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동백이’처럼…미혼부모 3만 명 세상 밖으로

입력 2019.12.20 (21:38) 수정 2019.12.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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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편은 없는데 아들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잖아요?"]

이 대사 기억나세요?

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한 장면입니다.

이웃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혼자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 동백이의 꿋꿋한 모습이 큰 공감을 얻었는데요.

동백이 같은 처지의 미혼모가 우리나라에 2만 천 명이 넘습니다.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도 8천 명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혼자 양육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아서 대부분 양육 스트레스를 심하게 겪습니다.

정부가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딱히 의지할 사람도, 안전망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 자녀를 돌보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미혼모 쉼터입니다.

당장 오갈 데 없는 막막한 처지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미혼모 : "어쨌거나 그런 공간을 제공해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해요, 그렇지 않으면 길거리에 나앉아야 되는 상황이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미혼부모 시설은 전국에 123군데, 모두 2,400세대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최장 3년까지 머물면서 다양한 직업 교육을 받습니다.

문제는 쉼터를 나온 이후부텁니다.

집과 입을 것, 먹을 것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미혼부 : "내가 치료가 필요한지도 모르시고 당장 아이 입히고 재우고 이것들만 집중을 하시는 현실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미혼모들 모임으로 들어온 후원물품들은 대부분 자립한 미혼모 가정으로 바로 보내집니다.

[김도경/미혼모 가족협회 대표 : "아직도 여름 이불 덮고 살아요, 이런 엄마들이 카페에 글도 올리고 그랬더라고요. 그런데 어디서 고맙게 따뜻한 겨울 이불 보내주셔가지고."]

하지만 경제적 지원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홀로 양육을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만큼 한시적이 아닌, 꾸준한 자녀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혼모끼리 가족처럼 지내자며 만들어진 이 단체는 10년 만에 회원이 2,400명으로 늘었습니다.

[김도경/미혼모 가족협회 대표 : "가족들하고 단절된 사람들이 많아요. 명절 캠프도 같이 하고 저녁에 게임해서 진 팀이 다음날 떡국을 끓여서 대접하고..."]

[미혼모/음성변조 : "(다른) 엄마들하고는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데 제한점이 있어요, 남편 얘기가 나온다든지. 자조 모임을 하고 (미혼모) 엄마들끼리 모여서 스트레스도 많이 풀었고요."]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립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미혼부모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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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동백이’처럼…미혼부모 3만 명 세상 밖으로
    • 입력 2019-12-20 21:41:51
    • 수정2019-12-20 21: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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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편은 없는데 아들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잖아요?"]

이 대사 기억나세요?

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한 장면입니다.

이웃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혼자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 동백이의 꿋꿋한 모습이 큰 공감을 얻었는데요.

동백이 같은 처지의 미혼모가 우리나라에 2만 천 명이 넘습니다.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도 8천 명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혼자 양육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아서 대부분 양육 스트레스를 심하게 겪습니다.

정부가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딱히 의지할 사람도, 안전망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 자녀를 돌보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미혼모 쉼터입니다.

당장 오갈 데 없는 막막한 처지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미혼모 : "어쨌거나 그런 공간을 제공해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해요, 그렇지 않으면 길거리에 나앉아야 되는 상황이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미혼부모 시설은 전국에 123군데, 모두 2,400세대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최장 3년까지 머물면서 다양한 직업 교육을 받습니다.

문제는 쉼터를 나온 이후부텁니다.

집과 입을 것, 먹을 것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미혼부 : "내가 치료가 필요한지도 모르시고 당장 아이 입히고 재우고 이것들만 집중을 하시는 현실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미혼모들 모임으로 들어온 후원물품들은 대부분 자립한 미혼모 가정으로 바로 보내집니다.

[김도경/미혼모 가족협회 대표 : "아직도 여름 이불 덮고 살아요, 이런 엄마들이 카페에 글도 올리고 그랬더라고요. 그런데 어디서 고맙게 따뜻한 겨울 이불 보내주셔가지고."]

하지만 경제적 지원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홀로 양육을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만큼 한시적이 아닌, 꾸준한 자녀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혼모끼리 가족처럼 지내자며 만들어진 이 단체는 10년 만에 회원이 2,400명으로 늘었습니다.

[김도경/미혼모 가족협회 대표 : "가족들하고 단절된 사람들이 많아요. 명절 캠프도 같이 하고 저녁에 게임해서 진 팀이 다음날 떡국을 끓여서 대접하고..."]

[미혼모/음성변조 : "(다른) 엄마들하고는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데 제한점이 있어요, 남편 얘기가 나온다든지. 자조 모임을 하고 (미혼모) 엄마들끼리 모여서 스트레스도 많이 풀었고요."]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립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미혼부모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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