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오락가락·엇박자’…크루즈 사태 키웠다

입력 2020.02.11 (21:27) 수정 2020.02.1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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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30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일본 크루즈선 사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집단 감염 우려가 이미 현실화된 가운데 미흡한 일본 정부의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갑니다.

요코하마 현지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8일째 발이 묶인 대형 크루즈선에서 감염자 이송 작업이 한창입니다.

["취재진은 안으로 못 들어가니까 나가 주세요."]

베란다에 나와 몸을 움직여 보는 승객들.

의약품과 정보 부족을 호소하는 현수막도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배 안에는 56개 나라 승객들이 타고 있습니다.

선상 격리가 하염없이 길어지면서 이렇게 내·외신 기자들의 대기 상태도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 출신 승무원들은 모디 총리에게 직접 구조를 요청했고,

[인도 NDTV 방송 : "배 안이 완전히 공포에 가득 차 있다면서 인도 정부에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배 밖에선 파키스탄인들이 찾아와 "힘을 내라"며 응원을 보냅니다.

'공포의 섬'으로까지 불리게 된 대형 크루즈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일본 정부의 뒷북 대처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273명만 선별 검사했는데 이 검사에만 나흘이 흘렀습니다.

홍콩 당국이 크루즈선 승객 천8백여 명 검사를 하루 만에 끝낸 것과 대비됩니다.

[스기하라/도쿄 시민 : "공포감이 엄청날 거예요. 빨리 검사를 해서 자기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판명해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탑승자 전원 검사를 두고는 정부 내 엇박자만 노출했습니다.

[가토 가쓰노부/일본 후생노동상 : "배에서 내릴 때 다시 한 번 검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전원 검사에 대해서는 하루 검사 건수에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

격리에만 치중한 사이 집단 감염이 현실화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일본 내 환자 수에서 제외해 빈축을 더하고 있습니다.

[크루즈선 승객 : "중병이 있는 사람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의료상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감염자를 내려놓은 크루즈선은 오늘 밤, 또다시 먼바다로 나갔습니다.

요코하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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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정부 ‘오락가락·엇박자’…크루즈 사태 키웠다
    • 입력 2020-02-11 21:29:55
    • 수정2020-02-11 23:13:54
    뉴스 9
[앵커] 130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일본 크루즈선 사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집단 감염 우려가 이미 현실화된 가운데 미흡한 일본 정부의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갑니다. 요코하마 현지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8일째 발이 묶인 대형 크루즈선에서 감염자 이송 작업이 한창입니다. ["취재진은 안으로 못 들어가니까 나가 주세요."] 베란다에 나와 몸을 움직여 보는 승객들. 의약품과 정보 부족을 호소하는 현수막도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배 안에는 56개 나라 승객들이 타고 있습니다. 선상 격리가 하염없이 길어지면서 이렇게 내·외신 기자들의 대기 상태도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 출신 승무원들은 모디 총리에게 직접 구조를 요청했고, [인도 NDTV 방송 : "배 안이 완전히 공포에 가득 차 있다면서 인도 정부에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배 밖에선 파키스탄인들이 찾아와 "힘을 내라"며 응원을 보냅니다. '공포의 섬'으로까지 불리게 된 대형 크루즈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일본 정부의 뒷북 대처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273명만 선별 검사했는데 이 검사에만 나흘이 흘렀습니다. 홍콩 당국이 크루즈선 승객 천8백여 명 검사를 하루 만에 끝낸 것과 대비됩니다. [스기하라/도쿄 시민 : "공포감이 엄청날 거예요. 빨리 검사를 해서 자기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판명해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탑승자 전원 검사를 두고는 정부 내 엇박자만 노출했습니다. [가토 가쓰노부/일본 후생노동상 : "배에서 내릴 때 다시 한 번 검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전원 검사에 대해서는 하루 검사 건수에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 격리에만 치중한 사이 집단 감염이 현실화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일본 내 환자 수에서 제외해 빈축을 더하고 있습니다. [크루즈선 승객 : "중병이 있는 사람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의료상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감염자를 내려놓은 크루즈선은 오늘 밤, 또다시 먼바다로 나갔습니다. 요코하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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