸르트 검사 : "현재로선 용의자가 술이나 마약의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 남성은 2006년 스위스에 불법 입국했고 난민 신분으로 살았는데 최근 살해 협박, 폭력 혐의로 경찰 수배 중이었습니다.

독일 검찰은 이번‘묻지 마'식 테러에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예정인데요.

문제는, 지난달 20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겁니다.

서부 푀어데 지역 기차역에서 한 남성이 30대 여성을 밀어 숨지게 했는데요.

용의자는 28살 코소보 출신이었고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열흘 사이 두 차례나 특별한 이유 없는 기차역 범죄가 발생하면서 독일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앵커]

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민자 혐오 정서가 퍼질까 봐 염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두 사건 모두 용의자가 외국인이어서 난민 혐오로 번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독일 사회에서는 기차역 안전을 강화하라는 요청과 함께 난민 유입을 통제해 달라는 요청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극우파 정치인들은 가해자가 외국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난민 이슈를 부각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이렇게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티나/독일 시민 : "이번 사건이 외국인 혐오증을 일으키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독일 정부는 안전대책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제호퍼 내무장관은 여름휴가를 중단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제호퍼/독일 내무장관 :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인적, 기술적 증진방안을 전문가와 논의해야 합니다."]

당국은 역내에 CCTV와 경찰을 더 배치하고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묻지 마’ 테러 같은 의도적 범행은 예방조치에 한계가 있고, 독일의 역과 정류장도 5천 6백 개나 돼서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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