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美 이동식 주택 ‘인기’에 부동산 ‘들썩’

입력 2019.10.21 (18:07) 수정 2019.10.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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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 뭔가요?

[기자]

내 집 마련의 꿈,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30대 젊은 미국인들도 집을 사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미 CNBC가 얼마 전 보도했는데요.

말 그대로 미친 집값에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전자레인지와 오븐이 놓인 주방,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진 거실까지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죠.

겉으로 보기에도 평범한 주택이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른바 '이동식 주택'. 쉽게 말해 공장에서 만들어진 집입니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이동식 주택'이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동식 주택이라는 개념이 낯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기자]

네. 제가 부연 설명해 드리면요,

자동차에 연결하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이동식 주택'이라고 불리고 있고요.

그리고 월세의 경우 보통은 매달 집세를 내잖아요.

하지만 이동식 주택은 본인 소윱니다.

그 대신 이동식 주택 소유자는 집을 설치할 토지가 있어야겠죠.

토지까지 사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땅을 빌리고 그 땅 주인에게 매달 돈을 냅니다.

전기나 수도 시설 이용료는 별도로 내야 하겠죠.

[앵커]

집세 대신 땅값을 내는 건데, 이 땅값이 어느 정도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미국 전역의 평균 땅 대여료는 월 3백에서 4백 달러 선으로,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40만 원 안팎입니다.

화면 보시면요.

콜로라도주에 있는 이 이동식 주택 공원의 경우, 땅 대여료가 월 350달러, 40만 원 정돈데요.

그렇다면 이 지역의 월세는 얼마일까요?

한 부동산 업체 조사 결과, 침실 2개가 있는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평균 천3백 달러, 150만 원이 넘습니다.

물론 부대 시설이 잘돼 있거나 해변, 호숫가 등 위치가 좋으면 훨씬 더 비싸고요.

100달러 정도로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본 콜로라도 사례의 경우 금액이 거의 4배 차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집을 사는 것보다 이동식 주택에서 사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동식 주택 구매 비용도 궁금하실 것 같아서 제가 준비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이동식 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7만8천 달럽니다.

우리 돈 9천2백만 원으로 생각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죠.

그런데 집값과 비교해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재 미국의 중간 주택 가격은 22만6천 달러, 2억7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도시별로 살펴보면요.

수도인 워싱턴DC의 경우 60만 달러, 7억 원이 넘고요.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은 42만5천 달러, 5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동식 주택에서 거주하는 미국인 수가 얼마나 되나요? 실제로 많습니까?

[기자]

현재 약 2천2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동식 주택은 미국에선 흔한 주거 형태 가운데 하난데요.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동식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이동식 주택은 시설 또한 고급 주택이나 아파트와 견줘도 손색이 없습니다.

요즘에는 이동식 주택 소유자들이 한 곳에 정착해 마을을 이루다 보니, 수영장과 피트니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요.

모임이나 여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에서 수요가 특히 높습니다.

[카렌 핀치/이동식 주택 거주자 : "괜찮은 것 같아요. 가격도 적당하고 살만해요."]

[하이럼 노이스/이동식 주택 거주자 : "서로 도우면서 더불어 사는 관계랄까요, 대가족 같아요."]

[앵커]

이동식 주택이 가격 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어쨌든 남의 땅을 빌려 정착하는 거잖아요. 여기서 생기는 갈등이나 문제도 적잖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동식 주택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제 이 '땅 대여료'가 상승하고 있는 건데요.

일부에선 하룻밤 새 두 배를 요구하는 예도 있다고 합니다.

이동식 주택 소유주들은 임대료 인상은 물론 퇴거 문제로도 땅 주인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콜로라도주의 한 이동식 주택 공원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100여 가구가 쫓겨났습니다.

알고 보니, 원래 땅 주인이 비싼 값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았던 건데요.

십 년 넘게 이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한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셰넌 홀만/이동식 주택 거주자 : "제 퇴직금으로 이동식 주택을 사고 보수 공사를 했어요.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저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요. 보상이 가능한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동식 주택 공원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몰려들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에디 후튼/볼더시 의원 : "(투기꾼들은) 이런 식으로 이동식 주택 공원에 투자하는 것을 큰돈을 벌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현재 이동식 주택 공원에 관한 모든 권리가 임대인에 있어 세입자, 그러니까 이동식 주택 소유주는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는데요.

이들을 보호할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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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美 이동식 주택 ‘인기’에 부동산 ‘들썩’
    • 입력 2019-10-21 18:13:05
    • 수정2019-10-21 18: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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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 뭔가요?

[기자]

내 집 마련의 꿈,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30대 젊은 미국인들도 집을 사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미 CNBC가 얼마 전 보도했는데요.

말 그대로 미친 집값에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전자레인지와 오븐이 놓인 주방,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진 거실까지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죠.

겉으로 보기에도 평범한 주택이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른바 '이동식 주택'. 쉽게 말해 공장에서 만들어진 집입니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이동식 주택'이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동식 주택이라는 개념이 낯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기자]

네. 제가 부연 설명해 드리면요,

자동차에 연결하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이동식 주택'이라고 불리고 있고요.

그리고 월세의 경우 보통은 매달 집세를 내잖아요.

하지만 이동식 주택은 본인 소윱니다.

그 대신 이동식 주택 소유자는 집을 설치할 토지가 있어야겠죠.

토지까지 사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땅을 빌리고 그 땅 주인에게 매달 돈을 냅니다.

전기나 수도 시설 이용료는 별도로 내야 하겠죠.

[앵커]

집세 대신 땅값을 내는 건데, 이 땅값이 어느 정도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미국 전역의 평균 땅 대여료는 월 3백에서 4백 달러 선으로,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40만 원 안팎입니다.

화면 보시면요.

콜로라도주에 있는 이 이동식 주택 공원의 경우, 땅 대여료가 월 350달러, 40만 원 정돈데요.

그렇다면 이 지역의 월세는 얼마일까요?

한 부동산 업체 조사 결과, 침실 2개가 있는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평균 천3백 달러, 150만 원이 넘습니다.

물론 부대 시설이 잘돼 있거나 해변, 호숫가 등 위치가 좋으면 훨씬 더 비싸고요.

100달러 정도로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본 콜로라도 사례의 경우 금액이 거의 4배 차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집을 사는 것보다 이동식 주택에서 사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동식 주택 구매 비용도 궁금하실 것 같아서 제가 준비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이동식 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7만8천 달럽니다.

우리 돈 9천2백만 원으로 생각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죠.

그런데 집값과 비교해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재 미국의 중간 주택 가격은 22만6천 달러, 2억7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도시별로 살펴보면요.

수도인 워싱턴DC의 경우 60만 달러, 7억 원이 넘고요.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은 42만5천 달러, 5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동식 주택에서 거주하는 미국인 수가 얼마나 되나요? 실제로 많습니까?

[기자]

현재 약 2천2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동식 주택은 미국에선 흔한 주거 형태 가운데 하난데요.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동식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이동식 주택은 시설 또한 고급 주택이나 아파트와 견줘도 손색이 없습니다.

요즘에는 이동식 주택 소유자들이 한 곳에 정착해 마을을 이루다 보니, 수영장과 피트니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요.

모임이나 여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에서 수요가 특히 높습니다.

[카렌 핀치/이동식 주택 거주자 : "괜찮은 것 같아요. 가격도 적당하고 살만해요."]

[하이럼 노이스/이동식 주택 거주자 : "서로 도우면서 더불어 사는 관계랄까요, 대가족 같아요."]

[앵커]

이동식 주택이 가격 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어쨌든 남의 땅을 빌려 정착하는 거잖아요. 여기서 생기는 갈등이나 문제도 적잖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동식 주택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제 이 '땅 대여료'가 상승하고 있는 건데요.

일부에선 하룻밤 새 두 배를 요구하는 예도 있다고 합니다.

이동식 주택 소유주들은 임대료 인상은 물론 퇴거 문제로도 땅 주인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콜로라도주의 한 이동식 주택 공원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100여 가구가 쫓겨났습니다.

알고 보니, 원래 땅 주인이 비싼 값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았던 건데요.

십 년 넘게 이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한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셰넌 홀만/이동식 주택 거주자 : "제 퇴직금으로 이동식 주택을 사고 보수 공사를 했어요.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저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요. 보상이 가능한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동식 주택 공원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몰려들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에디 후튼/볼더시 의원 : "(투기꾼들은) 이런 식으로 이동식 주택 공원에 투자하는 것을 큰돈을 벌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현재 이동식 주택 공원에 관한 모든 권리가 임대인에 있어 세입자, 그러니까 이동식 주택 소유주는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는데요.

이들을 보호할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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