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되는 ‘접촉’, 의학적 판단은?

입력 2020.01.31 (21:08) 수정 2020.01.3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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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같이 식사를 한 사람에게 2차 감염이 일어난 데 이어, 하루만인 오늘(31일)은 2차 감염자의 가족 2명이 확진자로 판명됐습니다. 3차 감염까지 일어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환자와 어느 정도 접촉을 했을 경우, 얼마나 감염 확률이 높은 건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Q.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스치기만 해도 감염된다? 이건 아닌 데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로 긴밀하게 접촉하면 위험하고 감염이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중국에서 전파력의 정도를 안내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혼선을 겪었습니다.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밀접접촉자, 일상접촉자의 기준을 만든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6번 확진자의 경우를 봤을 때 중국에서 말했던 가족 간의 전파는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고 또한 지역사회 내에서의 일상적 접촉 속에서 식사를 한 두 시간 하는 정도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실이기 때문에 이 사실이 우리 방역 당국에 시사하는 것은 상당히 큽니다. 방역의 정도가 가족 간의 친밀한 정도가 아니라 식사를 한 두 시간 같이 할 정도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의 기준에 대한 고민을 방역 당국이 다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일상이냐 밀접이냐의 기준이 모호한 것 같아서 시청자분들도 혼란스러워하시는데 교수님이 보시기에 잘 보건당국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오늘 문제는 환자의 증상 시간에 대한 부분이 변동됐기 때문에 생긴 안타까운 해프닝에 가깝고 그래도 일상접촉자로 분류해서 관리가 됐다는 사실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메르스 때 있었던 사건이긴 한데 너무 사례의 기준을 엄격하게 문자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역학조사관이 현장에 가서 여러 정황을 보면 이 분은 문자적으로는 안 맞지만 조금 더 밀접 (접촉자)에 가깝다고 느낄 때가 있고 어떤 분은 정말 관계가 없을 거라고 느낄 때가 있어서 사실 역학조사관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해 주는 것이 이런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 이 되는 겁니다. 이 사람은 원래 기준으로는 6시간 전에 만난 것이기 때문에 아예 분류를 하지 않았었다면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해프닝이 있었지만, 역학조사관에게 더 재량을 주기 위해서는 역학조사관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그만큼 충분히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Q. 메르스 때를 돌이켜보면 2m 이내, 1시간 이렇게 시간과 거리 기준을 정했다는 말입니다. 이번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요. 왜 그러는 거죠?

A. 역학조사관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영어로는 'intelligence officer' 지적인 판단을 가진 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사람이 충분히 훈련돼서 그 사람이 판단한 부분에서의 표준화된 상황 이외에는 그 사람의 재량권을 인정해서 그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 잘하려면 훈련된 역학조사관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그 나라의 국력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메르스 때 기준 '2m 이내, 한 시간 이상 노출' 이건 이번 상황과는 안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A. 그 기준은 일단 폐기된 기준입니다. 병원에서는 전혀 안 맞았습니다. 다만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할 때는 지침이 필요하긴 한데 전파력의 정도에 대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더 재량권을 많이 줬습니다. 국내에서 이런 전파력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것에 맞춰서 역학조사관이 공유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공유된 방법으로 더 나은 방법으로 앞으로 역학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사례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보면 오랫동안 어머니랑도 함께 있었고 지인과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음성인 반면 한 시간 반 정도 밥 먹은 사람이 감염됐어요. 왜 그런 거죠?

A. 아직 최장 잠복기, 14일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14일이 안 지났기 때문에 지금 역학조사의 내용을 보면 이분이 가장 처음 노출된 사람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이제 발병한 거죠. 그래서 다른 밀접접촉자가 음성일지라도 그걸 가지고 안심할 수가 없는 게 시간이 지나서 확진될 수 있으므로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추가로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Q. 그리고 능동감시 중이던 접촉자들 중에서 감염환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접촉자 모두를 자가격리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요.

A. 그 부분이 지금부터 논의해야 될 부분입니다. 전문가들끼리 모여서, 전파력의 수준을 우리나라에서 확인했으니까 전문가들이 그걸 확인해서 이 수준 정도면 이제 밀접접촉자의 범위를 넓히든지 아니면 일상접촉자의 범위를 넓히든지 논의가 있어야 하고 그게 결정되면 격리의 수준 방법까지 결정되겠죠.

Q. 25일에 확진 환자가 다녀간 영화관이 있습니다. 오늘 영업을 중단했는데 방역을 하고 다음 주에 다시 문을 연다는데 충분한 겁니까?

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결과를 보면 해당 바이러스는 길어야 3, 4일 대부분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하루 이상 살기가 어렵습니다. 몇 시간 살기도 어려워서 가만둬도 소멸하지만 거기에 소독을 하게 되면 완전히 소독제가 닿는 순간 사멸되기 때문에 그 정도면 충분하고 오히려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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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31 21:10:18
    • 수정2020-01-31 22: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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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스치기만 해도 감염된다? 이건 아닌 데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로 긴밀하게 접촉하면 위험하고 감염이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중국에서 전파력의 정도를 안내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혼선을 겪었습니다.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밀접접촉자, 일상접촉자의 기준을 만든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6번 확진자의 경우를 봤을 때 중국에서 말했던 가족 간의 전파는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고 또한 지역사회 내에서의 일상적 접촉 속에서 식사를 한 두 시간 하는 정도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실이기 때문에 이 사실이 우리 방역 당국에 시사하는 것은 상당히 큽니다. 방역의 정도가 가족 간의 친밀한 정도가 아니라 식사를 한 두 시간 같이 할 정도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의 기준에 대한 고민을 방역 당국이 다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일상이냐 밀접이냐의 기준이 모호한 것 같아서 시청자분들도 혼란스러워하시는데 교수님이 보시기에 잘 보건당국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오늘 문제는 환자의 증상 시간에 대한 부분이 변동됐기 때문에 생긴 안타까운 해프닝에 가깝고 그래도 일상접촉자로 분류해서 관리가 됐다는 사실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메르스 때 있었던 사건이긴 한데 너무 사례의 기준을 엄격하게 문자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역학조사관이 현장에 가서 여러 정황을 보면 이 분은 문자적으로는 안 맞지만 조금 더 밀접 (접촉자)에 가깝다고 느낄 때가 있고 어떤 분은 정말 관계가 없을 거라고 느낄 때가 있어서 사실 역학조사관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해 주는 것이 이런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 이 되는 겁니다. 이 사람은 원래 기준으로는 6시간 전에 만난 것이기 때문에 아예 분류를 하지 않았었다면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해프닝이 있었지만, 역학조사관에게 더 재량을 주기 위해서는 역학조사관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그만큼 충분히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Q. 메르스 때를 돌이켜보면 2m 이내, 1시간 이렇게 시간과 거리 기준을 정했다는 말입니다. 이번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요. 왜 그러는 거죠?

A. 역학조사관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영어로는 'intelligence officer' 지적인 판단을 가진 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사람이 충분히 훈련돼서 그 사람이 판단한 부분에서의 표준화된 상황 이외에는 그 사람의 재량권을 인정해서 그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 잘하려면 훈련된 역학조사관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그 나라의 국력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메르스 때 기준 '2m 이내, 한 시간 이상 노출' 이건 이번 상황과는 안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A. 그 기준은 일단 폐기된 기준입니다. 병원에서는 전혀 안 맞았습니다. 다만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할 때는 지침이 필요하긴 한데 전파력의 정도에 대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더 재량권을 많이 줬습니다. 국내에서 이런 전파력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것에 맞춰서 역학조사관이 공유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공유된 방법으로 더 나은 방법으로 앞으로 역학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사례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보면 오랫동안 어머니랑도 함께 있었고 지인과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음성인 반면 한 시간 반 정도 밥 먹은 사람이 감염됐어요. 왜 그런 거죠?

A. 아직 최장 잠복기, 14일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14일이 안 지났기 때문에 지금 역학조사의 내용을 보면 이분이 가장 처음 노출된 사람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이제 발병한 거죠. 그래서 다른 밀접접촉자가 음성일지라도 그걸 가지고 안심할 수가 없는 게 시간이 지나서 확진될 수 있으므로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추가로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Q. 그리고 능동감시 중이던 접촉자들 중에서 감염환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접촉자 모두를 자가격리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요.

A. 그 부분이 지금부터 논의해야 될 부분입니다. 전문가들끼리 모여서, 전파력의 수준을 우리나라에서 확인했으니까 전문가들이 그걸 확인해서 이 수준 정도면 이제 밀접접촉자의 범위를 넓히든지 아니면 일상접촉자의 범위를 넓히든지 논의가 있어야 하고 그게 결정되면 격리의 수준 방법까지 결정되겠죠.

Q. 25일에 확진 환자가 다녀간 영화관이 있습니다. 오늘 영업을 중단했는데 방역을 하고 다음 주에 다시 문을 연다는데 충분한 겁니까?

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결과를 보면 해당 바이러스는 길어야 3, 4일 대부분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하루 이상 살기가 어렵습니다. 몇 시간 살기도 어려워서 가만둬도 소멸하지만 거기에 소독을 하게 되면 완전히 소독제가 닿는 순간 사멸되기 때문에 그 정도면 충분하고 오히려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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