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복구 하세월…책임 공방에 안전 뒷전

입력 2020.03.30 (07:39) 수정 2020.03.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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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부산 사하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다섯 달이 넘도록 사고 책임을 따지느라 무너진 일부 구간은 보수 작업을 시작도 못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따라 쏟아져 내린 검은 잿빛의 흙더미가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산사태는 산 아래 주택과 공장 등을 순식간에 덮쳤습니다.

다섯 달이 지난 사고 현장.

산 아래쪽에선 옹벽을 쌓고 물길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오는 6월쯤 공사가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산 정상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 중턱에 있는 옹벽을 기준으로 아래쪽은 보수공사가 한창이지만, 위쪽은 당시 사고 상태 그대롭니다.

예비군 훈련장 주변은 흙이 쓸려 내려간 채 방치돼 지반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탭니다.

[김가야/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학회장 : "시간당 30㎜ 이상 (비가) 온다면 상부부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동시에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산사태를 겪었던 주민들은 또 흙더미가 무너져 내릴까 걱정입니다.

[김철수/산사태 피해 공장 대표 : "걱정이 많이 되죠. 비가 많이 오면 저기 또 떠내려올 건데 그땐 어떻게 할건지…."]

산 위쪽 땅 주인과 땅을 사용하고 있는 국방부 모두 산사태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을 뿐, 복구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토목학회의 용역 최종 보고회도 다음 달 말로 연기됐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 "여러 가지 공법 검토와 연병장을 재활용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할 거냐 그런 부분에 대해 검토하기 위해서 용역이 전체적으로 연기됐습니다."]

산사태 복구가 미뤄지면서 해빙기 또 다른 사고 위험에 주민들이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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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사태 복구 하세월…책임 공방에 안전 뒷전
    • 입력 2020-03-30 07:41:28
    • 수정2020-03-30 08: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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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부산 사하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다섯 달이 넘도록 사고 책임을 따지느라 무너진 일부 구간은 보수 작업을 시작도 못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따라 쏟아져 내린 검은 잿빛의 흙더미가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산사태는 산 아래 주택과 공장 등을 순식간에 덮쳤습니다. 다섯 달이 지난 사고 현장. 산 아래쪽에선 옹벽을 쌓고 물길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오는 6월쯤 공사가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산 정상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 중턱에 있는 옹벽을 기준으로 아래쪽은 보수공사가 한창이지만, 위쪽은 당시 사고 상태 그대롭니다. 예비군 훈련장 주변은 흙이 쓸려 내려간 채 방치돼 지반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탭니다. [김가야/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학회장 : "시간당 30㎜ 이상 (비가) 온다면 상부부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동시에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산사태를 겪었던 주민들은 또 흙더미가 무너져 내릴까 걱정입니다. [김철수/산사태 피해 공장 대표 : "걱정이 많이 되죠. 비가 많이 오면 저기 또 떠내려올 건데 그땐 어떻게 할건지…."] 산 위쪽 땅 주인과 땅을 사용하고 있는 국방부 모두 산사태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을 뿐, 복구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토목학회의 용역 최종 보고회도 다음 달 말로 연기됐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 "여러 가지 공법 검토와 연병장을 재활용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할 거냐 그런 부분에 대해 검토하기 위해서 용역이 전체적으로 연기됐습니다."] 산사태 복구가 미뤄지면서 해빙기 또 다른 사고 위험에 주민들이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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