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패션의 자유’ 어디까지?

입력 2019.09.25 (20:33) 수정 2019.09.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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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김지원 앵커, 패션쇼 행사장에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패션쇼에 등장하는 의상을 보시면 어떠신가요?

세계 4대 컬렉션인 밀라노 패션위크가 현지시간 23일 막을 내렸는데요,

그런데 한 명품 브랜드에서 선보인 의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열린 명품 브랜드 구찌의 패션쇼 현장입니다.

흰색 옷을 입은 모델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그런데 뭔가 떠오르는 게 있지 않으신가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패션쇼를 본 뒤 정신이상자나 폭력적인 사람, 죄수 등을 제압하기 위한 '구속복'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 옷이 공개된 이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패션의 자유' 어디까지?'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아무리 패션은 자유라지만 저런 의상은 좀 납득이 안가는데요,

패션쇼 도중 시위까지 벌어졌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구속복처럼 보이는 옷 때문에 한 여성 모델이 침묵시위를 벌였는데요,

화면으로 보시죠.

지금 보시는 이 여성은 모델 아이샤 탄 존스입니다.

탄 존스 역시 흰색 옷을 입고 있는데, 양손 바닥을 들고 있죠?

자세히 보면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글씨가 손에 적혀 있습니다.

그녀는 저렇게 손에 메시지를 적고 무빙워크 위에 가만히 서서 관객 앞을 지나갔습니다.

탄 존스는 패션쇼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속복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던 잔혹한 시기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탄 존스는 당시 행사에 참여한 모델 대부분이 이같은 생각에 공감했다고 말했는데요,

심지어 일부 모델은 구찌 측으로부터 받은 보수의 일부를 정신건강 관련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패션계에선 상당히 논란이 됐겠는데요,

구찌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구찌 측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디자인은 패션과 자기표현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밀라노 패션주간에 열린 나머지 행사들의 디자인들과 차별화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들 의상은 이번 패션쇼를 위한 것으로 판매용으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구찌가 이렇게 구설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구찌가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신제품으로 선보였을 때도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얼굴의 절반을 덮고 입 모양을 따라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옷인데, 흑인 얼굴을 검은 피부와 과장된 입술로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캐시 위저/미국 시민 : "얼굴 감싼 것이랑 입주변의 붉은 색은 수년 전 우리 나라에 있었던 흑인들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자 구찌는 사과의 글을 남겼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즉시 해당 제품을 수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찌는 또 지난 5월에는 120만 원 상당의 헤어 장식품 디자인이 문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시크교도들이 쓰는 터번과 비슷하게 생겨 종교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이런 논란들이 일자 구찌는 지난 7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다양성과 포용성 담당 책임자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논란이 구찌뿐만이 아니죠?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종종 구설에 오르곤했던 거 같은데요?

[기자]

네,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이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옷이 문제가 된 건데요,

언뜻 보기에는 털이 달린 따뜻한 겨울 의상이지만, 자세히 보면 올가미 모양의 끈이 달려있습니다.

올가미를 연상시키는 매듭 등이 마치 모델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둔 것처럼 보이는데요,

때문에 '자살 패션', '노예 패션' 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매장에 검은 얼굴에 붉은 입술을 과대하게 표현한 피규어를 진열했는데요,

역시 흑인을 연상하게 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는 중국 문화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지난해 중국 여성 모델이 긴 젓가락을 들고 피자, 스파게티 등을 먹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담긴 광고 영상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표방하며 성 정체성조차 문제 되지 않는 진보적인 분야로 알려진 패션계.

하지만 자유는 다름 위에 성립된다는 점에서 인종 차별이나 편견에 대해서도 의식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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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패션의 자유’ 어디까지?
    • 입력 2019-09-25 20:30:42
    • 수정2019-09-25 21:22:19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김지원 앵커, 패션쇼 행사장에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패션쇼에 등장하는 의상을 보시면 어떠신가요?

세계 4대 컬렉션인 밀라노 패션위크가 현지시간 23일 막을 내렸는데요,

그런데 한 명품 브랜드에서 선보인 의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열린 명품 브랜드 구찌의 패션쇼 현장입니다.

흰색 옷을 입은 모델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그런데 뭔가 떠오르는 게 있지 않으신가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패션쇼를 본 뒤 정신이상자나 폭력적인 사람, 죄수 등을 제압하기 위한 '구속복'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 옷이 공개된 이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패션의 자유' 어디까지?'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아무리 패션은 자유라지만 저런 의상은 좀 납득이 안가는데요,

패션쇼 도중 시위까지 벌어졌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구속복처럼 보이는 옷 때문에 한 여성 모델이 침묵시위를 벌였는데요,

화면으로 보시죠.

지금 보시는 이 여성은 모델 아이샤 탄 존스입니다.

탄 존스 역시 흰색 옷을 입고 있는데, 양손 바닥을 들고 있죠?

자세히 보면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글씨가 손에 적혀 있습니다.

그녀는 저렇게 손에 메시지를 적고 무빙워크 위에 가만히 서서 관객 앞을 지나갔습니다.

탄 존스는 패션쇼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속복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던 잔혹한 시기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탄 존스는 당시 행사에 참여한 모델 대부분이 이같은 생각에 공감했다고 말했는데요,

심지어 일부 모델은 구찌 측으로부터 받은 보수의 일부를 정신건강 관련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패션계에선 상당히 논란이 됐겠는데요,

구찌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구찌 측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디자인은 패션과 자기표현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밀라노 패션주간에 열린 나머지 행사들의 디자인들과 차별화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들 의상은 이번 패션쇼를 위한 것으로 판매용으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구찌가 이렇게 구설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구찌가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신제품으로 선보였을 때도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얼굴의 절반을 덮고 입 모양을 따라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옷인데, 흑인 얼굴을 검은 피부와 과장된 입술로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캐시 위저/미국 시민 : "얼굴 감싼 것이랑 입주변의 붉은 색은 수년 전 우리 나라에 있었던 흑인들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자 구찌는 사과의 글을 남겼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즉시 해당 제품을 수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찌는 또 지난 5월에는 120만 원 상당의 헤어 장식품 디자인이 문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시크교도들이 쓰는 터번과 비슷하게 생겨 종교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이런 논란들이 일자 구찌는 지난 7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다양성과 포용성 담당 책임자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논란이 구찌뿐만이 아니죠?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종종 구설에 오르곤했던 거 같은데요?

[기자]

네,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이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옷이 문제가 된 건데요,

언뜻 보기에는 털이 달린 따뜻한 겨울 의상이지만, 자세히 보면 올가미 모양의 끈이 달려있습니다.

올가미를 연상시키는 매듭 등이 마치 모델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둔 것처럼 보이는데요,

때문에 '자살 패션', '노예 패션' 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매장에 검은 얼굴에 붉은 입술을 과대하게 표현한 피규어를 진열했는데요,

역시 흑인을 연상하게 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는 중국 문화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지난해 중국 여성 모델이 긴 젓가락을 들고 피자, 스파게티 등을 먹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담긴 광고 영상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표방하며 성 정체성조차 문제 되지 않는 진보적인 분야로 알려진 패션계.

하지만 자유는 다름 위에 성립된다는 점에서 인종 차별이나 편견에 대해서도 의식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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