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데서 밀집 근무, 온종일 통화’…콜센터 감염에 ‘취약’

입력 2020.03.11 (07:01) 수정 2020.03.1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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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이 콜센터는, 사안이 터지기 전까지는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주로 교회, 학교, 극장... 이런 곳들은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밀집 사업장들은 사실상 '관심 밖에' 있었다고 봐야겠습니다.

방역 당국이 일터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해 오기는 했습니다.

시차 출퇴근제를 통해서 근무 시간을 좀 분산 한다든가, 모바일을 통한 원격 근무, 재택 근무, 또 사무실 분리 배치 등을 '권고' 하기는 했지만 강제성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유연 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4백여개 정도에 머물고 있고, 다른 밀집 사업장들은 여전히 사각지댑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위생 지침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 콜센터의 경우 여러 사람을 동시에 감염시킬 소지가 드러난 만큼, 마스크 착용와 손씻기는 당연하고, 전화기 마이크에 개인 덮개를 씌우는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상담원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좁은 공간에서 온 종일 전화하는 업무의 특성 상,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 문제점, 변진석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의 모습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책상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습니다.

상담원 2백여 명이 이곳에 앉아 쉴 새 없이 전화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콜센터도 신천지 대구 교회와 거의 유사한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말을 하고 또 식사도 같이 하면서 장시간 접촉하다가 이렇게 다수의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콜센터 상황은 어떨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얘깁니다.

마스크가 있어도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벗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빠른 응대를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할 때는 답답하고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울리고 응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질 수가 있잖아요."]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지만, 콜센터 현실은 요즘 정부가 권장하는 재택이나 유연근무와 거리가 멉니다.

한 대기업 홈쇼핑의 콜센터 상담원은 KBS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콩나물시루 같은 콜센터에서 매일 11시간씩, 하루 2시간 추가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교회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지만 감염 예방을 위한 별다른 대책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당분간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중단하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근무 인원을 줄여서 순환근무를 하고 이런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상담원이 교대로 근무하는 24시간 콜센터의 경우, 컴퓨터와 마이크 등 비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접촉을 통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전국의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재하청과 아르바이트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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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은 데서 밀집 근무, 온종일 통화’…콜센터 감염에 ‘취약’
    • 입력 2020-03-11 07:05:26
    • 수정2020-03-11 07: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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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이 콜센터는, 사안이 터지기 전까지는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주로 교회, 학교, 극장... 이런 곳들은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밀집 사업장들은 사실상 '관심 밖에' 있었다고 봐야겠습니다.

방역 당국이 일터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해 오기는 했습니다.

시차 출퇴근제를 통해서 근무 시간을 좀 분산 한다든가, 모바일을 통한 원격 근무, 재택 근무, 또 사무실 분리 배치 등을 '권고' 하기는 했지만 강제성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유연 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4백여개 정도에 머물고 있고, 다른 밀집 사업장들은 여전히 사각지댑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위생 지침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 콜센터의 경우 여러 사람을 동시에 감염시킬 소지가 드러난 만큼, 마스크 착용와 손씻기는 당연하고, 전화기 마이크에 개인 덮개를 씌우는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상담원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좁은 공간에서 온 종일 전화하는 업무의 특성 상,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 문제점, 변진석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의 모습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책상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습니다.

상담원 2백여 명이 이곳에 앉아 쉴 새 없이 전화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콜센터도 신천지 대구 교회와 거의 유사한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말을 하고 또 식사도 같이 하면서 장시간 접촉하다가 이렇게 다수의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콜센터 상황은 어떨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얘깁니다.

마스크가 있어도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벗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빠른 응대를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할 때는 답답하고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울리고 응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질 수가 있잖아요."]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지만, 콜센터 현실은 요즘 정부가 권장하는 재택이나 유연근무와 거리가 멉니다.

한 대기업 홈쇼핑의 콜센터 상담원은 KBS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콩나물시루 같은 콜센터에서 매일 11시간씩, 하루 2시간 추가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교회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지만 감염 예방을 위한 별다른 대책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당분간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중단하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근무 인원을 줄여서 순환근무를 하고 이런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상담원이 교대로 근무하는 24시간 콜센터의 경우, 컴퓨터와 마이크 등 비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접촉을 통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전국의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재하청과 아르바이트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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