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78만 명…주민 기피에 요양시설 못 짓는다

입력 2019.09.23 (07:35) 수정 2019.09.23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토요일은 세계 치매 극복의 날이었는데요, 빠른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는 급증하는데 관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확충 계획을 세워도 곳곳에서 주민 반대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 전담시설을 포함한 서울시 실버케어센터가 들어설 곳입니다.

계획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착공조차 못 했습니다.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단지에 아이들이 많이 살거든요. 그러니까 걱정이 많이 되죠. 치매를 가지신 분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분들은 아니시잖아요."]

또 다른 실버케어센터 예정지.

역시 주변 곳곳에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3년 전 서울시가 계획한 실버케어센터 7곳 가운데 공사가 시작된 곳은 단 한 곳뿐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치매 시설이고 하니까 그런 게 들어오면 안 좋을 거 같아요. 집값도 떨어질 거 같고..."]

용산구는 주민 반발 등을 피해 아예 경기도에 치매 마을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그 지역 반발에 막혀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8만 명 정도.

2050년이면 지금의 4배가량으로 늘어납니다.

치매 요양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전담 병동을 가진 곳은 전국에 단 58곳, 수용인원은 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홍수정/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 : "쓰레기 소각장, 화장장 이런 것들만 기피시설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어서 좋아하고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미리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않으면 많이들 반대하시는 거예요."]

정부와 자치단체가 치매 전담시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당장 나와 내 가족이 쓸 시설이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치매환자 78만 명…주민 기피에 요양시설 못 짓는다
    • 입력 2019-09-23 07:38:44
    • 수정2019-09-23 08:03:50
    뉴스광장
[앵커]

지난 토요일은 세계 치매 극복의 날이었는데요, 빠른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는 급증하는데 관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확충 계획을 세워도 곳곳에서 주민 반대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 전담시설을 포함한 서울시 실버케어센터가 들어설 곳입니다.

계획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착공조차 못 했습니다.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단지에 아이들이 많이 살거든요. 그러니까 걱정이 많이 되죠. 치매를 가지신 분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분들은 아니시잖아요."]

또 다른 실버케어센터 예정지.

역시 주변 곳곳에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3년 전 서울시가 계획한 실버케어센터 7곳 가운데 공사가 시작된 곳은 단 한 곳뿐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치매 시설이고 하니까 그런 게 들어오면 안 좋을 거 같아요. 집값도 떨어질 거 같고..."]

용산구는 주민 반발 등을 피해 아예 경기도에 치매 마을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그 지역 반발에 막혀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8만 명 정도.

2050년이면 지금의 4배가량으로 늘어납니다.

치매 요양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전담 병동을 가진 곳은 전국에 단 58곳, 수용인원은 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홍수정/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 : "쓰레기 소각장, 화장장 이런 것들만 기피시설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어서 좋아하고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미리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않으면 많이들 반대하시는 거예요."]

정부와 자치단체가 치매 전담시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당장 나와 내 가족이 쓸 시설이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