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전쟁 흔적 지우고 희망의 뿌리 내려

입력 2020.01.21 (10:49) 수정 2020.01.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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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이 끝나도 남은 사람들은 그 후유증에 끝없이 고통받습니다.

이런 이들을 도우려는 국제 NGO단체가 있는데요.

전쟁 후 땅에 남은 지뢰를 제거해 농민들의 새 삶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베트남 전쟁 중 미군이 베트남에 떨어뜨린 폭탄은 최소 750만 개.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떨어진 것보다 더 많은 폭탄이 베트남에 떨어졌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4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폭탄은 여전히 이곳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꽝찌성 농부인 티에프 씨는 땅을 일구던 중 지뢰가 터져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애통한 건 땅속의 지뢰 때문에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겁니다.

[응웬 반 티에프/농민 : "우리는 밭에서 쌀이나 감자, 카사바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수확량이 형편 없습니다. 곳곳에 목숨을 위협하는 폭탄과 지뢰들이 있어 땅을 팔 수가 없습니다."]

땅을 얕게 파면 지뢰를 건드릴 일이 없지만 농작물이 튼튼하게 자라기 어려워 목숨을 걸고 더 깊게 괭이질을 해왔는데요.

농사가 생계인 농민들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찾아온 미국의 한 NGO 단체 덕분에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응웬 반 티에프/농민 : "과거는 떠나갔습니다. 미국인들과 다른 나라의 자선단체가 꽝찌성의 땅을 살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하고, 전쟁의 흔적이 남았던 땅이 이제는 푸르른 농경지가 됐습니다."]

루츠 오브 피스(Roots of Peace)는 전 세계 전쟁 지역을 찾아가 지뢰 제거를 도와주는 NGO 단체입니다.

전쟁의 흔적을 지워 땅을 재건하고 농민들의 안전한 삶을 되찾아 주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전 세계 100만 명이 넘는 농부와 그 가족들을 도왔습니다.

[하아디 쿤/루츠 오브 피스 설립자 : "지뢰를 제거하고, 수천 명의 베트남 농부들에게 후추 농사법을 훈련시켰습니다.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지뢰밭을 경작지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살렸습니다."]

루츠 오브 피스는 지뢰 제거 후 그 땅에서 농민들이 좀 더 수익성 있는 작물을 재배하도록 돕습니다.

베트남 농부들에겐 후추 농사법을 알려주었는데요.

베트남의 기상여건과 토양 성질이 후추 재배에 매우 적합할 뿐 아니라 정부 지정 전략적 국가 수출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응우옌 띠 응아아/농민 : "후추 농사는 꽝찌성 사람들, 특히 지뢰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애로 일하기 어려워 가난했던 삶이 이제는 나아졌습니다."]

10살 때 지뢰를 밟아 시력과 한 손을 잃은 응이아 씨.

장애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역시 도움을 받아 어엿한 농부가 되었는데요.

광찌성 사람들 모두 더는 폭탄도, 가난도 걱정하지 않게 됐습니다.

[하아디 쿤/루츠 오브 피스 설립자 : "우리는 우정의 씨앗을 뿌리려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터에서 남겨진 지뢰로 부모가 어린 자녀를 잃지 않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1975년 이후, 베트남에선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땅에 남은 폭탄으로 사망했습니다.

전쟁보다 길었던 후유증의 상흔을 지우고 이 아픔의 땅에도 새 희망이 싹 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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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전쟁 흔적 지우고 희망의 뿌리 내려
    • 입력 2020-01-21 10:53:30
    • 수정2020-01-21 11:57:32
    지구촌뉴스
[앵커]

전쟁이 끝나도 남은 사람들은 그 후유증에 끝없이 고통받습니다.

이런 이들을 도우려는 국제 NGO단체가 있는데요.

전쟁 후 땅에 남은 지뢰를 제거해 농민들의 새 삶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베트남 전쟁 중 미군이 베트남에 떨어뜨린 폭탄은 최소 750만 개.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떨어진 것보다 더 많은 폭탄이 베트남에 떨어졌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4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폭탄은 여전히 이곳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꽝찌성 농부인 티에프 씨는 땅을 일구던 중 지뢰가 터져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애통한 건 땅속의 지뢰 때문에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겁니다.

[응웬 반 티에프/농민 : "우리는 밭에서 쌀이나 감자, 카사바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수확량이 형편 없습니다. 곳곳에 목숨을 위협하는 폭탄과 지뢰들이 있어 땅을 팔 수가 없습니다."]

땅을 얕게 파면 지뢰를 건드릴 일이 없지만 농작물이 튼튼하게 자라기 어려워 목숨을 걸고 더 깊게 괭이질을 해왔는데요.

농사가 생계인 농민들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찾아온 미국의 한 NGO 단체 덕분에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응웬 반 티에프/농민 : "과거는 떠나갔습니다. 미국인들과 다른 나라의 자선단체가 꽝찌성의 땅을 살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하고, 전쟁의 흔적이 남았던 땅이 이제는 푸르른 농경지가 됐습니다."]

루츠 오브 피스(Roots of Peace)는 전 세계 전쟁 지역을 찾아가 지뢰 제거를 도와주는 NGO 단체입니다.

전쟁의 흔적을 지워 땅을 재건하고 농민들의 안전한 삶을 되찾아 주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전 세계 100만 명이 넘는 농부와 그 가족들을 도왔습니다.

[하아디 쿤/루츠 오브 피스 설립자 : "지뢰를 제거하고, 수천 명의 베트남 농부들에게 후추 농사법을 훈련시켰습니다.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지뢰밭을 경작지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살렸습니다."]

루츠 오브 피스는 지뢰 제거 후 그 땅에서 농민들이 좀 더 수익성 있는 작물을 재배하도록 돕습니다.

베트남 농부들에겐 후추 농사법을 알려주었는데요.

베트남의 기상여건과 토양 성질이 후추 재배에 매우 적합할 뿐 아니라 정부 지정 전략적 국가 수출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응우옌 띠 응아아/농민 : "후추 농사는 꽝찌성 사람들, 특히 지뢰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애로 일하기 어려워 가난했던 삶이 이제는 나아졌습니다."]

10살 때 지뢰를 밟아 시력과 한 손을 잃은 응이아 씨.

장애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역시 도움을 받아 어엿한 농부가 되었는데요.

광찌성 사람들 모두 더는 폭탄도, 가난도 걱정하지 않게 됐습니다.

[하아디 쿤/루츠 오브 피스 설립자 : "우리는 우정의 씨앗을 뿌리려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터에서 남겨진 지뢰로 부모가 어린 자녀를 잃지 않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1975년 이후, 베트남에선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땅에 남은 폭탄으로 사망했습니다.

전쟁보다 길었던 후유증의 상흔을 지우고 이 아픔의 땅에도 새 희망이 싹 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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