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축장 딜레마…열면 “병 옮을라” 안 열면 “시장 불안”

입력 2019.09.30 (21:22) 수정 2019.09.3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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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돼지 도축장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거점 시설이 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만큼, 48시간보다 더 강력한 이동 제한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문도 생길 수 있는데요.

이동중지 명령을 푸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도축장으로 축산 차량이 드나듭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농장 9곳 중 6곳이 이곳 도축장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방역은 강화됐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철저한 소독을 거치고, 경기 북부 등 발병 지역 관련 차량은 출입이 완전 통제됐습니다.

오늘(30일) 이 도축장에서 도축된 돼지는 모두 40여 마리로 평소 도축량의 2% 수준입니다.

만에 하나 바이러스가 묻어갈까 불안하지만, 도축을 미룰 순 없습니다.

[축산업자 : "다 걱정일 거야. 우리나라 전체가 다 걱정일 거 같아. 또 이런 상황이 올까봐."]

다 자란 돼지를 제때 출하하지 않으면 농장에서 관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축산업자/음성변조 : "돼지는 하루하루 엄청나게 커버려요. 많이 먹어요, 사료를. 사료를 많이 먹으면 적자잖아요, 적자."]

외부로 반출되지 못해 축사 밀도가 높아지고, 분뇨 처리도 제대로 안 될 경우 돼지는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충남 홍성에서는 이동중지 해제 뒤 출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9마리가 질식사하기도 했습니다.

[정현규/도드람양돈농협 수의학 박사 : "새끼를 낳고 출하가 나가고 이게 같은 농장에서 이뤄지는데, 어느 한쪽은 땅에 묻어야 합니다. (도축이) 안 되면."]

출하를 중단할 경우 당장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입니다.

이동 중지가 풀리고 처음 맞은 평일, 전국 70곳에서 돼지 8만 마리가 도축됐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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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 도축장 딜레마…열면 “병 옮을라” 안 열면 “시장 불안”
    • 입력 2019-09-30 21:24:33
    • 수정2019-09-30 22: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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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돼지 도축장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거점 시설이 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만큼, 48시간보다 더 강력한 이동 제한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문도 생길 수 있는데요.

이동중지 명령을 푸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도축장으로 축산 차량이 드나듭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농장 9곳 중 6곳이 이곳 도축장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방역은 강화됐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철저한 소독을 거치고, 경기 북부 등 발병 지역 관련 차량은 출입이 완전 통제됐습니다.

오늘(30일) 이 도축장에서 도축된 돼지는 모두 40여 마리로 평소 도축량의 2% 수준입니다.

만에 하나 바이러스가 묻어갈까 불안하지만, 도축을 미룰 순 없습니다.

[축산업자 : "다 걱정일 거야. 우리나라 전체가 다 걱정일 거 같아. 또 이런 상황이 올까봐."]

다 자란 돼지를 제때 출하하지 않으면 농장에서 관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축산업자/음성변조 : "돼지는 하루하루 엄청나게 커버려요. 많이 먹어요, 사료를. 사료를 많이 먹으면 적자잖아요, 적자."]

외부로 반출되지 못해 축사 밀도가 높아지고, 분뇨 처리도 제대로 안 될 경우 돼지는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충남 홍성에서는 이동중지 해제 뒤 출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9마리가 질식사하기도 했습니다.

[정현규/도드람양돈농협 수의학 박사 : "새끼를 낳고 출하가 나가고 이게 같은 농장에서 이뤄지는데, 어느 한쪽은 땅에 묻어야 합니다. (도축이) 안 되면."]

출하를 중단할 경우 당장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입니다.

이동 중지가 풀리고 처음 맞은 평일, 전국 70곳에서 돼지 8만 마리가 도축됐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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