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캐리 람 재신임…홍콩 정국은?

입력 2019.12.17 (20:39) 수정 2019.12.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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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어제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났습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7개월째 계속되면서 람 장관의 재신임 여부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강민수 특파원,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장관이 친중파가 참패한 선거 이후 처음 만났는데, 분위기가 좀 안 좋았겠어요?

[기자]

네, 그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화기애애해 보였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례적으로 모두 발언까지 방송 카메라 앞에서 했는데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시진핑/중국 주석 : "올해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된 후 가장 중대하고 복잡한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홍콩 행정부가 법에 따라 통치할 수 있도록 람 장관을 변함없이 지원할 겁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밝혀온 얘기들이 다시 한번 오갔습니다.

중국은 일국양제를 굳건히 수호할 것이다, 외세의 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 홍콩의 법과 질서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등의 얘기가 나왔습니다.

캐리 람 장관은 구의회 선거 직후에 친중파 후보에 투표한 41%의 표심을 언급하면서 유권자들이 폭력 시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는데, 이번 중국 최고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공유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를 했던 분들이 들으면 화가 날 만한 내용인 것 같은데, 시위가 다시 격화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홍콩 시위대 측에서는 5가지 요구사항을 얘기하고 있는데, 홍콩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도 여기엔 전혀 답변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구의회 선거 결과로 민심을 보여줬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요지부동이고, 민주화를 바라는 홍콩 시민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아니 답답해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시몬/홍콩 시민 : "홍콩 시민들의 생각이 어떤지, 왜 우리가 시위에 나서는지 중국 정부가 좀 더 알았으면 합니다."]

5가지 요구사항 중에 지금 받아들여진 것은 송환법 철회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인 목표인 행정장관 직선제는 중국 정부가 들어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구요.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도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려 6개월의 시위 동안 6천 명 가까운 시민이 체포됐는데, 홍콩 정부, 홍콩 경찰 입장에서도 이들을 그냥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위대 입장에서는 시위를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시위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있고, 폭력 시위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기 때문에 격렬한 시위는 소강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이구요,

내년 9월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시위 동력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중국이 홍콩 문제 처리에 있어서 미국의 간섭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해 왔는데, 전선이 점점 더 확대되는 분위기라구요?

[기자]

미국 정부가 홍콩 인권법에 이어 신장 위구르 인권 정책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어서 중국이 상당히 골치 아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이른바 우루무치 사건 이후 신장에서 강압 통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인데,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까지는 대체로 이에 동의하고 묵인해왔는데, 이제 입장을 달리해 소수민족 위구르 인들에 대한 인권 탄압이라고 지적하고 나오자 중국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콩과 타이완 문제보다도 신장 인권법에 더 반발하는 분위깁니다.

자칫 위구르족 분리 독립운동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무역전쟁도 힘겨운데, 미국이 사사건건 중국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어서 지금 베이징의 공산당 수뇌부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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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7 20:45:39
    • 수정2019-12-17 20: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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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어제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났습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7개월째 계속되면서 람 장관의 재신임 여부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강민수 특파원,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장관이 친중파가 참패한 선거 이후 처음 만났는데, 분위기가 좀 안 좋았겠어요?

[기자]

네, 그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화기애애해 보였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례적으로 모두 발언까지 방송 카메라 앞에서 했는데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시진핑/중국 주석 : "올해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된 후 가장 중대하고 복잡한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홍콩 행정부가 법에 따라 통치할 수 있도록 람 장관을 변함없이 지원할 겁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밝혀온 얘기들이 다시 한번 오갔습니다.

중국은 일국양제를 굳건히 수호할 것이다, 외세의 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 홍콩의 법과 질서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등의 얘기가 나왔습니다.

캐리 람 장관은 구의회 선거 직후에 친중파 후보에 투표한 41%의 표심을 언급하면서 유권자들이 폭력 시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는데, 이번 중국 최고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공유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를 했던 분들이 들으면 화가 날 만한 내용인 것 같은데, 시위가 다시 격화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홍콩 시위대 측에서는 5가지 요구사항을 얘기하고 있는데, 홍콩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도 여기엔 전혀 답변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구의회 선거 결과로 민심을 보여줬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요지부동이고, 민주화를 바라는 홍콩 시민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아니 답답해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시몬/홍콩 시민 : "홍콩 시민들의 생각이 어떤지, 왜 우리가 시위에 나서는지 중국 정부가 좀 더 알았으면 합니다."]

5가지 요구사항 중에 지금 받아들여진 것은 송환법 철회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인 목표인 행정장관 직선제는 중국 정부가 들어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구요.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도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려 6개월의 시위 동안 6천 명 가까운 시민이 체포됐는데, 홍콩 정부, 홍콩 경찰 입장에서도 이들을 그냥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위대 입장에서는 시위를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시위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있고, 폭력 시위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기 때문에 격렬한 시위는 소강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이구요,

내년 9월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시위 동력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중국이 홍콩 문제 처리에 있어서 미국의 간섭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해 왔는데, 전선이 점점 더 확대되는 분위기라구요?

[기자]

미국 정부가 홍콩 인권법에 이어 신장 위구르 인권 정책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어서 중국이 상당히 골치 아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이른바 우루무치 사건 이후 신장에서 강압 통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인데,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까지는 대체로 이에 동의하고 묵인해왔는데, 이제 입장을 달리해 소수민족 위구르 인들에 대한 인권 탄압이라고 지적하고 나오자 중국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콩과 타이완 문제보다도 신장 인권법에 더 반발하는 분위깁니다.

자칫 위구르족 분리 독립운동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무역전쟁도 힘겨운데, 미국이 사사건건 중국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어서 지금 베이징의 공산당 수뇌부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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