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해외 자원 투자에 ‘대출 특혜’?…2,500억 날릴 위기

입력 2019.10.14 (07:23) 수정 2019.10.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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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책 은행인 수출입 은행이 한 민간 투자회사가 자원을 개발하는 데 대출을 해줬다가, 대출금 대부분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규모가 2,500억 원이 넘는데, 부실, 특혜 대출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자원 투자 회사가 소유한 미국 셰일 가스전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이 회사가 갖고 있던 미국의 3개 가스전 가치는 2015년 4억 9천백만 달러로 평가됐습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이 회사에 1억 2천5백만 달러의 직접 대출에 1억 달러의 채무보증을 해줬습니다.

우리 돈 2천7백억 원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돈, 거의 다 떼일 처지입니다.

가스 가격 하락으로 매장량 가치가 3분의 1 아래로 줄면서 수은이 빌려준 돈보다 적어진 겁니다.

문제는 일부라도 회수할 기회마저 놓쳤다는 데 있습니다.

대출 이듬해, 가스전 가치가 폭락했을 때 대출금 일부를 돌려받아야 했지만 수은은 오히려 연장해줬습니다.

심지어 현지 금융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해가자 1억 달러 채무보증을 직접 대출로 바꿔주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사업 성과를 해외에 헐값에 매각할 우려가 있다는 은행장의 말에 전원 찬성으로 연장을 의결했습니다.

수은이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아닌, 사실상 개인 회사에 이 같은 대출을 해준 것도 이례적인데, 은행장의 한 마디에 연장까지 결정된 겁니다.

결국 대출 만기일인 지난달 30일, 2,500여억 원이 연체됐습니다.

[김정우/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 "이게 부실 심사라든지 특혜 의혹이 있다고 의심이 충분히 가고 있습니다. 그 손해는 국민 개개인이 다 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막아야 합니다."]

수은은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출을 계속 해줬고,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업 실소유주는 2011년에도 자원 투자 실패로 1,500억 원의 국고 손실을 끼쳤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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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은, 해외 자원 투자에 ‘대출 특혜’?…2,500억 날릴 위기
    • 입력 2019-10-14 07:25:31
    • 수정2019-10-14 07: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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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책 은행인 수출입 은행이 한 민간 투자회사가 자원을 개발하는 데 대출을 해줬다가, 대출금 대부분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규모가 2,500억 원이 넘는데, 부실, 특혜 대출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자원 투자 회사가 소유한 미국 셰일 가스전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이 회사가 갖고 있던 미국의 3개 가스전 가치는 2015년 4억 9천백만 달러로 평가됐습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이 회사에 1억 2천5백만 달러의 직접 대출에 1억 달러의 채무보증을 해줬습니다.

우리 돈 2천7백억 원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돈, 거의 다 떼일 처지입니다.

가스 가격 하락으로 매장량 가치가 3분의 1 아래로 줄면서 수은이 빌려준 돈보다 적어진 겁니다.

문제는 일부라도 회수할 기회마저 놓쳤다는 데 있습니다.

대출 이듬해, 가스전 가치가 폭락했을 때 대출금 일부를 돌려받아야 했지만 수은은 오히려 연장해줬습니다.

심지어 현지 금융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해가자 1억 달러 채무보증을 직접 대출로 바꿔주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사업 성과를 해외에 헐값에 매각할 우려가 있다는 은행장의 말에 전원 찬성으로 연장을 의결했습니다.

수은이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아닌, 사실상 개인 회사에 이 같은 대출을 해준 것도 이례적인데, 은행장의 한 마디에 연장까지 결정된 겁니다.

결국 대출 만기일인 지난달 30일, 2,500여억 원이 연체됐습니다.

[김정우/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 "이게 부실 심사라든지 특혜 의혹이 있다고 의심이 충분히 가고 있습니다. 그 손해는 국민 개개인이 다 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막아야 합니다."]

수은은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출을 계속 해줬고,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업 실소유주는 2011년에도 자원 투자 실패로 1,500억 원의 국고 손실을 끼쳤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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