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툰베리 효과

입력 2019.10.03 (20:33) 수정 2019.10.03 (20: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나이가 어려보이는데 참 당찬 소녀네요,

이재희 기자? 오늘은 이 소녀가 주인공인가 봅니다.

[기자]

네, 지금 보신 여성이 최근 환경보호 운동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그레타 툰베리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좀 어려보이죠?

무려 2003년생, 올해로 16살이라고 하네요.

스웨덴에서 태어난 툰베리는 여덟살 때 처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요.

15살이던 지난해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스웨덴 국회 앞에 출석해 왔습니다.

수업 대신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온 겁니다.

그런데 한 명의 어린 학생이 시작한 시위가 전 세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 '툰베리 효과'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학생 이름까지 딴 '툰베리 효과'라는 말이 생긴건가요?

[기자]

먼저 툰베리의 1인 시위가 세계 곳곳에 퍼진 건데요.

특히 자신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전세계 청소년들이 움직였습니다.

툰베리의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유럽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으로 확산됐는데요.

이제는 매주 금요일이면 전 세계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성세대에게 당장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 학생의 주장에 서로 일면식도 없는 전세계 청소년들이 움직인 거네요.

영화 같은데요?

[기자]

네, 그런데 툰베리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이 시작한 환경 보호 움직임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요.

지난달 말부터 전세계 130여 개국에서 700만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모두 "당신들에겐 미래가 있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툰베리와 마찬가지로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기후 대응을 촉구한 겁니다.

[리디마 팬디/인도 학생 : "기후 변화는 미래의 우리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이고 전 그걸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툰베리가 시작한 시위를 인도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메건 테일러/미국 학생 : "지금 세대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지금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앵커]

툰베리와 시위대가 겨냥한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놀랍게도 각국 정부가 화답하고 있습니다.

먼저 EU가 화석연료나 비행기에 추가 세금을 도입하는 새 에너지세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3년까지 70조 원 넘는 돈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나무 100만 그루 심기 모금 방송이 진행돼 약 30억 원이 모였습니다.

[앵커]

툰베리 효과, 들으면 들을수록 놀랍네요.

[기자]

이 정도로 놀라시면 안 됩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 총선에선 환경보호 공약을 내세운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년 전 선거에선 전체 표의 4%도 못 얻었는데 이번엔 환경보호 열풍에 힘입어 14% 이상을 획득한 건데요.

블룸버그 통신은 "툰베리 효과가 오스트리아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젊은 세대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보니 이탈리아에선 투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하원은 만 18세, 상원은 만 25세가 돼야 투표할 수 있는데 모두 16세까지 낮추자고 전 총리가 제안을 했다고 하네요.

[앵커]

청소년들이 이끌어내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분명 달갑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아니나 다를까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를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보인다"고 조롱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세간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당신들을 실망시킬 수 있겠지만, 나는 툰베리의 연설을 듣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툰베리의 유엔 연설이 "너무 급진적이고 기업들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고요.

하지만 툰베리는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가 : "어른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의사 소통을 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아이들과 10대를 놀리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일부 어른들이 불편한 시선을 보냈지만 벌써 툰베리의 후계자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가장 유명한 건 12살짜리 이탈리아 소년입니다.

이름이 포티토 루지에로인데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이거든요.

학교에서 집회 참여를 허가한 나이가 아닌데도 혼자 시위를 벌였습니다.

루지에로는 "그레타가 혼자서 전 지구촌을 무대로 투쟁을 벌였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있겠냐"는 말을 남겼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점을 바꾸려는 제2의 툰베리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오늘의 픽] 툰베리 효과
    • 입력 2019-10-03 19:24:11
    • 수정2019-10-03 20:51:25
    글로벌24
[앵커]

나이가 어려보이는데 참 당찬 소녀네요,

이재희 기자? 오늘은 이 소녀가 주인공인가 봅니다.

[기자]

네, 지금 보신 여성이 최근 환경보호 운동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그레타 툰베리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좀 어려보이죠?

무려 2003년생, 올해로 16살이라고 하네요.

스웨덴에서 태어난 툰베리는 여덟살 때 처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요.

15살이던 지난해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스웨덴 국회 앞에 출석해 왔습니다.

수업 대신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온 겁니다.

그런데 한 명의 어린 학생이 시작한 시위가 전 세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 '툰베리 효과'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학생 이름까지 딴 '툰베리 효과'라는 말이 생긴건가요?

[기자]

먼저 툰베리의 1인 시위가 세계 곳곳에 퍼진 건데요.

특히 자신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전세계 청소년들이 움직였습니다.

툰베리의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유럽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으로 확산됐는데요.

이제는 매주 금요일이면 전 세계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성세대에게 당장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 학생의 주장에 서로 일면식도 없는 전세계 청소년들이 움직인 거네요.

영화 같은데요?

[기자]

네, 그런데 툰베리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이 시작한 환경 보호 움직임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요.

지난달 말부터 전세계 130여 개국에서 700만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모두 "당신들에겐 미래가 있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툰베리와 마찬가지로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기후 대응을 촉구한 겁니다.

[리디마 팬디/인도 학생 : "기후 변화는 미래의 우리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이고 전 그걸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툰베리가 시작한 시위를 인도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메건 테일러/미국 학생 : "지금 세대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지금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앵커]

툰베리와 시위대가 겨냥한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놀랍게도 각국 정부가 화답하고 있습니다.

먼저 EU가 화석연료나 비행기에 추가 세금을 도입하는 새 에너지세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3년까지 70조 원 넘는 돈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나무 100만 그루 심기 모금 방송이 진행돼 약 30억 원이 모였습니다.

[앵커]

툰베리 효과, 들으면 들을수록 놀랍네요.

[기자]

이 정도로 놀라시면 안 됩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 총선에선 환경보호 공약을 내세운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년 전 선거에선 전체 표의 4%도 못 얻었는데 이번엔 환경보호 열풍에 힘입어 14% 이상을 획득한 건데요.

블룸버그 통신은 "툰베리 효과가 오스트리아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젊은 세대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보니 이탈리아에선 투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하원은 만 18세, 상원은 만 25세가 돼야 투표할 수 있는데 모두 16세까지 낮추자고 전 총리가 제안을 했다고 하네요.

[앵커]

청소년들이 이끌어내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분명 달갑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아니나 다를까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를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보인다"고 조롱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세간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당신들을 실망시킬 수 있겠지만, 나는 툰베리의 연설을 듣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툰베리의 유엔 연설이 "너무 급진적이고 기업들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고요.

하지만 툰베리는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가 : "어른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의사 소통을 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아이들과 10대를 놀리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일부 어른들이 불편한 시선을 보냈지만 벌써 툰베리의 후계자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가장 유명한 건 12살짜리 이탈리아 소년입니다.

이름이 포티토 루지에로인데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이거든요.

학교에서 집회 참여를 허가한 나이가 아닌데도 혼자 시위를 벌였습니다.

루지에로는 "그레타가 혼자서 전 지구촌을 무대로 투쟁을 벌였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있겠냐"는 말을 남겼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점을 바꾸려는 제2의 툰베리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