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치타 ‘멸종 위기’…밀렵 부추기는 중동 부호들

입력 2019.09.09 (20:39) 수정 2019.09.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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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렵한 몸으로 초원을 질주하는 모습이 근사한 야생동물 치타입니다.

그런데, 지구에서 가장 빠른 육상동물로 알려진 치타가 아주 빠른 속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밀렵과 불법 거래가 멸종위기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 아프리카 치타가 중동국가로 불법 거래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중동 지역에서 치타가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면서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아랍의 부호들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치타를 불법으로 사들이면서 멸종위기까지 부추긴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SNS 등에서 고급 자동차 운전석에 치타를 앉힌 모습, 또, 반려견처럼 목줄을 묶은 치타 사진을 볼 수 있는데요.

애완동물처럼 치타를 소유한 모습을 공유하면서 부를 과시하는 겁니다.

중동 국가에서도 야생동물을 밀거래하거나 개인이 소유하는 건 불법입니다.

하지만,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서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치타 온라인 판매상 : "암컷이든 수컷이든 원하는 대로 맞춰드릴 수 있어요. 치타는 80마리 넘게 확보돼 있어요."]

국제 비영리단체인 ‘치타보존기금’이 확인한 바로는 주로 생후 2~3개월 된 새끼 치타가 우리 돈 8백만 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랍 부호들이 아프리카 치타의 멸종위기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건데요.

밀렵, 밀매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입니까?

[기자]

네, 지금 전 세계에 치타는 7천5백 마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10년 안에 지구에서 치타는 완전히 사라질 거라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치타는 국제 멸종위기종(CITES) 1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밀렵과 밀매를 서둘러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입니다.

새끼 치타를 사냥하는 방법도 상당히 잔인한데요.

밀렵꾼들은 어미가 없는 틈에 새끼를 훔치거나 아예 어미를 죽이고 새끼들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포획된 새끼 치타들은 좁은 나무상자에 갇혀 바다 건너 중동 국가로 팔려나가는데요.

이송 과정에서 4분의 3가량은 죽고 운 좋게 살아남은 새끼 치타도 채 1~2년을 버티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미와 일찍 떨어지면서 생존기술을 배우지 못한 탓입니다.

중동 부호들은 치타를 애완동물처럼 키우고 싶어 하지만 치타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제한된 주거공간에서 스트레스성 질병까지 얻게 됩니다.

[로리 마커/치타보존기금 설립자 : "치타는 야생에서 살아야 합니다. 애완동물처럼 소유하려는 욕심에 치타가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앵커]

이런 상황에서도 치타 밀렵과 불법 거래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아프리카 국가의 빈곤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치타 거래는 불법이지만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생계가 곤궁한 아프리카 사냥꾼들이 중동 부호들을 상대로 한 거래를 끊지 못한다는 겁니다.

특히 밀매가 성행하는 곳은 동아프리카의 ‘소말릴란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1년 소말리아에서 독립했지만 국제사회가 아직 인정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이고 경제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국경단속이 허술한 것을 틈타서 해마다 새끼 치타 3백여 마리가 중동으로 팔려나가는데요.

국제사회의 단속이 느슨한 사각지대에서 치타 밀거래가 성행하는 겁니다.

치타보존기금은 불법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아랍 부호들의 수요부터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중동국가의 정부와 왕가가 나서서 치타 밀매를 엄격히 금지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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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치타 ‘멸종 위기’…밀렵 부추기는 중동 부호들
    • 입력 2019-09-09 20:40:09
    • 수정2019-09-09 20:54:11
    글로벌24
[앵커]

날렵한 몸으로 초원을 질주하는 모습이 근사한 야생동물 치타입니다.

그런데, 지구에서 가장 빠른 육상동물로 알려진 치타가 아주 빠른 속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밀렵과 불법 거래가 멸종위기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 아프리카 치타가 중동국가로 불법 거래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중동 지역에서 치타가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면서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아랍의 부호들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치타를 불법으로 사들이면서 멸종위기까지 부추긴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SNS 등에서 고급 자동차 운전석에 치타를 앉힌 모습, 또, 반려견처럼 목줄을 묶은 치타 사진을 볼 수 있는데요.

애완동물처럼 치타를 소유한 모습을 공유하면서 부를 과시하는 겁니다.

중동 국가에서도 야생동물을 밀거래하거나 개인이 소유하는 건 불법입니다.

하지만,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서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치타 온라인 판매상 : "암컷이든 수컷이든 원하는 대로 맞춰드릴 수 있어요. 치타는 80마리 넘게 확보돼 있어요."]

국제 비영리단체인 ‘치타보존기금’이 확인한 바로는 주로 생후 2~3개월 된 새끼 치타가 우리 돈 8백만 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랍 부호들이 아프리카 치타의 멸종위기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건데요.

밀렵, 밀매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입니까?

[기자]

네, 지금 전 세계에 치타는 7천5백 마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10년 안에 지구에서 치타는 완전히 사라질 거라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치타는 국제 멸종위기종(CITES) 1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밀렵과 밀매를 서둘러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입니다.

새끼 치타를 사냥하는 방법도 상당히 잔인한데요.

밀렵꾼들은 어미가 없는 틈에 새끼를 훔치거나 아예 어미를 죽이고 새끼들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포획된 새끼 치타들은 좁은 나무상자에 갇혀 바다 건너 중동 국가로 팔려나가는데요.

이송 과정에서 4분의 3가량은 죽고 운 좋게 살아남은 새끼 치타도 채 1~2년을 버티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미와 일찍 떨어지면서 생존기술을 배우지 못한 탓입니다.

중동 부호들은 치타를 애완동물처럼 키우고 싶어 하지만 치타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제한된 주거공간에서 스트레스성 질병까지 얻게 됩니다.

[로리 마커/치타보존기금 설립자 : "치타는 야생에서 살아야 합니다. 애완동물처럼 소유하려는 욕심에 치타가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앵커]

이런 상황에서도 치타 밀렵과 불법 거래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아프리카 국가의 빈곤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치타 거래는 불법이지만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생계가 곤궁한 아프리카 사냥꾼들이 중동 부호들을 상대로 한 거래를 끊지 못한다는 겁니다.

특히 밀매가 성행하는 곳은 동아프리카의 ‘소말릴란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1년 소말리아에서 독립했지만 국제사회가 아직 인정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이고 경제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국경단속이 허술한 것을 틈타서 해마다 새끼 치타 3백여 마리가 중동으로 팔려나가는데요.

국제사회의 단속이 느슨한 사각지대에서 치타 밀거래가 성행하는 겁니다.

치타보존기금은 불법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아랍 부호들의 수요부터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중동국가의 정부와 왕가가 나서서 치타 밀매를 엄격히 금지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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