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인종차별로 골머리 앓는 이탈리아 축구

입력 2019.09.25 (20:38) 수정 2019.09.2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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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포츠의 품격을 말할 때 관중의 매너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최근 이탈리아 축구가 인종차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쏟아지는 인종차별 발언과 행동이 유럽축구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인종 차별적인 언행이 얼마나 심하길래, 축구 경기를 제대로 즐기기 힘들 정도란 말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유럽 축구 경기장에서 일부 관객들이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을 해서 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요.

지난달 유럽 빅리그가 개막한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프로 축구 세리에 A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로멜루 루카쿠 선수는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인데요.

이탈리아 데뷔전을 시작으로 이달 초에도 골을 기록했지만 돌아온 건 상대팀 팬들의 야유였습니다.

루카쿠 선수가 흑인이란 이유로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 건데요,

여기에 한 축구 해설위원은 방송 중에‘루카쿠를 이기려면 바나나 10개를 주면 된다' 라는 비하 발언을 했습니다.

결국 이 해설위원은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고요,

루카쿠 선수는 SNS에 ‘축구는 모두가 즐겨야 할 스포츠이고 그 어떤 수치스러운 차별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사흘 전 또다른 세리에 A 경기에선 브라질 출신 선수를 비하하는 관중들의 구호에,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인종차별 행위를 계속하면 경기 취소를 선언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럽 리그들 중에서도 유독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물론 영국 등에서도 관중들뿐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까지 인종차별적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다른 프로구단들이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하게 징계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장난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깁니다.

여기에 구단 측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심지어 입장권을 더 많이 할당해주지 않으면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치겠다면서 과격 팬클럽 회원들이 유벤투스 구단을 협박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범죄조직 연루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이탈리아에서 확산하는 반 난민 정서가 흑인 선수에 대한 모욕적 언사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1991년 유럽에서 제정된 '축구폭력법’에선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만 축구계의 소극적인 대응 탓에 규정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리그, 또 국제축구연맹 차원에서도 대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축구팬들의 인종차별 수위가 높아지자, 국제축구협회 FIFA 회장이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탈리아 축구계도 자정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AC밀란은 이탈리아 리그 최초로 인종차별 행위를 단속하는 전담팀을 꾸렸고요,

관용과 다양성이 팀과 리그, 사회를 키우는 힘이라며 구단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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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인종차별로 골머리 앓는 이탈리아 축구
    • 입력 2019-09-25 20:30:42
    • 수정2019-09-25 21:06:42
    글로벌24
[앵커]

스포츠의 품격을 말할 때 관중의 매너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최근 이탈리아 축구가 인종차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쏟아지는 인종차별 발언과 행동이 유럽축구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인종 차별적인 언행이 얼마나 심하길래, 축구 경기를 제대로 즐기기 힘들 정도란 말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유럽 축구 경기장에서 일부 관객들이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을 해서 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요.

지난달 유럽 빅리그가 개막한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프로 축구 세리에 A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로멜루 루카쿠 선수는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인데요.

이탈리아 데뷔전을 시작으로 이달 초에도 골을 기록했지만 돌아온 건 상대팀 팬들의 야유였습니다.

루카쿠 선수가 흑인이란 이유로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 건데요,

여기에 한 축구 해설위원은 방송 중에‘루카쿠를 이기려면 바나나 10개를 주면 된다' 라는 비하 발언을 했습니다.

결국 이 해설위원은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고요,

루카쿠 선수는 SNS에 ‘축구는 모두가 즐겨야 할 스포츠이고 그 어떤 수치스러운 차별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사흘 전 또다른 세리에 A 경기에선 브라질 출신 선수를 비하하는 관중들의 구호에,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인종차별 행위를 계속하면 경기 취소를 선언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럽 리그들 중에서도 유독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물론 영국 등에서도 관중들뿐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까지 인종차별적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다른 프로구단들이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하게 징계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장난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깁니다.

여기에 구단 측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심지어 입장권을 더 많이 할당해주지 않으면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치겠다면서 과격 팬클럽 회원들이 유벤투스 구단을 협박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범죄조직 연루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이탈리아에서 확산하는 반 난민 정서가 흑인 선수에 대한 모욕적 언사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1991년 유럽에서 제정된 '축구폭력법’에선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만 축구계의 소극적인 대응 탓에 규정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리그, 또 국제축구연맹 차원에서도 대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축구팬들의 인종차별 수위가 높아지자, 국제축구협회 FIFA 회장이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탈리아 축구계도 자정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AC밀란은 이탈리아 리그 최초로 인종차별 행위를 단속하는 전담팀을 꾸렸고요,

관용과 다양성이 팀과 리그, 사회를 키우는 힘이라며 구단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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