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두렵지 않아요”…기후 변화 투사된 81살 여배우
입력 2019.11.30 (21:54)
수정 2019.11.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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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금요일마다 체포되기 위해 시위 현장을 누비는 81살의 원로 여배우가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폰다가 그 주인공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폰다는 벌써 4차례 체포됐는데요.
오히려 체포를 역이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홍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지영 특파원이 제인 폰다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960년대 할리우드를 이끌었던 여배우 제인 폰다는 '금발머리 미녀'란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맹렬히 비난하며 반전 운동에 앞장섰고,
[제인 폰다/여배우 :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누구의 잔혹성도 부분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성, 장애인 등 소수·약자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연기파 배우이자 진보 운동가에서 어느덧 81살의 원로 배우가 된 폰다가 최근,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도대체 이 여배우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미 국회의사당 앞에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 학생들도 '전쟁 반대', '환경 보호' 팻말을 든 채 연설자를 기다립니다.
[소피 뮈얼/고등학생 : (전세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요?) 여러분도 당장 기후 변화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건 여러분의 미래가 걸린 문제잖아요."]
["와와!"]
빨간색 코트와 검은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폰다, 이번 시위 주제는 '전쟁·군대와 기후 변화'입니다.
석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주체가 바로 군대이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인 폰다/ 여배우 : "기후, 환경,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석유 때문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실 가운데 하나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이죠? (기후 정의요!) 언제요? (지금 당장요!)"]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늘 긴장이 감돕니다.
체포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 :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려면 허가증이 필요한데 당신은 허가증이 없잖아요."]
제인 폰다도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을 무단 점거한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4번 째 체포된 날엔 결국,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80대 고령의 유명 여배우가 끌려가는 장면은 급속하게 언론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그곳에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체포되어서 영광입니다."]
기후변화 투사가 된 폰다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를 읽고 충격을 받은 뒤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각각 섭씨 1.5도와 2도 올라갔을 때를 가정해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2도 올라갔을 때 금세기 말까지 빙하가 최대 20%까지 줄어들고 해수면은 2미터 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파리 협약에서 탈퇴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UN 연설에서 그레타는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는 기성세대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레타의 울림은 유럽으로, 그리고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석탄 금지! 휘발유 금지!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개 국가, 9천여 학교에서 수백 만 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배출 제로! 배출 제로!"]
청소년들의 행동에 감명을 받는 폰다는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제 집을 떠나 워싱턴 DC에 4개월 동안 머물겁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운동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렇게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가 탄생했습니다.
파이어 드릴은 소방훈련을 의미합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빨간색 옷을 입고 시위에 동참합니다. 당신의 집이 불이 난 것처럼 시급히 행동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폰다는 금요일마다 유명 인사들, 그리고 환경단체들과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디 에반스/코드핑크(국제환경단체) 공동 설립자 : "제인 폰다는 그녀의 이름값을 활용해 시위를 알리고 있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를 주도하고 환경 관련 세미나에 관여하고 있어요."]
금요일 시위에 앞서 전날 열리는 세미나에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참석자들 간 활발한 토론을 벌입니다.
[매디슨 파파라도/참석자 : "실제로 제인 폰다가 주도해 (사회정의와 기후변화)를 연계한 시위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에 온 것이 영광입니다."]
'환경 보호'라는 목표로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 행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마음은 어느덧, 하나가 됩니다.
토론장에 깜짝 등장한 제인 폰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물어봤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우리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인종이 어떻든 모두 각성해서 거리에 나와 (권력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외쳐야 합니다."]
산불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환경은 물론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체포가 두렵지 않다는 원로 여배우, 그런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은 어쩌면 눈앞의 이익 때문에 기후 위기에 눈감고 있는 인간의 탐욕일지도 모릅니다.
워싱턴에서 서지영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체포되기 위해 시위 현장을 누비는 81살의 원로 여배우가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폰다가 그 주인공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폰다는 벌써 4차례 체포됐는데요.
오히려 체포를 역이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홍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지영 특파원이 제인 폰다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960년대 할리우드를 이끌었던 여배우 제인 폰다는 '금발머리 미녀'란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맹렬히 비난하며 반전 운동에 앞장섰고,
[제인 폰다/여배우 :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누구의 잔혹성도 부분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성, 장애인 등 소수·약자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연기파 배우이자 진보 운동가에서 어느덧 81살의 원로 배우가 된 폰다가 최근,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도대체 이 여배우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미 국회의사당 앞에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 학생들도 '전쟁 반대', '환경 보호' 팻말을 든 채 연설자를 기다립니다.
[소피 뮈얼/고등학생 : (전세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요?) 여러분도 당장 기후 변화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건 여러분의 미래가 걸린 문제잖아요."]
["와와!"]
빨간색 코트와 검은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폰다, 이번 시위 주제는 '전쟁·군대와 기후 변화'입니다.
석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주체가 바로 군대이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인 폰다/ 여배우 : "기후, 환경,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석유 때문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실 가운데 하나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이죠? (기후 정의요!) 언제요? (지금 당장요!)"]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늘 긴장이 감돕니다.
체포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 :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려면 허가증이 필요한데 당신은 허가증이 없잖아요."]
제인 폰다도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을 무단 점거한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4번 째 체포된 날엔 결국,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80대 고령의 유명 여배우가 끌려가는 장면은 급속하게 언론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그곳에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체포되어서 영광입니다."]
기후변화 투사가 된 폰다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를 읽고 충격을 받은 뒤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각각 섭씨 1.5도와 2도 올라갔을 때를 가정해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2도 올라갔을 때 금세기 말까지 빙하가 최대 20%까지 줄어들고 해수면은 2미터 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파리 협약에서 탈퇴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UN 연설에서 그레타는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는 기성세대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레타의 울림은 유럽으로, 그리고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석탄 금지! 휘발유 금지!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개 국가, 9천여 학교에서 수백 만 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배출 제로! 배출 제로!"]
청소년들의 행동에 감명을 받는 폰다는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제 집을 떠나 워싱턴 DC에 4개월 동안 머물겁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운동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렇게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가 탄생했습니다.
파이어 드릴은 소방훈련을 의미합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빨간색 옷을 입고 시위에 동참합니다. 당신의 집이 불이 난 것처럼 시급히 행동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폰다는 금요일마다 유명 인사들, 그리고 환경단체들과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디 에반스/코드핑크(국제환경단체) 공동 설립자 : "제인 폰다는 그녀의 이름값을 활용해 시위를 알리고 있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를 주도하고 환경 관련 세미나에 관여하고 있어요."]
금요일 시위에 앞서 전날 열리는 세미나에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참석자들 간 활발한 토론을 벌입니다.
[매디슨 파파라도/참석자 : "실제로 제인 폰다가 주도해 (사회정의와 기후변화)를 연계한 시위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에 온 것이 영광입니다."]
'환경 보호'라는 목표로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 행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마음은 어느덧, 하나가 됩니다.
토론장에 깜짝 등장한 제인 폰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물어봤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우리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인종이 어떻든 모두 각성해서 거리에 나와 (권력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외쳐야 합니다."]
산불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환경은 물론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체포가 두렵지 않다는 원로 여배우, 그런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은 어쩌면 눈앞의 이익 때문에 기후 위기에 눈감고 있는 인간의 탐욕일지도 모릅니다.
워싱턴에서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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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 두렵지 않아요”…기후 변화 투사된 81살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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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30 22:09:50
- 수정2019-11-30 22:30:51

[앵커]
매주 금요일마다 체포되기 위해 시위 현장을 누비는 81살의 원로 여배우가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폰다가 그 주인공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폰다는 벌써 4차례 체포됐는데요.
오히려 체포를 역이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홍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지영 특파원이 제인 폰다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960년대 할리우드를 이끌었던 여배우 제인 폰다는 '금발머리 미녀'란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맹렬히 비난하며 반전 운동에 앞장섰고,
[제인 폰다/여배우 :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누구의 잔혹성도 부분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성, 장애인 등 소수·약자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연기파 배우이자 진보 운동가에서 어느덧 81살의 원로 배우가 된 폰다가 최근,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도대체 이 여배우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미 국회의사당 앞에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 학생들도 '전쟁 반대', '환경 보호' 팻말을 든 채 연설자를 기다립니다.
[소피 뮈얼/고등학생 : (전세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요?) 여러분도 당장 기후 변화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건 여러분의 미래가 걸린 문제잖아요."]
["와와!"]
빨간색 코트와 검은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폰다, 이번 시위 주제는 '전쟁·군대와 기후 변화'입니다.
석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주체가 바로 군대이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인 폰다/ 여배우 : "기후, 환경,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석유 때문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실 가운데 하나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이죠? (기후 정의요!) 언제요? (지금 당장요!)"]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늘 긴장이 감돕니다.
체포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 :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려면 허가증이 필요한데 당신은 허가증이 없잖아요."]
제인 폰다도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을 무단 점거한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4번 째 체포된 날엔 결국,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80대 고령의 유명 여배우가 끌려가는 장면은 급속하게 언론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그곳에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체포되어서 영광입니다."]
기후변화 투사가 된 폰다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를 읽고 충격을 받은 뒤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각각 섭씨 1.5도와 2도 올라갔을 때를 가정해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2도 올라갔을 때 금세기 말까지 빙하가 최대 20%까지 줄어들고 해수면은 2미터 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파리 협약에서 탈퇴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UN 연설에서 그레타는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는 기성세대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레타의 울림은 유럽으로, 그리고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석탄 금지! 휘발유 금지!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개 국가, 9천여 학교에서 수백 만 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배출 제로! 배출 제로!"]
청소년들의 행동에 감명을 받는 폰다는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제 집을 떠나 워싱턴 DC에 4개월 동안 머물겁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운동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렇게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가 탄생했습니다.
파이어 드릴은 소방훈련을 의미합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빨간색 옷을 입고 시위에 동참합니다. 당신의 집이 불이 난 것처럼 시급히 행동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폰다는 금요일마다 유명 인사들, 그리고 환경단체들과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디 에반스/코드핑크(국제환경단체) 공동 설립자 : "제인 폰다는 그녀의 이름값을 활용해 시위를 알리고 있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를 주도하고 환경 관련 세미나에 관여하고 있어요."]
금요일 시위에 앞서 전날 열리는 세미나에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참석자들 간 활발한 토론을 벌입니다.
[매디슨 파파라도/참석자 : "실제로 제인 폰다가 주도해 (사회정의와 기후변화)를 연계한 시위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에 온 것이 영광입니다."]
'환경 보호'라는 목표로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 행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마음은 어느덧, 하나가 됩니다.
토론장에 깜짝 등장한 제인 폰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물어봤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우리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인종이 어떻든 모두 각성해서 거리에 나와 (권력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외쳐야 합니다."]
산불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환경은 물론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체포가 두렵지 않다는 원로 여배우, 그런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은 어쩌면 눈앞의 이익 때문에 기후 위기에 눈감고 있는 인간의 탐욕일지도 모릅니다.
워싱턴에서 서지영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체포되기 위해 시위 현장을 누비는 81살의 원로 여배우가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폰다가 그 주인공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폰다는 벌써 4차례 체포됐는데요.
오히려 체포를 역이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홍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지영 특파원이 제인 폰다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960년대 할리우드를 이끌었던 여배우 제인 폰다는 '금발머리 미녀'란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맹렬히 비난하며 반전 운동에 앞장섰고,
[제인 폰다/여배우 :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누구의 잔혹성도 부분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성, 장애인 등 소수·약자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연기파 배우이자 진보 운동가에서 어느덧 81살의 원로 배우가 된 폰다가 최근,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도대체 이 여배우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미 국회의사당 앞에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 학생들도 '전쟁 반대', '환경 보호' 팻말을 든 채 연설자를 기다립니다.
[소피 뮈얼/고등학생 : (전세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요?) 여러분도 당장 기후 변화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건 여러분의 미래가 걸린 문제잖아요."]
["와와!"]
빨간색 코트와 검은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폰다, 이번 시위 주제는 '전쟁·군대와 기후 변화'입니다.
석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주체가 바로 군대이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인 폰다/ 여배우 : "기후, 환경,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석유 때문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실 가운데 하나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이죠? (기후 정의요!) 언제요? (지금 당장요!)"]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늘 긴장이 감돕니다.
체포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 :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려면 허가증이 필요한데 당신은 허가증이 없잖아요."]
제인 폰다도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을 무단 점거한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4번 째 체포된 날엔 결국,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80대 고령의 유명 여배우가 끌려가는 장면은 급속하게 언론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그곳에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체포되어서 영광입니다."]
기후변화 투사가 된 폰다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를 읽고 충격을 받은 뒤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각각 섭씨 1.5도와 2도 올라갔을 때를 가정해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2도 올라갔을 때 금세기 말까지 빙하가 최대 20%까지 줄어들고 해수면은 2미터 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파리 협약에서 탈퇴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UN 연설에서 그레타는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는 기성세대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레타의 울림은 유럽으로, 그리고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석탄 금지! 휘발유 금지!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개 국가, 9천여 학교에서 수백 만 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배출 제로! 배출 제로!"]
청소년들의 행동에 감명을 받는 폰다는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제 집을 떠나 워싱턴 DC에 4개월 동안 머물겁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운동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렇게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가 탄생했습니다.
파이어 드릴은 소방훈련을 의미합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빨간색 옷을 입고 시위에 동참합니다. 당신의 집이 불이 난 것처럼 시급히 행동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폰다는 금요일마다 유명 인사들, 그리고 환경단체들과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디 에반스/코드핑크(국제환경단체) 공동 설립자 : "제인 폰다는 그녀의 이름값을 활용해 시위를 알리고 있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를 주도하고 환경 관련 세미나에 관여하고 있어요."]
금요일 시위에 앞서 전날 열리는 세미나에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참석자들 간 활발한 토론을 벌입니다.
[매디슨 파파라도/참석자 : "실제로 제인 폰다가 주도해 (사회정의와 기후변화)를 연계한 시위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에 온 것이 영광입니다."]
'환경 보호'라는 목표로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 행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마음은 어느덧, 하나가 됩니다.
토론장에 깜짝 등장한 제인 폰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물어봤습니다.
[제인 폰다/여배우 : "우리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인종이 어떻든 모두 각성해서 거리에 나와 (권력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외쳐야 합니다."]
산불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환경은 물론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체포가 두렵지 않다는 원로 여배우, 그런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은 어쩌면 눈앞의 이익 때문에 기후 위기에 눈감고 있는 인간의 탐욕일지도 모릅니다.
워싱턴에서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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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기자 s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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