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사상 최장’ 총파업에…프랑스 연금개혁 뒷걸음?

입력 2020.01.23 (18:08) 수정 2020.01.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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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안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초 시작된 총파업이 오늘로 50일째를 맞았습니다.

사상 최장의 총파업이란 기록을 세웠는데요.

연금 개혁,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연금 개편은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총파업 상황부터 알아보죠, 50일째 파업이 계속됐는데, 지금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금은 다소 진정 국면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총파업, 그 중 가장 강력하게 파업을 주도해왔던 철도 노조의 참가율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5일, 50%를 넘었던 철도노조 파업 참가율은 최근 한자릿수로 떨어졌고요,

노조원들이 대부분 복귀했습니다.

특히 이번주 파리 지하철노조가 일시 파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교통 대란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입니다.

파업 초기 TGV 등 프랑스 전국 철도의 90%가 멈춰섰고요,

파리 지하철도 운행이 중단돼 수도권 교통이 마비됐습니다.

보시는 화면, 파업 2주차때 지하철역 풍경인데요, 그야말로 아비규환 수준이었습니다.

[쥘리/파리 시민/지난해 말 파업 당시 : "다들 피곤해지기 시작했어요. 너무 힘드네요. 파업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힘들어요."]

비행기도 취소, 지연 운항되는 등 극심한 교통대란이 장기화되자, 파업 초반 60%를 넘었던 파업 지지율도 최근 40%대로 떨어졌습니다.

교사와 공무원 노조, 간호사와 변호사 등 전문 자유직종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공공서비스 차질도 속출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다양한 직종이 총파업에 참여하고, 이토록 장기간 지속된 배경은 뭔가요?

[기자]

한마디로 연금 개편이 직종을 망라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직종, 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연금 체제가 있는데, 이걸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하는 단일 체제로 바꾸겠다는 게 마크롱 정부안의 핵심이거든요.

또 수급 시기를 늦춰서 사실상 정년을 현행 62살에서 64살로 늘리려 하자, 노동계는 "더 오래 일하고, 연금은 덜 받는 개편" 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무 강도와 열악한 환경에 철도, 지하철 노동자들은 평균보다 7~8년 조기 퇴직을 해왔는데요,

이런 직능별 특수성을 일원화하겠다는 데 갈등이 컸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이 문을 닫고, 파리 오페라단과 발레단이 파업해 거리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무용수들도 기존엔 42살부터 퇴직이 가능했던 만큼 새 연금제도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에밀 브로/파리 오페라단 연주자 : "우리의 직업적 특수성이 있습니다. 연주를 5살 때 시작해서 그만두지 않죠. 무용수들은 42살, 연주자들은 60살 퇴직인데 이걸 바꿀 순 없습니다."]

[앵커]

연금 개편, 어느 정부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데, 결국은 재정 문제 아니겠습니까? 프랑스 상황은 어떤 수준인가요?

[기자]

네, 저출산 고령화 사회, 둔화되는 세계 경제, 연금 기금 고갈을 가속화하는 공통적인 배경인데요,

프랑스의 경우 정년이 62살로 빠른 편이고, 연금의 소득대체율도 70%를 넘습니다.

때문에 연간 연금 지급액이 국내총생산의 13.5%를 차지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3위인데요,

복잡한 연금 체제 탓에 '덜 내고 더 받는' 경우가 많아서 연간 연기금 적자가 100억 유로, 13조 원 정도 난다는게 프랑스 정부 설명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연기금 적자가 2025년엔 170억 유로, 약 22조 원에 달할 거라며 드라이브를 걸어왔습니다.

[앵커]

강행이냐, 타협이냐.

마크롱 정부는 연금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기자]

과거 프랑스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연금개편에 나섰지만 국민 저항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특히 1995년 시라크 대통령때 연금 개편 반대 파업이 4주동안 계속됐고 결국 정부가 두손을 들었는데요,

역대 최장인 이번 파업에 마크롱 정부도 일정 부분 타협하는 분위깁니다.

가장 첨예했던 64살 정년 연장 문제는 사실상 철회 입장이고요,

철도노조 등의 조기 퇴직같은 혜택도 당분간 유지될 걸로 보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현지시각으로 오늘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사상 최장 파업인만큼 파급력도 컸을 텐데, 경제에 미친 여파는 추산이 좀 됐습니까?

[기자]

전체 피해 추산이 정확히 나오진 않았습니다.

어제 오늘 총파업 집회가 계속되는 만큼 파업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요,

하지만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초 시작된 파업으로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최대 0.1%포인트 떨어진 걸로 분석했습니다.

연말연시 대목을 놓친 관광업, 요식업계 피해액이 9천 5백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파리 상인들 매출은 30~40% 감소했다고 하고요,

특히 교통부문 타격도 큰데, 프랑스 국철은 파업손실액이 10억 유로, 1조 3천억 원대에 달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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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사상 최장’ 총파업에…프랑스 연금개혁 뒷걸음?
    • 입력 2020-01-23 18:13:46
    • 수정2020-01-23 18:27:16
    통합뉴스룸ET
[앵커]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안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초 시작된 총파업이 오늘로 50일째를 맞았습니다.

사상 최장의 총파업이란 기록을 세웠는데요.

연금 개혁,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연금 개편은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총파업 상황부터 알아보죠, 50일째 파업이 계속됐는데, 지금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금은 다소 진정 국면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총파업, 그 중 가장 강력하게 파업을 주도해왔던 철도 노조의 참가율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5일, 50%를 넘었던 철도노조 파업 참가율은 최근 한자릿수로 떨어졌고요,

노조원들이 대부분 복귀했습니다.

특히 이번주 파리 지하철노조가 일시 파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교통 대란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입니다.

파업 초기 TGV 등 프랑스 전국 철도의 90%가 멈춰섰고요,

파리 지하철도 운행이 중단돼 수도권 교통이 마비됐습니다.

보시는 화면, 파업 2주차때 지하철역 풍경인데요, 그야말로 아비규환 수준이었습니다.

[쥘리/파리 시민/지난해 말 파업 당시 : "다들 피곤해지기 시작했어요. 너무 힘드네요. 파업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힘들어요."]

비행기도 취소, 지연 운항되는 등 극심한 교통대란이 장기화되자, 파업 초반 60%를 넘었던 파업 지지율도 최근 40%대로 떨어졌습니다.

교사와 공무원 노조, 간호사와 변호사 등 전문 자유직종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공공서비스 차질도 속출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다양한 직종이 총파업에 참여하고, 이토록 장기간 지속된 배경은 뭔가요?

[기자]

한마디로 연금 개편이 직종을 망라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직종, 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연금 체제가 있는데, 이걸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하는 단일 체제로 바꾸겠다는 게 마크롱 정부안의 핵심이거든요.

또 수급 시기를 늦춰서 사실상 정년을 현행 62살에서 64살로 늘리려 하자, 노동계는 "더 오래 일하고, 연금은 덜 받는 개편" 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무 강도와 열악한 환경에 철도, 지하철 노동자들은 평균보다 7~8년 조기 퇴직을 해왔는데요,

이런 직능별 특수성을 일원화하겠다는 데 갈등이 컸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이 문을 닫고, 파리 오페라단과 발레단이 파업해 거리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무용수들도 기존엔 42살부터 퇴직이 가능했던 만큼 새 연금제도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에밀 브로/파리 오페라단 연주자 : "우리의 직업적 특수성이 있습니다. 연주를 5살 때 시작해서 그만두지 않죠. 무용수들은 42살, 연주자들은 60살 퇴직인데 이걸 바꿀 순 없습니다."]

[앵커]

연금 개편, 어느 정부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데, 결국은 재정 문제 아니겠습니까? 프랑스 상황은 어떤 수준인가요?

[기자]

네, 저출산 고령화 사회, 둔화되는 세계 경제, 연금 기금 고갈을 가속화하는 공통적인 배경인데요,

프랑스의 경우 정년이 62살로 빠른 편이고, 연금의 소득대체율도 70%를 넘습니다.

때문에 연간 연금 지급액이 국내총생산의 13.5%를 차지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3위인데요,

복잡한 연금 체제 탓에 '덜 내고 더 받는' 경우가 많아서 연간 연기금 적자가 100억 유로, 13조 원 정도 난다는게 프랑스 정부 설명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연기금 적자가 2025년엔 170억 유로, 약 22조 원에 달할 거라며 드라이브를 걸어왔습니다.

[앵커]

강행이냐, 타협이냐.

마크롱 정부는 연금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기자]

과거 프랑스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연금개편에 나섰지만 국민 저항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특히 1995년 시라크 대통령때 연금 개편 반대 파업이 4주동안 계속됐고 결국 정부가 두손을 들었는데요,

역대 최장인 이번 파업에 마크롱 정부도 일정 부분 타협하는 분위깁니다.

가장 첨예했던 64살 정년 연장 문제는 사실상 철회 입장이고요,

철도노조 등의 조기 퇴직같은 혜택도 당분간 유지될 걸로 보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현지시각으로 오늘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사상 최장 파업인만큼 파급력도 컸을 텐데, 경제에 미친 여파는 추산이 좀 됐습니까?

[기자]

전체 피해 추산이 정확히 나오진 않았습니다.

어제 오늘 총파업 집회가 계속되는 만큼 파업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요,

하지만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초 시작된 파업으로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최대 0.1%포인트 떨어진 걸로 분석했습니다.

연말연시 대목을 놓친 관광업, 요식업계 피해액이 9천 5백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파리 상인들 매출은 30~40% 감소했다고 하고요,

특히 교통부문 타격도 큰데, 프랑스 국철은 파업손실액이 10억 유로, 1조 3천억 원대에 달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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