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어음 대량 유통 기업 피해 속출

입력 2003.04.24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정밀하게 위조된 약속어음이 암암리에 나돌면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법당국이 발벗고수사에 나서서 선의의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강문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에서 건설업체를 하고 있는 박 모씨는 최근 부도위기를 맞아 밤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받은 5000만원권 어음이 위조어음으로 드러나 돈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박 모씨(건설업체 대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니까 결국 어음을 돌려받은 하청업체만 죽는 거죠.

⊙기자: 경기도 안산에서 건축자재업을 하는 이 모씨도 최근 위조어음 두 장을 받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다시는 위조어음에 속지 않으려고 위조어음 식별용 펜까지 큰 돈을 들여 구입했습니다.
⊙이 모씨(건축자재 업체 대표): 한 달도 안 됐는데 또 (위조)어음이 발견됐다는 것은 저로서는 황당하고...
⊙기자: 이들 위조어음들은 은행이 발행한 원본 어음을 스캐너를 이용해 복사한 것으로 실제 유통되고 있는 정상어음과 비교해도 육안으로는 구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음위조단은 사채업자들과 공모해 유령회사 명의의 어음용지를 사서 대량복사해 유통시키고 있어 이들이 잠적해 버리면 어음을 받은 업체들은 돈을 떼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위조어음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건설업자 박 씨도 채권회수를 위해 사채업자는 물론 어음발행 공장까지 찾았지만 둘 다 이미 잠적한 뒤였습니다.
⊙공장근처 주민: 내 기억으로는 한 달도 더 됐어요.가동 중단된 지 두 달은 다 안 됐고.....
⊙기자: 하지만 은행은 어음이 위조돼 피해자가 생겨도 당사자가 위조범을 찾아 해결하라는 미온적인 태도입니다.
⊙은행관계자: 어음에 대해서는 (경찰) 고발을 할 수도 없어요.그것을 거꾸로 역이용하는 부분도 사실은 있는 거요.
⊙기자: 피해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들도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어음위조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최근의 불황 속에 부도위기에 몰린 일부 업체들이 고의로 위조단과 짜고 다량의 위조어음을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성목(금융감독원 비제도금융팀장): 어음소지자는 가까운 은행을 방문해서 위조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자: 경제난 속에 위조어음까지 나돌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KBS뉴스 신강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위조어음 대량 유통 기업 피해 속출
    • 입력 2003-04-2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정밀하게 위조된 약속어음이 암암리에 나돌면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법당국이 발벗고수사에 나서서 선의의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강문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에서 건설업체를 하고 있는 박 모씨는 최근 부도위기를 맞아 밤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받은 5000만원권 어음이 위조어음으로 드러나 돈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박 모씨(건설업체 대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니까 결국 어음을 돌려받은 하청업체만 죽는 거죠. ⊙기자: 경기도 안산에서 건축자재업을 하는 이 모씨도 최근 위조어음 두 장을 받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다시는 위조어음에 속지 않으려고 위조어음 식별용 펜까지 큰 돈을 들여 구입했습니다. ⊙이 모씨(건축자재 업체 대표): 한 달도 안 됐는데 또 (위조)어음이 발견됐다는 것은 저로서는 황당하고... ⊙기자: 이들 위조어음들은 은행이 발행한 원본 어음을 스캐너를 이용해 복사한 것으로 실제 유통되고 있는 정상어음과 비교해도 육안으로는 구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음위조단은 사채업자들과 공모해 유령회사 명의의 어음용지를 사서 대량복사해 유통시키고 있어 이들이 잠적해 버리면 어음을 받은 업체들은 돈을 떼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위조어음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건설업자 박 씨도 채권회수를 위해 사채업자는 물론 어음발행 공장까지 찾았지만 둘 다 이미 잠적한 뒤였습니다. ⊙공장근처 주민: 내 기억으로는 한 달도 더 됐어요.가동 중단된 지 두 달은 다 안 됐고..... ⊙기자: 하지만 은행은 어음이 위조돼 피해자가 생겨도 당사자가 위조범을 찾아 해결하라는 미온적인 태도입니다. ⊙은행관계자: 어음에 대해서는 (경찰) 고발을 할 수도 없어요.그것을 거꾸로 역이용하는 부분도 사실은 있는 거요. ⊙기자: 피해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들도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어음위조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최근의 불황 속에 부도위기에 몰린 일부 업체들이 고의로 위조단과 짜고 다량의 위조어음을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성목(금융감독원 비제도금융팀장): 어음소지자는 가까운 은행을 방문해서 위조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자: 경제난 속에 위조어음까지 나돌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KBS뉴스 신강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