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법정에 선 아웅산 수치

입력 2019.12.16 (20:37) 수정 2019.12.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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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미얀마 국가고문 아웅산 수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으로 추앙받던 아웅산 수치가 최근 법정에 섰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지난 10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입니다.

미얀마 정부가 지난 2017년 군과 경찰을 동원해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했다는 혐의를 받아 이에 대한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번 재판은 아프리카 서부 감비아가 이슬람협력기구를 대표해 지난달 미얀마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미얀마 정부 대표 대리인으로 피고인석에 선 겁니다.

[아부바카르 탐바두/감비아 법무장관 : "감비아는 미얀마의 무분별한 살해와 야만 행위를 중단할 것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수치 고문은 로힝야 반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집단학살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아웅산 수치/미얀마 국가 고문 : "반란에 대처하려 했던 사람들의 의도를 평가하기 전에 미얀마의 주권과 안보에 대한 도전이 있었던 복잡한 상황을 생각해주십시오."]

범죄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결단이라며 로힝야족 탄압을 내부 문제로 돌린 겁니다.

수치 고문은 지난 12일에 열린 마지막 심리에서 2년 전 충돌 당시 국제인도법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집단학살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사건 기각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지난 2017년 미얀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답변]

먼저 미얀마가 어떤 나라인지 짚어보면요.

미얀마는 130여 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국가입니다.

버마족이 약 10명 중 7명을 차지하고 불교를 믿고요.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2년 전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미얀마 경찰 초소와 군 기지 30여 곳을 습격한 일이 있었는데요,

미얀마군은 이를 빌미로 지난 2017년 8월 로힝야족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살은 물론 집단 성폭행, 방화가 곳곳에서 벌어졌고 2017년 8월부터 한 달간 로힝야족 9천 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74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난민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레주마 베굼/로힝야족 난민 : "수치 고문은 미얀마군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우리 마을에 데려주면 가족이 어디서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로힝야 사태를 '종족 말살'로 규정했지만, 미얀마군과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군부의 강경 대처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미얀마 정부는 이를 부정하고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치 고문에 대한 비난이 거셉니다.

지난 1988년부터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수치 고문은 군부의 폭정과 가택 연금에도 굴하지 않고 군부에 맞서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국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는데요.

수치 고문이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미얀마군의 집단학살을 부인하고 침묵을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인권수호의 상징이 소수민족에 대한 대량학살을 옹호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거죠.

재판이 열리던 날 국제사법재판소 앞에서는 "로힝야와 인도주의를 구하라"며 수치 고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수치 고문에게 노벨평화상을 반납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답변]

실제로 지난해 국제앰네스티는 수치 고문에게 수여 했던 '양심 대사상'을 철회했다고 발표했고, 인권상을 줬던 그 외 여러 국제기구와 도시들도 수상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재판 시작 전날인 9일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8명이 공동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이 범죄 혐의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는 수치 고문의 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국민들은 지난 14일 미얀마로 돌아온 수치 고문을 열렬히 환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치 고문의 행보는 로힝야족에 대한 강경 조처를 반대하지 않는 미얀마 다수민족인 불교도들의 지지와 미얀마 정부의 권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는데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치 고문이 내년에 있을 총선을 위해 지지세를 늘리려고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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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법정에 선 아웅산 수치
    • 입력 2019-12-16 20:46:19
    • 수정2019-12-16 21:01:42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미얀마 국가고문 아웅산 수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으로 추앙받던 아웅산 수치가 최근 법정에 섰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지난 10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입니다.

미얀마 정부가 지난 2017년 군과 경찰을 동원해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했다는 혐의를 받아 이에 대한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번 재판은 아프리카 서부 감비아가 이슬람협력기구를 대표해 지난달 미얀마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미얀마 정부 대표 대리인으로 피고인석에 선 겁니다.

[아부바카르 탐바두/감비아 법무장관 : "감비아는 미얀마의 무분별한 살해와 야만 행위를 중단할 것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수치 고문은 로힝야 반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집단학살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아웅산 수치/미얀마 국가 고문 : "반란에 대처하려 했던 사람들의 의도를 평가하기 전에 미얀마의 주권과 안보에 대한 도전이 있었던 복잡한 상황을 생각해주십시오."]

범죄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결단이라며 로힝야족 탄압을 내부 문제로 돌린 겁니다.

수치 고문은 지난 12일에 열린 마지막 심리에서 2년 전 충돌 당시 국제인도법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집단학살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사건 기각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지난 2017년 미얀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답변]

먼저 미얀마가 어떤 나라인지 짚어보면요.

미얀마는 130여 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국가입니다.

버마족이 약 10명 중 7명을 차지하고 불교를 믿고요.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2년 전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미얀마 경찰 초소와 군 기지 30여 곳을 습격한 일이 있었는데요,

미얀마군은 이를 빌미로 지난 2017년 8월 로힝야족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살은 물론 집단 성폭행, 방화가 곳곳에서 벌어졌고 2017년 8월부터 한 달간 로힝야족 9천 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74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난민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레주마 베굼/로힝야족 난민 : "수치 고문은 미얀마군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우리 마을에 데려주면 가족이 어디서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로힝야 사태를 '종족 말살'로 규정했지만, 미얀마군과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군부의 강경 대처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미얀마 정부는 이를 부정하고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치 고문에 대한 비난이 거셉니다.

지난 1988년부터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수치 고문은 군부의 폭정과 가택 연금에도 굴하지 않고 군부에 맞서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국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는데요.

수치 고문이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미얀마군의 집단학살을 부인하고 침묵을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인권수호의 상징이 소수민족에 대한 대량학살을 옹호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거죠.

재판이 열리던 날 국제사법재판소 앞에서는 "로힝야와 인도주의를 구하라"며 수치 고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수치 고문에게 노벨평화상을 반납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답변]

실제로 지난해 국제앰네스티는 수치 고문에게 수여 했던 '양심 대사상'을 철회했다고 발표했고, 인권상을 줬던 그 외 여러 국제기구와 도시들도 수상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재판 시작 전날인 9일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8명이 공동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이 범죄 혐의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는 수치 고문의 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국민들은 지난 14일 미얀마로 돌아온 수치 고문을 열렬히 환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치 고문의 행보는 로힝야족에 대한 강경 조처를 반대하지 않는 미얀마 다수민족인 불교도들의 지지와 미얀마 정부의 권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는데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치 고문이 내년에 있을 총선을 위해 지지세를 늘리려고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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