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전통문화 vs 동물학대…투우·투계 논란

입력 2020.02.28 (10:47) 수정 2020.02.28 (11: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것엔 이견 없이 대부분 반대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 투기가 조상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자 생계가 걸린 문제라면 어떨까요?

중남미에선 투우와 투계를 두고 이 같은 논란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25일, 페루 헌법재판소에서 투우와 투계 금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Jose Luis Sardon/Constitutional Court Magistrate : "I do not agree. to declare it (animal rights petition) baseless."]

[Marianella Ledesma/Constitutional Court President : "Executing all this violence, abuse and cruelty? We are in the 21st century."]

[Ernesto Blume/Constitutional Court Magistrate : "This is something aside it."]

동물보호단체가 낸 투우와 투계 금지 위헌 소송 결과는 기각.

헌법재판관 7명 중 3명만이 금지에 찬성했는데요.

페루에도 동물복지법이 존재하지만, 투우와 투계는 '문화 공연'으로 간주해 예외로 둔다는 조항이 근거가 됐습니다.

[마리아넬라 레데스마/헌법재판소장 : "위헌 결정은 득표수 5표가 충족되지 못해 기각됐습니다. 판결은 헌법에 근거하며, 기각 결정 역시 헌법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투우와 투계를 등 동물을 이용한 싸움 경기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페루를 비롯해 중남미 각국에서 몇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투우 등을 '동물 학대'로 볼 것인지 '전통문화'로 볼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인데요.

투우는 스페인에서 시작된 투기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을 겪은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 수백 년 동안 즐겨왔습니다.

특히 페루는 한 해 540회의 경기가 열릴 만큼 중남미에서도 투우를 즐기는 사람이 가장 많은데요.

축구경기장 보다 투우장이 훨씬 더 많을 정도입니다.

[카를로스 카스틸로/투우 종사자 : "투우와 투계를 지지하는 이유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이자 전통입니다.]

하지만 동물권리가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투기의 잔혹함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투우는 관중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투우사가 서서히 소를 죽이는 가혹한 행위이며, 투계 역시 애꿎은 닭을 싸움 붙이는 악독한 쇼라는 건데요.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앞두고 페루 리마에서는 경기를 존속해야 한다고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였는데요.

대부분 투우와 투계 종사자들로 생계가 걸린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윌로 벨라스케스/투계 종사자 : "닭을 훈련하는 등 관련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투우와 투계 금지는 많은 종사자에게 영향을 미칠 겁니다."]

현재 칠레와 멕시코 일부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에선 투우와 투계가 합법입니다.

앞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선 투우를 금지했다가 문화유산을 막을 수 없다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몇 년 후 부활했는데요.

페루 역시 한때 투계가 금지된 적이 있었지만 곧 다시 합법화됐습니다.

[리타 오야그/페루 투우 반대 협회 대변인 : "이번 헌재 결정은 페루가 중세시대처럼 재미를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8개국 중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생계를 이어 온 오랜 전통문화인지 잔인한 동물 학대 쇼인지, 중남미에서 투우와 투계를 둘러싼 논란은 쉬이 결론 내려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전통문화 vs 동물학대…투우·투계 논란
    • 입력 2020-02-28 10:49:53
    • 수정2020-02-28 11:02:55
    지구촌뉴스
[앵커]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것엔 이견 없이 대부분 반대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 투기가 조상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자 생계가 걸린 문제라면 어떨까요?

중남미에선 투우와 투계를 두고 이 같은 논란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25일, 페루 헌법재판소에서 투우와 투계 금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Jose Luis Sardon/Constitutional Court Magistrate : "I do not agree. to declare it (animal rights petition) baseless."]

[Marianella Ledesma/Constitutional Court President : "Executing all this violence, abuse and cruelty? We are in the 21st century."]

[Ernesto Blume/Constitutional Court Magistrate : "This is something aside it."]

동물보호단체가 낸 투우와 투계 금지 위헌 소송 결과는 기각.

헌법재판관 7명 중 3명만이 금지에 찬성했는데요.

페루에도 동물복지법이 존재하지만, 투우와 투계는 '문화 공연'으로 간주해 예외로 둔다는 조항이 근거가 됐습니다.

[마리아넬라 레데스마/헌법재판소장 : "위헌 결정은 득표수 5표가 충족되지 못해 기각됐습니다. 판결은 헌법에 근거하며, 기각 결정 역시 헌법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투우와 투계를 등 동물을 이용한 싸움 경기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페루를 비롯해 중남미 각국에서 몇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투우 등을 '동물 학대'로 볼 것인지 '전통문화'로 볼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인데요.

투우는 스페인에서 시작된 투기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을 겪은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 수백 년 동안 즐겨왔습니다.

특히 페루는 한 해 540회의 경기가 열릴 만큼 중남미에서도 투우를 즐기는 사람이 가장 많은데요.

축구경기장 보다 투우장이 훨씬 더 많을 정도입니다.

[카를로스 카스틸로/투우 종사자 : "투우와 투계를 지지하는 이유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이자 전통입니다.]

하지만 동물권리가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투기의 잔혹함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투우는 관중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투우사가 서서히 소를 죽이는 가혹한 행위이며, 투계 역시 애꿎은 닭을 싸움 붙이는 악독한 쇼라는 건데요.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앞두고 페루 리마에서는 경기를 존속해야 한다고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였는데요.

대부분 투우와 투계 종사자들로 생계가 걸린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윌로 벨라스케스/투계 종사자 : "닭을 훈련하는 등 관련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투우와 투계 금지는 많은 종사자에게 영향을 미칠 겁니다."]

현재 칠레와 멕시코 일부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에선 투우와 투계가 합법입니다.

앞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선 투우를 금지했다가 문화유산을 막을 수 없다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몇 년 후 부활했는데요.

페루 역시 한때 투계가 금지된 적이 있었지만 곧 다시 합법화됐습니다.

[리타 오야그/페루 투우 반대 협회 대변인 : "이번 헌재 결정은 페루가 중세시대처럼 재미를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8개국 중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생계를 이어 온 오랜 전통문화인지 잔인한 동물 학대 쇼인지, 중남미에서 투우와 투계를 둘러싼 논란은 쉬이 결론 내려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