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 341명, 국가 상대 재심 청구

입력 2020.02.18 (19:17) 수정 2020.02.1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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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사건 당시, 불법적인 군사 재판 때문에 형무소로 끌려간 뒤 생사조차 모르는 민간인 수형인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인만 3백 명을 넘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법원 앞에 흰 뭉치 여러 개가 높게 쌓여있습니다.

72년 전 제주4·3사건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전국 각지 형무소에 갇혔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재심청구서입니다.

재심 청구 대상만 3백41명, 생존자가 없다 보니 직계 가족들이 대리인으로 나섰습니다.

[김필문/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 "영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 불법으로 구금한 다음 형을 집행한 것으로서 최소한의 적법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제주4·3사건으로 수형 생활을 한 2천5백여 명 가운데, 행방을 알 수 없는 수형인은 2천여 명.

이번 재심 청구는 지난해 6월, 10명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하지만 1차 청구 뒤 반년이 지났지만 재심 개시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행불인 수형인의 대리인들마저 고령에 접어든 가운데, 재판부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7, 80대가 돼버린 자식들은 더 늦기 전에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합니다.

[김을재/재심 청구인/제주4·3사건 당시 14살 : "우리 아버지는 무슨 죄로 거기 갔나. 우리 아버지 명예회복 죄 없는 거로 풀어주고. 나 가슴에 응어리 풀어주고."]

앞서 생존 수형인 18명이 제기한 재심 청구에서는 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려 당시 군사재판의 불법성은 인정됐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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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 341명, 국가 상대 재심 청구
    • 입력 2020-02-18 19:19:21
    • 수정2020-02-18 19: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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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사건 당시, 불법적인 군사 재판 때문에 형무소로 끌려간 뒤 생사조차 모르는 민간인 수형인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인만 3백 명을 넘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법원 앞에 흰 뭉치 여러 개가 높게 쌓여있습니다.

72년 전 제주4·3사건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전국 각지 형무소에 갇혔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재심청구서입니다.

재심 청구 대상만 3백41명, 생존자가 없다 보니 직계 가족들이 대리인으로 나섰습니다.

[김필문/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 "영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 불법으로 구금한 다음 형을 집행한 것으로서 최소한의 적법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제주4·3사건으로 수형 생활을 한 2천5백여 명 가운데, 행방을 알 수 없는 수형인은 2천여 명.

이번 재심 청구는 지난해 6월, 10명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하지만 1차 청구 뒤 반년이 지났지만 재심 개시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행불인 수형인의 대리인들마저 고령에 접어든 가운데, 재판부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7, 80대가 돼버린 자식들은 더 늦기 전에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합니다.

[김을재/재심 청구인/제주4·3사건 당시 14살 : "우리 아버지는 무슨 죄로 거기 갔나. 우리 아버지 명예회복 죄 없는 거로 풀어주고. 나 가슴에 응어리 풀어주고."]

앞서 생존 수형인 18명이 제기한 재심 청구에서는 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려 당시 군사재판의 불법성은 인정됐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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