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이동제한령 없는 스웨덴… 느긋한 코로나19 대처 괜찮을까?

입력 2020.03.31 (10:48) 수정 2020.03.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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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가 유럽을 휩쓸며 각국이 국경 봉쇄, 이동 제한령 등을 강제하고 있지만 스웨덴 시민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의 '느슨한 조치'에 국제사회의 관심도 쏠리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전 세계가 코로나 19와 사투 중인 가운데 스웨덴은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오후 수도 스톡홀름 거리의 모습입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활짝 핀 벚꽃 길을 산책했고 도심 광장은 삼삼오오 모인 나들이객들로 붐볐습니다.

카페와 식당 등에도 대화를 나누며 주말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는데요.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며 각국이 국경 봉쇄, 이동제한령 등을 강제하고 있지만,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스웨덴 정부는 비교적 '느슨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 유치원과 초, 중학교는 물론 식당, 카페 등은 계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자율 책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건데요.

[프랜스/스톡홀름 시민 : "모든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으면 사회 복지시설과 병원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겁니다. 지금 정부는 잘 조치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이처럼 유연한 대응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들은 평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원격근무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 덕에 스톡홀름 직장인 가운데 절반은 이미 원격근무를 하고 있고, 대가족 위주의 다른 지중해 국가들과 달리 스웨덴 가정의 절반은 1인 가구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빅토리아 홀름그렌/스웨덴 시민 : "정부가 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온종일 집에 갇혀 있을 수 없어요."]

하지만 스웨덴도 코로나19 위협에서 자유롭진 않습니다.

상당 기간(1월~2월 중순) 감염자 수가 한 자리 때에 그쳐 청정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2월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주말까지 확진자가 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웨덴 정부는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고, 50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했습니다.

[스테판 뢰벤/스웨덴 총리 : "우리 사회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나씩 내리고 있습니다."]

스웨덴 내부에서도 정부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더 강한 대책을 강제해 국민들의 일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스텐 리나르손/교수 : "과학계는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병상이 절대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결국, 국민의 동요를 막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전염병 퇴치'와 '경제적 충격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을 취해 왔습니다.

만약 강경 대응하는 나라와 피해 규모가 비슷하면 경제적 타격이 적어 성공이라 할 수 있겠지만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큰 위기를 부를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데요.

아직은 유럽의 평균보다 감염자 수가 적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스웨덴의 '자율 대책' 실험이 성공할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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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1 10:52:15
    • 수정2020-03-31 11: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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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유럽을 휩쓸며 각국이 국경 봉쇄, 이동 제한령 등을 강제하고 있지만 스웨덴 시민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의 '느슨한 조치'에 국제사회의 관심도 쏠리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전 세계가 코로나 19와 사투 중인 가운데 스웨덴은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오후 수도 스톡홀름 거리의 모습입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활짝 핀 벚꽃 길을 산책했고 도심 광장은 삼삼오오 모인 나들이객들로 붐볐습니다.

카페와 식당 등에도 대화를 나누며 주말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는데요.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며 각국이 국경 봉쇄, 이동제한령 등을 강제하고 있지만,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스웨덴 정부는 비교적 '느슨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 유치원과 초, 중학교는 물론 식당, 카페 등은 계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자율 책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건데요.

[프랜스/스톡홀름 시민 : "모든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으면 사회 복지시설과 병원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겁니다. 지금 정부는 잘 조치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이처럼 유연한 대응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들은 평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원격근무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 덕에 스톡홀름 직장인 가운데 절반은 이미 원격근무를 하고 있고, 대가족 위주의 다른 지중해 국가들과 달리 스웨덴 가정의 절반은 1인 가구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빅토리아 홀름그렌/스웨덴 시민 : "정부가 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온종일 집에 갇혀 있을 수 없어요."]

하지만 스웨덴도 코로나19 위협에서 자유롭진 않습니다.

상당 기간(1월~2월 중순) 감염자 수가 한 자리 때에 그쳐 청정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2월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주말까지 확진자가 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웨덴 정부는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고, 50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했습니다.

[스테판 뢰벤/스웨덴 총리 : "우리 사회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나씩 내리고 있습니다."]

스웨덴 내부에서도 정부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더 강한 대책을 강제해 국민들의 일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스텐 리나르손/교수 : "과학계는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병상이 절대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결국, 국민의 동요를 막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전염병 퇴치'와 '경제적 충격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을 취해 왔습니다.

만약 강경 대응하는 나라와 피해 규모가 비슷하면 경제적 타격이 적어 성공이라 할 수 있겠지만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큰 위기를 부를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데요.

아직은 유럽의 평균보다 감염자 수가 적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스웨덴의 '자율 대책' 실험이 성공할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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