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최장수 총리 아베…‘벚꽃 스캔들’ 곤혹

입력 2019.11.21 (20:38) 수정 2019.11.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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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헌정 사상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벚꽃 스캔들'을 비롯해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장기 집권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현택 특파원, 일본 최장수 총리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아베 총리가 마냥 박수만 받는 상황은 아닌 듯한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로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먼저 출근길 소감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으로 긴장하면서 온 마음을 다해 정책 과제를 추진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아베 총리는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식민지로 몰고 갔던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장본인, 가쓰라 다로 전 총리의 기록을 제쳤습니다.

어제 기준으로 2,887일 동안 재임하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맞춰서 아베 정권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기사들을 쏟아냈는데요.

성과로는 2012년 재집권한 뒤로 일본의 실업률이 2.4%까지 떨어졌고,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가 2배 넘게 오른 점에 주목했고요.

반면에 최근 내각 주요 인사들이 비위 사건에 연루돼 줄줄이 낙마하면서 8년 장기집권의 폐해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많았습니다.

[앵커]

그중에서도 이른바 '벚꽃 모임' 파문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이던데요.

[기자]

네, 세금이 들어가는 정부 주관 행사에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최장수 총리가 된 날, 아베 총리는 역설적이게도 한 시민단체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매년 4월에 도쿄도심 '신주쿠교엔'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이란 행사를 엽니다.

68년째 이어진 국가 행산데요.

각 분야에서 공로가 있는 사람들을 초대하는데 올해는 만 8천여 명이 참석했고, 예산만 5천 5백만 엔, 우리 돈으로 6억 원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 행사에 아베 총리의 지역구 후원인들이 다수 초대받은 사실이 확인된 건데요.

다시 말해 국가 예산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입니다.

특히 "참가자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아베 총리에게는 위증논란까지 더해진 상황입니다.

지난 월요일, 시민들은 관저 앞에서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그제 일본 언론이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5%로 한 달 만에 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벚꽃 모임' 사유화 논란은 정치 공방을 넘어서 이제 검찰 수사로 이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아베 총리의 개헌 의지는 변함이 없다구요?

[기자]

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로 2년 가까이 남았는데요.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현행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의욕만큼은 숨기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남은 임기 내 정책 과제로 디플레이션과 저출산 고령화 극복, 전후 외교 등을 언급하면서 여기에 "헌법 개정도 있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헌법 9조를 고쳐서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는데요.

잇따른 악재에 국민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이지만, 마땅한 차기 후보가 없는 게 현실이죠.

이 때문에 본인은 부인하지만, 아베 총리의 4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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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최장수 총리 아베…‘벚꽃 스캔들’ 곤혹
    • 입력 2019-11-21 20:51:30
    • 수정2019-11-21 21: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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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헌정 사상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벚꽃 스캔들'을 비롯해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장기 집권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현택 특파원, 일본 최장수 총리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아베 총리가 마냥 박수만 받는 상황은 아닌 듯한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로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먼저 출근길 소감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으로 긴장하면서 온 마음을 다해 정책 과제를 추진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아베 총리는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식민지로 몰고 갔던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장본인, 가쓰라 다로 전 총리의 기록을 제쳤습니다.

어제 기준으로 2,887일 동안 재임하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맞춰서 아베 정권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기사들을 쏟아냈는데요.

성과로는 2012년 재집권한 뒤로 일본의 실업률이 2.4%까지 떨어졌고,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가 2배 넘게 오른 점에 주목했고요.

반면에 최근 내각 주요 인사들이 비위 사건에 연루돼 줄줄이 낙마하면서 8년 장기집권의 폐해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많았습니다.

[앵커]

그중에서도 이른바 '벚꽃 모임' 파문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이던데요.

[기자]

네, 세금이 들어가는 정부 주관 행사에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최장수 총리가 된 날, 아베 총리는 역설적이게도 한 시민단체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매년 4월에 도쿄도심 '신주쿠교엔'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이란 행사를 엽니다.

68년째 이어진 국가 행산데요.

각 분야에서 공로가 있는 사람들을 초대하는데 올해는 만 8천여 명이 참석했고, 예산만 5천 5백만 엔, 우리 돈으로 6억 원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 행사에 아베 총리의 지역구 후원인들이 다수 초대받은 사실이 확인된 건데요.

다시 말해 국가 예산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입니다.

특히 "참가자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아베 총리에게는 위증논란까지 더해진 상황입니다.

지난 월요일, 시민들은 관저 앞에서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그제 일본 언론이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5%로 한 달 만에 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벚꽃 모임' 사유화 논란은 정치 공방을 넘어서 이제 검찰 수사로 이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아베 총리의 개헌 의지는 변함이 없다구요?

[기자]

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로 2년 가까이 남았는데요.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현행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의욕만큼은 숨기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남은 임기 내 정책 과제로 디플레이션과 저출산 고령화 극복, 전후 외교 등을 언급하면서 여기에 "헌법 개정도 있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헌법 9조를 고쳐서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는데요.

잇따른 악재에 국민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이지만, 마땅한 차기 후보가 없는 게 현실이죠.

이 때문에 본인은 부인하지만, 아베 총리의 4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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