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독일: 국경 차단·병동 준비

입력 2020.03.21 (22:05) 수정 2020.03.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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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국경 통제를 시작한 첫 날인 16일 오전,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의 소도시 켈에서 경찰이 다리를 차단했습니다.

이전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다리를 건넜던 사람들은 이제는 경찰의 검문을 받아야 합니다.

[마농 라트리유/프랑스인 :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경찰들이 아무도 국경을 못 건너게 해요. 저에게 왜 독일에 가려는지, 독일에서 뭘 하려는지 등을 물었어요."]

국경을 넘어 출근하는 사람들과 물류 운송 차량만이 국경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카롤린 바르텔/독일 연방 경찰관 : "꼭 필요한 이유가 없는 사람은 독일 입국이 금지됩니다. 독일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운송 차량만 허용됩니다."]

독일이 국경 통제에 들어간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5개 나라입니다.

앞서 덴마크와 폴란드, 체코는 먼저 독일과의 국경을 닫았습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독일 전체 국경이 닫혔습니다.

수도 베를린의 최대 번화가, 백화점과 식당들이 모여 있어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로 붐비던 거리가 한산해졌습니다.

필수 업종이 아닌 가게들은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닫았습니다.

독일 정부가 식품점과 약국, 은행, 우체국 등을 제외한 상점의 영업을 금지한 뒤 변화된 모습입니다.

클럽과 술집 영업은 금지됐고 음식점과 카페는 오후 6시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문을 연 상점엔 2미터 거리 유지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도로테 슈나이더/안경점 운영 : "어떤 사람들은 바짝 다가와서 최소 2미터 거리를 존중하지 않아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나마 상당수 가게는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클라우스 펠링/자영업자 : "임금,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은 계속 내야 하는데 지원을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소규모 자영업자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다임러와 BMW, 아우디 등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수요마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어도 3분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차대전 이후 최고 위기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 이런 도전은 없었습니다. 모두의 단결된 행동이 요구됩니다."]

독일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과 기업들의 담보 대출 자금으로 700조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했는데, 독일 국내총생산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페터 알트마이어/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 "지금까지의 위기 상황에 공급된 가장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지원책입니다."]

경제도 문제지만 급증하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 확보도 시급합니다.

베를린의 대형 박람회장, 가전과 관광박람회 등 국제적인 대형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베를린시는 이 곳에 병상 천 개 규모의 임시 병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시설을 개조하고 병상이나 호흡기 등 의료장비를 들여놓는 데 2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작센주의 켐니츠에서는 박람회장을 임시 병동으로 개조해 이번 주부터 코로나 진단과 환자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독일은 현재 2만 8천 개인 중환자 병상을 두 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귄터 프라이에/베를린 시민 : "보시다시피 저는 장갑을 끼고 있고 이전보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전문가들이 하라는대로 합니다."]

[카롤라 난치크/베를린 시민 : "외출 금지까지 갈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할 것 같습니다. 환자수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대유행, 국가 경제를 뿌리채 흔들어놓고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의식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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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독일: 국경 차단·병동 준비
    • 입력 2020-03-21 22:15:28
    • 수정2020-03-21 22:41:07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독일이 국경 통제를 시작한 첫 날인 16일 오전,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의 소도시 켈에서 경찰이 다리를 차단했습니다.

이전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다리를 건넜던 사람들은 이제는 경찰의 검문을 받아야 합니다.

[마농 라트리유/프랑스인 :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경찰들이 아무도 국경을 못 건너게 해요. 저에게 왜 독일에 가려는지, 독일에서 뭘 하려는지 등을 물었어요."]

국경을 넘어 출근하는 사람들과 물류 운송 차량만이 국경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카롤린 바르텔/독일 연방 경찰관 : "꼭 필요한 이유가 없는 사람은 독일 입국이 금지됩니다. 독일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운송 차량만 허용됩니다."]

독일이 국경 통제에 들어간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5개 나라입니다.

앞서 덴마크와 폴란드, 체코는 먼저 독일과의 국경을 닫았습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독일 전체 국경이 닫혔습니다.

수도 베를린의 최대 번화가, 백화점과 식당들이 모여 있어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로 붐비던 거리가 한산해졌습니다.

필수 업종이 아닌 가게들은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닫았습니다.

독일 정부가 식품점과 약국, 은행, 우체국 등을 제외한 상점의 영업을 금지한 뒤 변화된 모습입니다.

클럽과 술집 영업은 금지됐고 음식점과 카페는 오후 6시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문을 연 상점엔 2미터 거리 유지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도로테 슈나이더/안경점 운영 : "어떤 사람들은 바짝 다가와서 최소 2미터 거리를 존중하지 않아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나마 상당수 가게는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클라우스 펠링/자영업자 : "임금,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은 계속 내야 하는데 지원을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소규모 자영업자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다임러와 BMW, 아우디 등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수요마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어도 3분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차대전 이후 최고 위기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 이런 도전은 없었습니다. 모두의 단결된 행동이 요구됩니다."]

독일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과 기업들의 담보 대출 자금으로 700조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했는데, 독일 국내총생산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페터 알트마이어/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 "지금까지의 위기 상황에 공급된 가장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지원책입니다."]

경제도 문제지만 급증하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 확보도 시급합니다.

베를린의 대형 박람회장, 가전과 관광박람회 등 국제적인 대형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베를린시는 이 곳에 병상 천 개 규모의 임시 병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시설을 개조하고 병상이나 호흡기 등 의료장비를 들여놓는 데 2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작센주의 켐니츠에서는 박람회장을 임시 병동으로 개조해 이번 주부터 코로나 진단과 환자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독일은 현재 2만 8천 개인 중환자 병상을 두 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귄터 프라이에/베를린 시민 : "보시다시피 저는 장갑을 끼고 있고 이전보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전문가들이 하라는대로 합니다."]

[카롤라 난치크/베를린 시민 : "외출 금지까지 갈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할 것 같습니다. 환자수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대유행, 국가 경제를 뿌리채 흔들어놓고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의식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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