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잇단 빗장…관광객 고립·교도소 탈옥까지

입력 2020.03.21 (21:57) 수정 2020.03.2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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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중남미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중남미 대륙은 소국 벨리즈를 제외하고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까지, 모든 나라가 바이러스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이에따라 각국 정부가 국경을 잇따라 봉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파울루를 연결합니다.

이재환 특파원, 2주 전 연결했을때 상황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 같은데요,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주 전 9개 나라였던 코로나19 감염 국가가 이제는 중미 소국 벨리즈를 제외하고 30여 개국 중남미 전역이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남미 대륙에서 지난달 말 첫 확진 환자가 나온 브라질의 경우만해도 감염 환자가 621명으로 2주 전 14명보다 40배 넘게 늘었습니다.

칠레와 페루,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 국가의 확진 환자도 2백에서 3백여 명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남미에 모두 2천 2백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중남미의 사망자는 20명 이상으로 대부분 당뇨병 등 질환을 앓아왔던 사람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경을 폐쇄하는 나라들이 늘면서, 한국 관광객들도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발이 묶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만해도 한국인 관광객 180여 명의 발이 묶여 있습니다.

크게 두가지 이유인데요.

첫번째는 외국인 입국 뿐만 아니라 출국까지 막아섭니다.

또,잇따른 항공노선 폐쇄와 항공기 편수 감소로 표를 구하지 못한 겁니다.

가장 먼저 비상사태를 선포한 페루 상황부터 보시죠

한산한 거리에 무장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폅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페루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모든 국민들의 저녁 통행 금지령을 내린데 이어 자가용 이용까지 금지시켰습니다.

[비스카라/페루 대통령 : "a complete halt to society from eight at night to five in the morning."]

수도 리마 국제공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혹시라도 페루를 떠날 수 있을까 여행객들은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립니다.

자국민을 포함해 관광객들은 임시 숙소를 구해 오는 30일까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요하니 프랑코/관광객 : "I had a trip that had a stopover in Lima and I was going to go to Trujillo, where I live, but unfortunately, since all flights were suspended starting Monday at 11:59 pm,"]

한국인 관광객 180여 명도 리마와 인근 관광지 등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숙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부는 마추피추 인근 해발 3천 4백미터 고지대에 머물고 있어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박선태/페루 대사 대리 : "아주 걱정인 상황입니다. 대사관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귀국시키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밖에 칠레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도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중남미 국가를 오가기 위한 주요 경유지인 파나마도 오는 23일부터 한달간 국제선 여객기의 착륙을 막기로 했습니다.

국경 개방을 유지하던 브라질도 8개 나라가 접한 육로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다리를 막으면서 베네수엘라 탈출 국민들은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반 두케/콜롬비아 대통령 : "the decision to close all borders, land borders, river borders, and those that we also have with Venezuela that were decisions made before,"]

나라 안에서는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를 잇따라 폐쇄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영화관과 체육관 등 문화체육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브라질 한국문화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화행사를 취소하고 시민들의 관람을 중단했습니다.

텅빈 축구 경기장, 브라질 축구연맹은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프로축구 경기를 무기한 취소했습니다.

대서양 해변마다 소방대원들과 경찰이 코로나19의 위험을 알리며 귀가를 독려합니다.

["이 해변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해변에서 떠나주세요. "]

이 해변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돕니다.

[바우텔/해변 상인 : "걱정이 큽니다. 관광객이 전혀 없습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지방 정부는 관광수익이 주 수입원이지만 관광버스 진입을 불허했습니다.

[아르나우도/브라질 몽가과시 위생감시국장 : "시 당국은 관광버스의 진입을 금지시켰고,허가를 받아야만 시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인디오 부족민들이 모여 사는 보호구역의 철문이 닫힙니다.

집단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이어서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부족민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았습니다.

이에따라 인디오 보호구역에서 이뤄지던 관광객을 위한 행사도 모두 취소됐습니다.

교도소 수감자들이 무리지어 담장 밖으로 달아납니다.

적어도 브라질 4개 교도소에서 천여 명이 폭동을 일으키며 탈옥했습니다.

[루카스/교도소 인근 주민 : "주민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수감자들이 달아나면서 집안까지 들어와 우리 옷을 훔쳐 갔습니다."]

폭동과 탈옥의 발단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교도소 방침 변경이었습니다.

이 교도소들은 수감자들이 낮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밤에 복귀하는 이른바 '반개방형' 감옥, 수감자가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걸려 교도소 전체를 감염시킬 우려에 당국이 외부 근로를 금지시키자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킨 겁니다.

[마르시우/브라질 몽가과시 부시장 : "수감자들이 밖에서 감염된 뒤 교도소에 전파시킬까 봐 못나가게 했습니다."]

한밤 중 주택가에 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중남미 특유의 냄비 시위를 벌이는 겁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경고를 무시한 대통령의 발언이 발단이 됐습니다.

[우르술라/리우 시민 : "He didn't understand the severity of the problem (COVID-19). I think when you use jokes before such a serious situation."]

일부 도시에서는 시내 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식당을 제외한 상점 문을 닫게 한다는 방침도 발표됐습니다.

생계를 위협받는 서민들, 사회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 사태의 그늘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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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남미 잇단 빗장…관광객 고립·교도소 탈옥까지
    • 입력 2020-03-21 22:12:12
    • 수정2020-03-21 22: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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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중남미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중남미 대륙은 소국 벨리즈를 제외하고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까지, 모든 나라가 바이러스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이에따라 각국 정부가 국경을 잇따라 봉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파울루를 연결합니다.

이재환 특파원, 2주 전 연결했을때 상황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 같은데요,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주 전 9개 나라였던 코로나19 감염 국가가 이제는 중미 소국 벨리즈를 제외하고 30여 개국 중남미 전역이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남미 대륙에서 지난달 말 첫 확진 환자가 나온 브라질의 경우만해도 감염 환자가 621명으로 2주 전 14명보다 40배 넘게 늘었습니다.

칠레와 페루,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 국가의 확진 환자도 2백에서 3백여 명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남미에 모두 2천 2백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중남미의 사망자는 20명 이상으로 대부분 당뇨병 등 질환을 앓아왔던 사람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경을 폐쇄하는 나라들이 늘면서, 한국 관광객들도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발이 묶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만해도 한국인 관광객 180여 명의 발이 묶여 있습니다.

크게 두가지 이유인데요.

첫번째는 외국인 입국 뿐만 아니라 출국까지 막아섭니다.

또,잇따른 항공노선 폐쇄와 항공기 편수 감소로 표를 구하지 못한 겁니다.

가장 먼저 비상사태를 선포한 페루 상황부터 보시죠

한산한 거리에 무장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폅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페루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모든 국민들의 저녁 통행 금지령을 내린데 이어 자가용 이용까지 금지시켰습니다.

[비스카라/페루 대통령 : "a complete halt to society from eight at night to five in the morning."]

수도 리마 국제공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혹시라도 페루를 떠날 수 있을까 여행객들은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립니다.

자국민을 포함해 관광객들은 임시 숙소를 구해 오는 30일까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요하니 프랑코/관광객 : "I had a trip that had a stopover in Lima and I was going to go to Trujillo, where I live, but unfortunately, since all flights were suspended starting Monday at 11:59 pm,"]

한국인 관광객 180여 명도 리마와 인근 관광지 등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숙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부는 마추피추 인근 해발 3천 4백미터 고지대에 머물고 있어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박선태/페루 대사 대리 : "아주 걱정인 상황입니다. 대사관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귀국시키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밖에 칠레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도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중남미 국가를 오가기 위한 주요 경유지인 파나마도 오는 23일부터 한달간 국제선 여객기의 착륙을 막기로 했습니다.

국경 개방을 유지하던 브라질도 8개 나라가 접한 육로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다리를 막으면서 베네수엘라 탈출 국민들은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반 두케/콜롬비아 대통령 : "the decision to close all borders, land borders, river borders, and those that we also have with Venezuela that were decisions made before,"]

나라 안에서는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를 잇따라 폐쇄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영화관과 체육관 등 문화체육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브라질 한국문화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화행사를 취소하고 시민들의 관람을 중단했습니다.

텅빈 축구 경기장, 브라질 축구연맹은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프로축구 경기를 무기한 취소했습니다.

대서양 해변마다 소방대원들과 경찰이 코로나19의 위험을 알리며 귀가를 독려합니다.

["이 해변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해변에서 떠나주세요. "]

이 해변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돕니다.

[바우텔/해변 상인 : "걱정이 큽니다. 관광객이 전혀 없습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지방 정부는 관광수익이 주 수입원이지만 관광버스 진입을 불허했습니다.

[아르나우도/브라질 몽가과시 위생감시국장 : "시 당국은 관광버스의 진입을 금지시켰고,허가를 받아야만 시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인디오 부족민들이 모여 사는 보호구역의 철문이 닫힙니다.

집단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이어서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부족민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았습니다.

이에따라 인디오 보호구역에서 이뤄지던 관광객을 위한 행사도 모두 취소됐습니다.

교도소 수감자들이 무리지어 담장 밖으로 달아납니다.

적어도 브라질 4개 교도소에서 천여 명이 폭동을 일으키며 탈옥했습니다.

[루카스/교도소 인근 주민 : "주민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수감자들이 달아나면서 집안까지 들어와 우리 옷을 훔쳐 갔습니다."]

폭동과 탈옥의 발단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교도소 방침 변경이었습니다.

이 교도소들은 수감자들이 낮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밤에 복귀하는 이른바 '반개방형' 감옥, 수감자가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걸려 교도소 전체를 감염시킬 우려에 당국이 외부 근로를 금지시키자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킨 겁니다.

[마르시우/브라질 몽가과시 부시장 : "수감자들이 밖에서 감염된 뒤 교도소에 전파시킬까 봐 못나가게 했습니다."]

한밤 중 주택가에 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중남미 특유의 냄비 시위를 벌이는 겁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경고를 무시한 대통령의 발언이 발단이 됐습니다.

[우르술라/리우 시민 : "He didn't understand the severity of the problem (COVID-19). I think when you use jokes before such a serious situation."]

일부 도시에서는 시내 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식당을 제외한 상점 문을 닫게 한다는 방침도 발표됐습니다.

생계를 위협받는 서민들, 사회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 사태의 그늘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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