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한인 신화’ 미나 장, 허위 경력 논란 끝 사임

입력 2019.11.21 (20:32) 수정 2019.11.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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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타임지 표지에 나온 분 한국인인 것 같은데 맞죠?

[기자]

네, 최근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한인 2세, '미나 장'입니다.

미나 장은 '한인 신화'라고도 불렸는데요.

30대 한인 여성으로선 이례적으로 미 행정부 고위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제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의 부처장으로 직접 지명해 화제가 됐고요.

4월엔 미 국무부 분쟁안정국의 부차관보 직에 올랐습니다.

한 해 1조원 이상의 예산을 관리하는 중요한 보직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나 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한데요,

정말 팔방미인이죠?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지난 9월 미나 장에 대한 지명이 갑자기 철회됐고요,

며칠 전 장 차관보는 결국 사임을 선택했습니다.

[앵커]

한국인 여성이 미 행정부의 고위직에 올라갔다는 것도 대단한데, 갑자기 사임했다니...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네요.

[기자]

네, 미나 장은 화려한 학력과 경력으로도 유명해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있던 미나 장의 소개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동문이고, 미 육군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미국 양 당의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했고, 유엔 패널로 활동됐다고도 적혀 있네요.

그런데 이게 모두 거짓이거나 과장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앵커]

아니, 경력이 거짓이라니 타임지 표지에도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잖아요?

[기자]

충격적인 사실이 이 타임지 표지도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진행자 : "타임지 표지에 나오셨네요. 축하합니다. 이 표지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얘기해주세요."]

2년 전 미나 장의 인터뷰에서 타임지 표지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입니다.

미국 NBC 방송은 미나 장이 자신이 얼굴이 들어간 가짜 타임지 표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임 측도 해당 표지가 진짜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NBC는 또 미나 장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력은 7주짜리 교육을 수료한 게 전부고, 미 육군대학원에서도 4일짜리 세미나에 참여한 게 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유엔 패널 같은 다른 경력들도 허위이거나 과장됐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앵커]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이네요.

왠지 이게 끝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 행정부에서 미나 장이 맡은 업무와 가장 관련 있던 경력은 구호단체 대표 경험인데요.

미나 장은 링킹 더 월드라는 비영리단체의 CEO였거든요.

그는 링킹 더 월드가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며 수천 명을 도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미나 장/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 "우리 단체는 재난과 분쟁 상황에서 약품과 심리 치료 지원을 하고 세대 간 빈곤의 악순환을 깨뜨리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활동도 100%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어요.

NBC 방송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링킹 더 월드'는 해외에서 천백만 원 이상 예산을 쓴 일이 없고, 해외 체류 직원도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준 절차를 담당하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미나 장의 경력을 증명할 추가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이후 지명은 철회됐고 미나 장은 사직서를 냈습니다.

[앵커]

사직서를 낸 걸 보면 미나 장도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인정했나 보네요?

[기자]

아닙니다.

모든 혐의를 부인했어요.

항복이 아니라 항의의 표시로 조직을 떠난다는 입장입니다.

미나 장은 우선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위에 대해선 자신의 입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가짜 타임지 표지는 자신의 아티스트 지인과 팬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표지를 인터뷰에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도 없다는 겁니다.

링킹 더 월드도 미나 장의 유엔 패널 활동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NBC가 부정적인 입장을 정해놓고 기사를 썼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사가 불미스럽게 떠난 셈인데, 미 정부의 입장이 난처하겠어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미나 장의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했는데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나 장은 "국무부 상관들은 나를 보호해주거나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여부는 둘째 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요.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많은 인사검증 실패 중 하나라고 지적했고요.

미 정부의 인사국 관료 출신 교수는 "이 정부가 과거 정부만큼 신원 검증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꼬집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고들 하는데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도 인사는 참 어려운 것 같네요.

[앵커]

네, 이재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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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1 20:43:40
    • 수정2019-11-21 21: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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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타임지 표지에 나온 분 한국인인 것 같은데 맞죠?

[기자]

네, 최근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한인 2세, '미나 장'입니다.

미나 장은 '한인 신화'라고도 불렸는데요.

30대 한인 여성으로선 이례적으로 미 행정부 고위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제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의 부처장으로 직접 지명해 화제가 됐고요.

4월엔 미 국무부 분쟁안정국의 부차관보 직에 올랐습니다.

한 해 1조원 이상의 예산을 관리하는 중요한 보직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나 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한데요,

정말 팔방미인이죠?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지난 9월 미나 장에 대한 지명이 갑자기 철회됐고요,

며칠 전 장 차관보는 결국 사임을 선택했습니다.

[앵커]

한국인 여성이 미 행정부의 고위직에 올라갔다는 것도 대단한데, 갑자기 사임했다니...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네요.

[기자]

네, 미나 장은 화려한 학력과 경력으로도 유명해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있던 미나 장의 소개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동문이고, 미 육군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미국 양 당의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했고, 유엔 패널로 활동됐다고도 적혀 있네요.

그런데 이게 모두 거짓이거나 과장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앵커]

아니, 경력이 거짓이라니 타임지 표지에도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잖아요?

[기자]

충격적인 사실이 이 타임지 표지도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진행자 : "타임지 표지에 나오셨네요. 축하합니다. 이 표지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얘기해주세요."]

2년 전 미나 장의 인터뷰에서 타임지 표지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입니다.

미국 NBC 방송은 미나 장이 자신이 얼굴이 들어간 가짜 타임지 표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임 측도 해당 표지가 진짜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NBC는 또 미나 장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력은 7주짜리 교육을 수료한 게 전부고, 미 육군대학원에서도 4일짜리 세미나에 참여한 게 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유엔 패널 같은 다른 경력들도 허위이거나 과장됐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앵커]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이네요.

왠지 이게 끝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 행정부에서 미나 장이 맡은 업무와 가장 관련 있던 경력은 구호단체 대표 경험인데요.

미나 장은 링킹 더 월드라는 비영리단체의 CEO였거든요.

그는 링킹 더 월드가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며 수천 명을 도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미나 장/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 "우리 단체는 재난과 분쟁 상황에서 약품과 심리 치료 지원을 하고 세대 간 빈곤의 악순환을 깨뜨리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활동도 100%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어요.

NBC 방송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링킹 더 월드'는 해외에서 천백만 원 이상 예산을 쓴 일이 없고, 해외 체류 직원도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준 절차를 담당하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미나 장의 경력을 증명할 추가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이후 지명은 철회됐고 미나 장은 사직서를 냈습니다.

[앵커]

사직서를 낸 걸 보면 미나 장도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인정했나 보네요?

[기자]

아닙니다.

모든 혐의를 부인했어요.

항복이 아니라 항의의 표시로 조직을 떠난다는 입장입니다.

미나 장은 우선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위에 대해선 자신의 입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가짜 타임지 표지는 자신의 아티스트 지인과 팬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표지를 인터뷰에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도 없다는 겁니다.

링킹 더 월드도 미나 장의 유엔 패널 활동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NBC가 부정적인 입장을 정해놓고 기사를 썼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사가 불미스럽게 떠난 셈인데, 미 정부의 입장이 난처하겠어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미나 장의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했는데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나 장은 "국무부 상관들은 나를 보호해주거나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여부는 둘째 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요.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많은 인사검증 실패 중 하나라고 지적했고요.

미 정부의 인사국 관료 출신 교수는 "이 정부가 과거 정부만큼 신원 검증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꼬집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고들 하는데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도 인사는 참 어려운 것 같네요.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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